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나 FP나 뭐가 중요해
이번 주는 유난히 빠르게 지나간 기분이 든다.
직장엔 팀 내 작은 행사가 있었고, 4개월 만의 외과 외래 진료, 주 2회 진행 중인 체외 충격파와 물리치료가 진을 치고 있어 내 발은 이리저리 옮겨 다니느라 바빴다.
소규모 집단에서 하는 행사라 메인 준비 인원들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부분에 대한 보조를 해주면 되는 것이었지만.
이번이 2번째 행사 진행이라 더 나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어렵게 다가왔는데 '어떻게든 되겠지'생각이 무색하게도... 당일날 많은 현타의 순간이 찾아왔다.
한참 엠비티아이가 유행할 때.
너도 나도 하던 그 결과를 뒤늦게 해 봤었다.
결과는 ISFP라고 나온 것을 보며 집순이 성향도 있고, 누워있는 것도 좋아하니까 얼추 맞겠네 생각했다.
그러나 입사 후.
내 성향이 이 일이 맞나 현타가 오는 순간 다시 해본 테스트는 바뀌어 있었다. 이번에는 ISFJ 란다.
응? 바뀌었네..? 그래.. 이것도 그럴 수 있지.
일하는 영향으로 J로 바뀌었을 수 있지.
그로부터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늘 하는 일은 안정적이었지만 어딘지 권태롭고, 무료하고, 지겨운 나날.
혈액 속에 흐르는 감정은 없어지고 그냥 이성적 판단으로 나날이 T성향이 짙어짐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조차 '얘 완전 T 됐네! 너 왜 T가 됐냐' 며 우스갯소리를 섞어 저리 가! 놀리기까지 할 정도.
진짜 난 T 성향이 된 것인가 싶어 귀찮아서 꼼지락대다 결국 테스트를 했다. 결과는 INTJ.
... 뭐가 이리 오락가락해? 이거 맞아?
물음표가 10개쯤 뜨면서 불과 3,4년 사이 이리 자주 바뀌는 사람이 있나 매우 궁금해졌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sns로 찾아보아도 나처럼 자주 바뀌는 사람은 매우 드물었어서 나중엔 그냥 스스로 납득해 버렸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
이것은 여러 학계에서도 많은 검증과 논리의 바탕이 되는 사실이다.
그런 걸로 치면 어찌 됐건 의료라는 영역에 환자로서, 직업으로서 엄지발가락 정도는 걸쳐져 있으니 늘 계획과 시행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려면 P도 J가 될 수밖에.
감정적으로도 F의 성향이 나오지만 풍부한 감성이라기보다는 내가 몰입할 수 있는 곳에만 공감이 가는 성향이었으니 어찌 보면 T 같은 냉정한 F였을지도.
그 모든 것은 상황마다 나오는 나의 성향의 일부분들이었던 것일 테니 바뀐 성향 모두가 나인 것이 맞으리라.
잠깐 혼란하던 성향도 그냥 환경 따라 바뀌어가는 것이지 하고 납득하였지만, 문제는 그 성향을 가지고 사는 것이 스트레스로 닥칠 때이다.
사전에 계획에 없던 일을 해야 할 때.
계획에 넣었어야 했던 일이 들어가지 않았을 때.
이럴 때는 스트레스가 매우 높아져서 남들은 모르는 심장박동과 식은땀이 쉴새없이 흐른다.
마음속에서 종알종알 아니 왜? 왜 이런걸 안하는 거야? 지껄여대도 겉으로는 별일 없는 척.
이번 주는 딱 이런 주였던 것 같다.
타고난 성격과 성향을 알기에 고쳐야지 하면서도 쉽사리 바뀌기 어려우니 이는 그야말로 딜레마다.
사람과 어우러져 사는 것이 왜 나이가 들수록 어려워지는지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구나 하고 오랜만에 늦은 시간 귀가하며 생각한 시간.
너덜너덜한 모습으로 잔뜩 지친 얼굴을 보며 이럴 땐 시간이 빨리 가준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생각했다.
#성향#성격#녕이담#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