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속도

신호

by 녕이담

작년 여름.


손목에 짜릿한 통증이 느껴져 정형외과 진료를 봤다.


이리저리 손을 틀어 x-ray를 찍고 결과를 기다리며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했는데 의외의 진단 결과를 받았다.


'척골충돌 증후군'


손목의 반복적인 사용이 과도해지면서 손목 관절을 이루는

척골과 수근골 사이에서 서로 충돌이 일어나면서 생기는 통증-이라고 한다.


동양인들이 척골 뼈가 더 길어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도 한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무슨 반응을 해야 하나...

물음표도, 느낌표도 아닌 그냥 쩜쩜쩜... 과 같은?


하다못해 이젠 손목뼈까지...?

딱 이런 기분이었달까..


말썽쟁이 아이를 아연히 바라보는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그래도 바지런히 신호를 보내준 착실한 몸 덕분에

더운 여름 몇 주간 바쁘게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었다.


퇴근하고 오면서 물리치료.

다니는 병원 외래 진료 후 귀가하며 또 물리치료하러 진료.


덕분에 어찌나 바빴던지 상태가 호전될 즈음엔

더 이상 안 가도 되겠다는 해방감이 얼마나 컸던지...


약 1년 후 올해 여름.


왜 하필 여름마다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올해 통증이 다시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다시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익히 아는 그 증상.

"손목을 되도록 쓰면 안 돼요"라는 말에 익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또 쉼의 시기가 필요하구나.

새삼스럽지 않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생각했다.


몸이 주는 신호라는 것은 내가 살아있기에 느낄 수 있는 요소이다.


또한 이러한 것들은 나만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삐 일상을 사는 모두가 각자 이런 신체의 신호를 하나쯤은 받아가며

매일을 보내고 있지 않나?


쓰고, 닳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받고, 휴식을 취하며, 회복을 위한 시간을 보낸다.

또 쓰고, 닳고, 신호, 휴식, 회복.. 을 무한히 반복하는 일상.


저마다 각자의 일상의 시간 속에서, 몸이 보내는 신호를 받아들이며

잠시 멈추고, 다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일상을 지켜나가기 위한 쉼.


'신호'란, 내 몸이 나를 지키라고 보내는 작은 경고이자 방법임을 안다.


그렇기에..


어쩌면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얼마나 귀 기울이냐에 따라

일상의 속도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화,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