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정산_02

익숙함 속 새로움

by 김물꽃

벌써 2월의 끝이라니! 정신없이 지나갔던 1월과 다르게 2월은 나름대로 안정적인 한 달을 보내게 됐던 것 같다.


우선 정신없이 사들이기만 하고 머물지 못했던 인테리어가 완성됐다. 가끔 예상과는 다른 모습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기다림을 갖고서 차곡차곡 정리하다 보니 나름의 자리를 찾아가더라.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장소에 배치했더니 그야말로 나에게 안성맞춤인 공간이 만들어졌다.


내 취향으로 잔뜩 꾸미고 나니 더 애착이 간다. 또, 예산을 잘 계산해서 가성비있게 잘 뽑아냈다는 생각에 뿌듯한 성취감도 가질 수 있었다.


이 과정을 중간중간 영상으로 기록해 둔 덕에 나만의 인테리어 비포&애프터 영상도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게라도 영상 프로그램을 다시 손에 익히기를 바랬던 1월의 다짐이 지켜져서 다행이다. 계획했던 건 브이로그였는데 이건 아직 습관이 들지 않아서 좀 애를 먹고 있다.


영상 편집을 안 하게 된다기보다는 애초에 일상에서 영상을 잘 찍지 않으니 편집할 콘텐츠가 부재하다. 친구랑 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사진을 안 찍다보니 글이 아닌 영상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게 아직 몸에 익지 않았다. 집에 돌아가는 일에서야 아 맞다! 하고 영상을 찍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어버린다. 정말 브이로거의 부지런함을 리스펙 하게 됐다.


1월의 또 다른 바람은 내가 시나리오 작업을 다시 시작하는 거였다. 이건 사실 아직 구체적으로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웹소설을 써보고 싶어 준비 중이다. 2월부터 아이디어 스케치를 시작해서 계속 구체화시키고 있다.


3월에는 연재를 시작하는 게 목표였긴 한데 더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 많아서 계획보다는 좀 늦어졌다. 당장 촬영을 해야 하는 게 아닌 만큼 판타지물로 상상력의 끝을 보기로 했다. 제약이 없는 만큼 자유롭기도 하지만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내야 하기 때문에 어렵기도 하다.


주인공으로는 나와 닮은 소녀가 등장한다. 대략적으로 말하면 화를 다루는 법을 알게 되는 이야기인데 작년에 얻은 깨달음과 그동안의 삶의 경험을 담았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잘 완성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외에는 익숙함과 새로운 일들이 2월을 구성한다. 다행히 영어공부는 아직까지 매일 이어나가고 있다. 길어야 30분이지만 매일 하면서도 자주 하기 싫어진다 ㅎㅎ.. 뭔가 공부라는 생각을 하니까 그런 마음이 드는 거 같은데 1월에도 다짐했듯 해야 한다고 강박을 느끼기보다는 내가 영어를 잘하고 싶기 때문에 선택한다는 마음으로 그 시간만큼은 포기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대신 매일매일 해야 한다는 강박은 풀기 위해 주말만큼은 휴식을 주기로 했다. 애초에 토요일 강의를 4개 들었다보니 많이 피곤하기도 했다. 피곤한 걸 이겨내면서까지 억지로 하기보다는 오래 이어갈 생각으로 당분간은 융통성을 가지자고 마음먹었다.


일요일도 쉬는 이유는 내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의 미학을 주기 위해서다. 사실 나는 성취에 대한 압박을 크게 느끼는 편이라 가만히 쉬는 걸 많이 어려워한다. 쉬면서도 자꾸 뭘 하려고 하기 때문에 억지로 휴일을 박아두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하다.


그걸 알기 때문에 강의가 있는 2월에는, 특히나 일요일만큼은 일부러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게 긴장을 풀어야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일주일을 열심히 보낼 수 있기도 하다. 완전한 휴식을 취한 만큼 평일에 괜한 핑계로 쉬지 않는 것도 좋은 효과인 것 같다.


건강과 체형 관리를 위해서 공복운동도 자주 한다. 거의 매일이긴 하지만 특히나 많이 먹거나 몸이 찌뿌둥한 날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30분이라도 실내 자전거를 탄다. 초반에는 30분도 길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보니 뉴스를 보면서 생각 없이 타다보면 금방 시간이 지난다. 덕분에 체력이 조금은 길러진 거 같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저번달에 춤을 배우게 됐었는데 이번 달에도 새로운 춤을 배웠었다. 걸스힙합을 배웠는데 아직은 내가 따라할 수준이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 3시간짜리 수업 내내 내 몸뚱아리에 대한 자괴감을 느꼈다. 한 번에 완성시키겠다는 욕심보다는 기본기부터 다져야겠다 배움을 얻고선 3월에는 힙합 기본기 수업을 새로 등록했다. 춤꾼이 되기 전 일반인의 수준이라도 되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사실 2월의 가장 큰 목표는 내 감정에 솔직하자는 거였다. 물론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삶의 방식이라 내 감정을 불편해하는 날도 있었고 미숙한 방식으로 트러블을 일으키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나를 응원하고 싶다. 2월의 끝에서 다짐하는 지금은, 불완전한 나까지도 많이 사랑해주자는 목표를 새로 세우고 싶다. 내가 여러모로 애쓰고 있다는 건 다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나만큼은 나를 온전히 믿어주고 싶다.


또다른 3월의 바람은 뭐가 있을까. 3월의 일정을 살피자면 2월에 시작했던 드로잉 수업이 마무리된다. 그때 첫날 그렸던 그림과 비교한다고 했는데 확연한 차이가 아니더라도 변화가 느껴지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과감해져야 할 것 같다.


실패를 겁내지 않고 과감해지기! 이건 지금 작업하는 웹소설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완벽을 추구하긴 하지만 그럴 경우 시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걸 이제는 잘 아니까. 부담은 조금 내려놓고 3월에는 얼추 나온 가닥으로 연재를 시작해봤으면 좋겠다. 아마 늘 그래왔듯 한번 글을 쓰기 시작하면 이후에는 또 써지는 대로 흘러가게 될 이야기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새로운 경험들에도 도전했으면 좋겠다. 이미 1월과 2월에도 새로운 것들을 많이 시도하긴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해오던 것들에 안주하게 된다.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 청음이 가능한 LP가게에 방문한다든지, 복싱을 배운다든지, 패러글라이딩을 하러 간다든지 추운 날씨 때문에도 미뤄왔던 일정들을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칭찬하고 싶은 건 브런치 연재를 꾸준히 해나갔다는 것! 2월에는 새로운 연재도 추가했다. 익명의 공간이지만 트라우마를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게 걱정 되기도 했는데 이 이야기를 끝내야만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용기를 냈다. 어떤 날은 다시 그 과거들이 떠올라 마음이 가라앉기도 했지만 하나하나 털어낼수록 오히려 가벼워지기도 했다. 또 많은 분들이 내 글을 읽어주고 반응해준다는 사실이 내게 응원으로 느껴져 계속 이어가게 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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