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시작이다
아침 만원 지하철을 타기 이전부터 하늘은 온통 꾸물거렸다.
오늘은 다른 일로 국회의사당 역으로 출동.
빽빽한 사람들과 경쟁하듯 삑 환승하여 9호선을 타고 역에 도착. 약 한 시간 가량의 볼일을 마치고 일행과 강변서재 카페로 향했다.
평상시 택시를 타거나 지하철에서 멀찍이 구경만 하던 곳이었는데 언젠가 알음알음 명소로 알려지기 시작해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어 저장까지 해두었었다.
코스모스와 이름을 잘 모르는 들꽃들이 펼쳐진 잔디를 지나 카페 쪽으로 들어서자 가을의 정취가 눈에 들어온다.
비가 올 듯 습도가 상당한 무거운 공기로 끈적끈적해진 몸에 실내로 들어가자 탁 트인 통유리창이 훤히 보였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오늘 이 곳에 와야했던 일을 이야기 하다보니 옛날의 일들이 떠올랐다.
20대 초반에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알아보다 실망하고 포기했던 일들.
질환에 관련된 일들.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었던 일들에 그 당시 내 몸은 하나였고, 체력은 너무 한정적이었던 터라 금세 병이 났던 기억.
시간이 지나고 현생에 치여 찌들어 가다보니 눈앞에 먹고 사는 문제들이 우선적이라 이거나 잘하자 생각하고 사니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다시 돌고 돌아 조금 다른 형태로 다시 돌아온 일. 어쩌면 이것은 나의 숙제이자 업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물결이 이는 한강을 바라보았다.
출렁이는 강물은 어디로 흘러가나.
저것도 돌고 돌아 다시 돌아 오려나.
잠시 현실을 피해 덧없는 생각을 머리 속에 떠올려보며 돌아오는 길. 노량진 역에 올라오니 그새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진다.
아직 체력 회복이 안된 몸도 비처럼 땀을 흘려대 이르게 귀가를 하며 지하철에서 멍하게 밖에서 내리는 비와 사람을 구경했다.
이전부터 이어져 다시 시작된 새로운 과업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