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스타트업 경험 이야기
한 달간의 스타트업 업무 정리.
한 달 동안 다니고 서로의 FIT이 맞지 않아서 각자 갈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필요 없는 사람이니 나가라 해서 나가는 거고
좋게 말하면 내 전문 분야를 써줄 곳을 찾게 되었다
는 의미가 되겠다!!
애초에 난 유엑스 기획, 마케팅 쪽 일을 하고 싶어서 면접을 보기 전에도 그 부분을 어필을 하였는데...
들어가서 하는 일은 온통 비주얼 디자인...
그쪽을 잘하지도 못하고...
도저히 하고 싶지도 않으며
그쪽으로 커리어를 쌓을 생각도 전혀 없다.
그런데 왜 자꾸 비주얼 디자인을 시켜주시는 건지...
포토샵을 열어본 적은 있지만
잘할 필요는 없었기에 아주 중요한 기능만 알고 있었는데
그걸로 아주 멋진 광고디자인을 두세 시간 만에 해내야 하거나
그런 임무를 주셨다..
그럴 때마다 정말 숨이 턱턱 막혔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공부했고
그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는지에 대해서
정체성이 흔들리고
심경 복잡.. 하고 많이 힘들어서
일하다가 화장실에 가서 많이 울었다.
거의 맨날 운 것 같다.
이렇게 우울해하면서 까지 일을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에게 맡겨진 일에 대해서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새로운 분야도 경험해 보고 싶어서
참고... 참으면서 제분야는 아니지만 해보겠다고 해서 버티면서 검색해보면서 해나갔다.
하지만 당연히 비주얼 디자이너가 아니기에 다른 비주얼 디자이너보다 못하고
속도가 느린 것은 당연.
팀에서 제대로 일을 해나가지 못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내분야 일을 시켜주면 당신들보다 훨씬 잘할 자신 있는데
왜 안 시켜줄까..
왜 날 뽑아놓고 다른 일을 시킬까
하는 거였다.
스타트업이긴 하지만 스타트업은 아닌
그런 수준의 회사였는데
유엑스를 아주 등한시하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냥 웹이나 앱 디자인하면 "유엑스 디자인합시다"
라고 말하는... 용어가 뭔지도 모르고 사람을 뽑은 사람들이었다.
힘들 땐 밥 먹고 혼자 사무실에 올라가지 않고
박카스를 들이켰다.
초콜릿을 한통 다 먹고 올라갈 때도 있었다.
과도한 클릭질을 해서인지
몸에 무리가 오고
오른팔이 시큰거리고
아프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아파하면서까지
이 업무를 해야 하고
이 회사를 다녀야 하나?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없다 보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함께 맛있는 것도 먹기도 하고 냉장고에는 언제나 맛난 음료들로 가득 차 있어서 언제든지 꺼내먹을 수 있었다.
엄청난 복지가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의견을 이야기하면 수렴이 가능했고 어느 정도 유연한 조직이었다.
그래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일을 하는 듯 보였지만 그냥... 문제는 내가 딱히 할 일이 없고 뽑아주신 분들은 나를 활용을 못한다는 생각밖에. 아무도 유엑스 유아이 기획 쪽을 하는 사람이 회사에 없었다.
자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기획자가 없고 개발자가 대충 유아이를 짜서 디자이너가 넘겨받으면 기능을 고려한 디자인을 하는 그런... 내 기준.. 엉망스러운 앱을 만들고 있었다...
이런 앱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에게 유엑스 기획을 시키지 않고 계속 예쁘게 버튼을 만들고... 들어갈 광고 디자인을 시켰다. (하면서 자괴감이 드는 건 당연했다.)
배를 타고 가는데 사공이 없는 것만 같은 기분.
비주얼 디자인을 하면서 그 덕에 팬톤 컬러도 한번 보게 되었고 좋은 것도 있었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의 근무였지만 아주 분명해진 것은
이제는 내 직무가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미치도록 일하고 싶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일하고 싶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좋은 경험이었다.
이 회사는 이런 식으로 업무를 하는구나 하는 것도 알 수 있었고
다음 회사를 선택할 시에 내가 뭘 고려해야 되는지도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나보고... 큰 회사에 가보라는데... (뭐.. 가고 싶다고 다 갈 수 있나?)
후... 나이는 먹어가고
이렇다 할 경력도 쌓이지 않아서
걱정이 매우 많지만
또다시 모험을 시작하러 가야지...!
이상 한 달간의 짧은 스타트업 경험/업무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