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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xd프로 Mar 18. 2020

다양한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만나보니 I

준비된 대표자와 그렇지 않은 자


처음 한국에 왔을 때 IT계열 앱 관련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아서 다양한 회사들을 찾아다녔다.

말이 회사지 정말 스타트 단계여서 팀원을 꾸리는 단계인 회사부터 이미 투자도 아주 많이 받고 직원들도 수십 명인 스타트업까지


다수의 회사와 대표님들을 만났다.


회사도 다양한 만큼 다양한 분들을 만났는데 다수를 상대하며 만나다 보니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고 내가 생각하는 회사의 대표가 아닌.. '이런 사람이 회사를 운영한다고?'라고 느낄 정도로 자격미달이라고 생각되는 분도 만나 뵐 수 있었다. (철저히 내 기준..)





그 중 기억에 남는 첫번째 부분은.


서비스 기획을 하면서 수없이 훈련받았던 내 서비스에 대한 피치.

이것은 아주 핵심적인 몇 마디로 '나의 서비스는 이렇다.'라고 설명하는 것인데,

이 몇 마디를 듣고도 전혀 서비스를 모르는 사람도 서비스에 대해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시작단계인 경우에는 계속해서 아이디어와 계획, 기획이 바뀌겠지만, 어느 정도의 큰 틀이 있을 것이고 대표자라면 본인이 만들어갈 서비스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설명하고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본인의 서비스를 정확하게 알고

제대로 설명하는 대표님은 딱 2분 만나 뵐 수 있었다.


(이렇게 인연이 된 한분과는 몇 달간 기획 일을 하였고 한분은 열정 과다로 '야근'을 미리 이야기하셔서 같이 일을 하지 않고 좋게 마무리했다.)


이미 매출이 나고 있는 서비스인데도, 서비스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셨다.

듣고도 무슨 말인지 몰라 몇 번을 제대로 질문해야 했고, 우왕좌왕 횡설수설.


더 황당한 경우는 아예 설명을 안 하시고 만나자마자

'궁금한 거 있으시면 질문하세요 ^^'

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분도 만나 뵐 수 있었다.


설명은 못하더라도 열정은 많으신 분들도 다수 많나 뵈었는데,

이분들은 말주변이 없어서인지 머릿속에 정리가 잘 안 되는 탓인지

정부지원사업이나 투자자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했던 피피티를 꺼내서

투자자에게 발표하듯 피티 연습한 그대로 내 앞에서 다시 한번 발표를 하신다.



듣는 사람은 '투자자'가 아니라 '기획 및 디자이너'로 지원한 나인데

투자자에게 맞춘 발표를 듣고 있으면 여간 지겨운 것이 아니다.


나는 나의 관련 분야 외에도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궁금해하는 타입이므로 투자 관련 일도 듣고 있으면 흥미가 생기기도 했지만, 그 피티를 하시면서도 투자받으려고 했던 피티를 다시 하자니 겸연쩍어하고 부끄러워하는 대표님들을 함께 보고 있자니, 나도 민망한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왜?
그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있어야 하는 걸까?





정말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분들이 아주 많고, 많이 경험했다.


그런데 반면에 정말 초기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게 서비스를 설명하고

정확히 어떤 부분의 인력이 필요하고

어떤 부분의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만약 두 종류의 사람을 만난다면,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을까?






분명히 후자라고 생각한다.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가냐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와 회사에 대해 정확한 어필을 하는 대표자가 훨씬 더 서비스에 애정 있어 보이고 자신감 넘쳐 보였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회사 대표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선입견이 있는데 

예를 들면, 완벽함, 리더십, 일 잘하는 사람, 말 잘하는 사람 등등. 그런 선입견들을 다 없애게 되었다.



세상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듯,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자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다양한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만나보니 II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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