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천개 Mar 05. 2020

마스크 미착용자는 엘리베이터 탑승 금지

코로나 19 사태에서 개인이 생존하는 방법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 19 이슈로 인한 사회구조적 변화가 근본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개인 간 2미터는 떨어져야 감염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악수도 안 하고 식당도 가지 않는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도 생겼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줄 서는 짬뽕 맛집도 지금은 손님 2팀이 전부이고 엘리베이터 버튼도 이쑤시개로 누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사업을 하는 개인에게는 그 어떤 때보다 생존 위협이 느껴지는 시기가 닥쳤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적혀있는 내용에 '마스크 미착용자 엘리베이터 사용금지' 문구, '신천지는 식당 출입 엄금' 문구, 자동차 견적을 받으러 갔는데 예전 같으면 어떻게든 구워삶아야 하는 고객의 이마에 체온계부터 들이미는 영업사원.


이 모두 인간에 대한 혐오가 아닌 자신의 안위에 대한 불안과 공포 때문입니다. 


이미 사람들 사이에 혼밥, 혼술, 혼행(혼자 여행) 등 인간관계를 최소화하는 비대면 문화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코로나 19 이슈로 인한 공포감은 소위 언택트(Un-tact, 컨택트의 반대말) 문화에 불을 질렀습니다. 


언택트 소비, 언택트 마케팅, 언택트 서비스 등 온통 언택트입니다. 




10~20년 전 점심밥 굶던 시절은 벗어났지만 도리어 심화되고 있는 부의 편중과 경제적 변두리로 밀려난 대다수 소시민들은 성공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는 마당에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까지 견디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코로나 19가 기름을 끼얹은 셈입니다. 


대기업 걱정 연예인 걱정하는 거 아니라지만, 오늘자 기사를 보니 롯데도 현 상황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2020.3.5.) 


롯데 신동빈 회장은 연내 "한국 내 백화점, 슈퍼 등 200개 점포 폐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기사의 댓글에 '그래 일본으로 사라져라'라는 격한 반응도 보이지만 롯데의 다운사이징은 반일감정에 떠밀려서가 아니라 급변하는 산업구조와 소비행태에 따른 대응일 뿐입니다. 


오늘날 롯데의 성공신화를 만들어준 오프라인 매장을 과감히 줄이고 디지털과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것. 이제는 산업을 주도하는 주체가 대기업에서 소비자 개인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더 이상 9시 뉴스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의식 있는 개인들이 많아졌고 그간 획일화된 취향과 진로, 나를 찾는 여정들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소비를 통해 표출되고 있습니다. 


사업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은 이런 경향을 찾아내고자 혈안입니다. 빅데이터도 뒤져보고 설문조사도 하고 비싼 돈 주고 시장조사도 맡깁니다. 그래도 앞으로의 소비문화를 정의하고 규정하기는 힘든 시대입니다. TV 채널이 KBS, MBC, SBS 3개만 존재하던 때가 편했습니다. 지금은 '유튜브 방송사'만 수천만 개에 이릅니다. 세계 인구가 70억 명이 넘으니 70억 개의 취향이 존재하는데 수천만 개로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우리 대다수는 무언가의 판매자인 동시에 무언가의 소비자이기도 한데 정작 자신도 어떤 이유로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때도 많습니다.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 시장 매력도도 낮고 채산성도 없는 사업은 기업이든 개인이든 빠르게 접는 게 유리합니다. 매몰비용과 후퇴 비용을 내 미래 생존과 바꿀 수는 없으니까요. 


채산성 낮은 것의 대표가 오프라인 매장 창업입니다. 고정비용만 해도 개인은 한 달의 불황을 견디기 어렵습니다. 코로나 19로 촉발된 오프라인 공간(모임)에 대한  공포심은 당장 7월에 열릴 도쿄 올림픽도 연기냐 취소냐의 기로에 서게 했습니다. 전쟁이 나도 열렸던 숭고한 올림픽 정신도 기세 등등한 코로나 19 앞에서는 벌벌 깁니다. 축구를 광적으로 사랑하는 유럽인들의 최대 축구 축제인 UEFA 유로파리그도 무관중 경기를 할지 무기한 연기를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공포증에 대해 의료선진국인 우리나라에서는 다행히도 코로나 19 진단을 병원 들어가서 여러 명 마주치는 절차를 생략하고 맥도널드나 스타벅스처럼 차 안에서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자동차를 탄 채로 쇼핑하거나 물건을 구입하는 것)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안전하다는 병원도 이젠 기피 장소가 된 것입니다. 


드라이브 스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온라인 사업의 연장선상이라는 의미로 잠시 소개하자면, 스타벅스의 드라이브 스루 주문량은 32% 증가했고, SSG배송도 온라인 주문량이 증가했는데 특히 화장품 주문량이 전년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바디케어 상품이 98.5%로 매출이 가장 크게 올랐고, 스킨케어 제품은 80%, 명품 화장품도 63.6% 늘었습니다.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바디케어 중 바디워시가 143.7%, 스킨케어 중 선크림, 클렌징 상품이 80%대 매출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명품 화장품의 매출 증가세도 뚜렷하며 그중 '파운데이션'의 매출 증가율도 87%를 기록했습니다. (파이낸셜 뉴스 3월 5일 자 뉴스 https://www.fnnews.com/news/202003050845240922)


큰 기업들의 매출 변화가 이렇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 개인들은 이미 온라인 상에서도 전쟁을 치르고 있지요. 무슨 일만 생기면 가장 힘든 건 소상공인, 1인 기업 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아무튼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험해보고' 구매하는 제품들 조차도 온라인 주문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 부분의 성장률이 눈에 띄게 가파른 점은 주목할 포인트입니다. '체험하지 않고도' 구매하는 대다수 제품들의 주문량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이 갖는 심리의 변화가 산업구조의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업이 벨류체인(원자재 구매-제조-유통-판매) 내 활동을 완전히 접는다는 게 아니라 그간 주로 오프라인 유통망과 매장을 통해 유통과 판매를 해왔었는데 이제는 오프라인의 비중은 줄이고 온라인을 통한 유통과 판매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사업 신규 진입자도 이 정도 생각은 하고 들어옵니다. 


하나 온라인 비즈니스가 상식이 된지는 생각보다 얼마 안 되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들의 출현이 개인들에게도 온라인은 재수 좋으면 한방이 있다고 각인시켜준 덕분입니다.


에어비앤비를 시작으로 배달의 민족 같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자체 생산과정이나 제조물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가 수조 원에서 무려 1백조 원이 넘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소시민에게) 영화 어벤저스에서 타노스가 튕긴 손가락보다 더한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런 플랫폼 기업들은 영원할 것 같았던 기존 공룡기업들의 매출을 불과 몇 년 만에 따돌렸습니다. 고정비용도 별로 들지 않습니다. 인스타그램도 페이스북에 1조 원에 팔릴 때 직원수는 13명에 불과했습니다. 온라인 비즈니스 기업의 파괴력이 드러난 빙산의 일각입니다. 


온라인 기업 특성상 고정비용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마케팅 비용에 사업자금 절반 이상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마케팅 역량 없이 성공하기는 대단히 힘든 시장이 온라인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대기업은 상당한 이점이 있지만 개인은 여전히 흙탕물입니다. 어쨌든 신생 벤처나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들도 이런 플랫폼 비즈니스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약간 샜지만 기업뿐만 아니라 예비창업자, 곧 퇴사할 개인도 오프라인 말고 온라인 사업에 지금보다 비중을 높여야 하는 이유를 정리하면 크게 2가지입니다. 


1. 오프라인 매장이 갖는 물리적 공간의 제약

-매장 임대료, 인건비 등의 고정비용 발생

-응대할 수 있는 고객 수의 제약과 여기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태생적 한계


2. 언택트 문화의 정착&심화 

-인체 간 감염의 공포

-코로나 19 이슈가 운 좋게 조기 종식되더라도 그간의 감염 트라우마와 또 다른(혹은 새로운)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대면, 접촉하는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는 점

-이미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 시 불필요한 사람들 간의 접촉을 피하고픈 심리

-직장, 매장 등 불가피한 경제활동에서 발생하는 과중한 대인관계 피로감과 우울증의 만연화


이런 상황에서 개인이(특히 창업, 사업, 벤처를 준비하거나 시도하고 있는 모든) 살아남는 방법은 자신의 분야에서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빨리 외부시장분석을 통해 파악하고, 여기에서 규명된 핵심역량을 갖추기 위해 영혼을 끌어모으는 것입니다. 마케팅이 업이라면 품질 높은 트래픽 증가나 콘텐츠력을 높여 매출을 향상하는 것, 의류매장 점원이라면 밝은 미소와 전문성 있는 응대가 핵심역량이 될 수 있습니다. 내 만족이 아닌 고객을 만족시키는 능력이 핵심역량입니다. 


코로나와 같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면 "왜 나는 되는 일이 없지?"라고 생각하는 원 오브 뎀(one of them)도 있는 반면 "하루 5만 원 벌려면 무얼 해야 하지?" "하루 50만 원 벌려면 당장 뭐부터 하면 되지?"라고 전략을 세우는 미래 지향적 스마트 퍼슨(Smart person)도 있습니다


선택은 자유인데 자유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나마도 최소한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무언가 하는 게 낫답니다. 

Better than nothing 이라나 뭐라나..


코로나 19의 종식까지 파이팅입니다. (좀 봐줘라 코로나야 너 아니어도 힘들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식이 푸대접받는 시대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