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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천개 Mar 10. 2020

인간이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2

즐거운 월요일 되시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시기입니다. 허나 위기가 커질수록 기회도 비례하여 증가한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지금이 바로 기회의 묘수를 낼 절호의 타이밍일 수 있습니다. 보통 어려워지면 그제야 부랴부랴 돈 되는 일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묘수는 너와 나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이 바탕이 되어야 그 위력을 발휘합니다. 공정과 정의가 시대정신이며 상생의 기본입니다. 


마스크를 몇 만장 이상 사재기하고 풀지 않은 일부 사람은 묘수와 패착 두 가지 모두를 경험하고 있을 겁니다. 이런 불공정한 사례가 끊이질 않는 이유는 바로 "실수에서 배우는 게 없기 때문"이라고 <인간 본성의 법칙>에서는 말합니다. 불공정한 행동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망쳤는지는 굳이 역사책을 떠들어보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 사례가 무수합니다.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단기적인 소득, 고통 없는 쾌락을 바라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본능이라고 책은 말합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좋은 패가 뜰 거야"

"이번 투자는 정말 성공할 거야"

"이번 사업은 정말 대박이 될 거야" 

"이번에 만난 사람은 정말 믿을만한 사람이야"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흥분, 설렘, 분노, 우울, 쾌락 등 감정이 의사결정을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스스로는 자신의 선택과 결정이 상당히 논리,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한쪽으로 편향되고 감정에 치우친 상태에서 판단합니다.  


대체 내가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왜 이런 감정이 드는지 모두 자신에게서 벌어진 일(자신이 한 행동) 임에도 불구하고 자각하기 어렵습니다. 비이성이 이성의 영역보다 더 깊숙한 곳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인간 본성의 법칙>



"사람들이 정말로 경험에서 무언가를 배운다면 세상에 실수는 거의 없을 테고, 누구나 승승장구할 것이다."


대다수가 수박 겉핥기 식 반성을 하는 척만 하고 이마저도 금세 잊어버리고 죽는 날까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입니다. 인간은 고통은 회피하고 쾌락은 추구한다는 인간 본성 제1의 법칙과 일맥상통합니다. 자신의 실수를 자꾸 되뇌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기혐오의 고통이 생기므로 애써 외면하는 것이지요. 


틀린 시험문제를 다시 복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서울대를 못 갔습니다. 틀린 문제는 다시 틀리지 않아야 점수가 올라가는데 틀린 유형은 계속 틀립니다.  


일이나 업(직업, 학업 등)에서는 까먹는 게 자랑할 일이 아닙니다. 인생에서 경제적 활동은 중요한데 여기서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단한 반복 훈련이 필요합니다. 삶의 목적은 생존입니다. 죽음이 아니지요. 경제적 위축은 삶보다는 죽음 쪽에 가깝습니다.  


프로 바둑기사들은 자신의 경기를 몇 번이고 머릿속으로 복기합니다. 비 바둑인이 볼 때는 기이한 광경인데 바둑인에게는 일상입니다. 바둑의 정점인 이세돌 9단은 동시에 둔 대국 10개를 복기하기도 합니다.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이세돌 9단



한편 까먹는 게 좋은 일도 있습니다. 어리바리했던 학창 시절, 지금 생각해도 화끈거리는 실수들, 인간관계에서의 멍청한 행동 들 수백수천 가지가 전부 머릿속을 맴돈다면 올바른 생활을 하기 힘들 겁니다. 


저는 결혼이 다소 늦어서 마흔에 첫아들을 보고 이제 16개월이 되었습니다. 마침 어제  TV에서 둘째를 임신하여 배가 남산만 한 임산부와 더불어 생후 7~8개월 된 첫째 아기가 나왔습니다. 귀여운 아기는 거실을 이리저리 기어 다닙니다. 지금은 16개월이라 층간소음을 확실히 일으키고 있는 제 아이를 보니 언제 저렇게 기어 다녔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습니다. 


옆에 있는 와이프에게도 "저렇게 임신해서 배가 이만큼 나왔던 때가 기억나?"라고 물으니 이상하게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임신은 분명 축복이 맞음에도 현실은 고난과 고통의 연속이기도 합니다. 키우는 내내...


그런 강렬한(?) 기억을 어느새 잊어버리고 둘째 셋째를 낳는가 봅니다. 이야기가 샜네요.


저번에도 소개했던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 중 일부를 소개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가슴이 뛰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신기하고 열 받기도 합니다. 최악은 무반응인데 저에게 다양한 리액션이 나오는 거 보니 좋은 책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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