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외국인청
2022년 1월 4일, 화요일
독일에서 회사 생활 잘하고 있었는데 비자에 문제가 생겼다. 독일 취업 온 지 아직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사람들은 제발 연말만은 피해서 이직해 주시길! 이직할 회사가 너무 좋아서 앞뒤 안 가리고 퇴사 각 잡고 비자 신청을 넣었는데, 퇴사만 되고 비자는 안 나왔다. 원래는 1월 3일 월요일에 바로 새해, 새 회사, 새 출근 삼박자가 맞았어야 했다. 그런데 독일의 외국인청은 7주째 아무런 소식이 없다. 이메일을 써도 전화를 걸어도 돌아오는 게 없다.
결국 외국인청의 통화 대기음을 BGM으로 삼아서 글쓰기를 시작한다. 1994년부터 시작이 되지만 시간 순이 아니라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면서 글을 쓸 테니 독자님들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거다. 분노는 가고 웃음만 남은 글쓰기가 될 예정이다.
언젠가 이 글들을 엮어 책을 내게 된다면 가장 먼저 독일의 외국인청에게 모든 공로를 돌리고 싶다. 덕분에 글을 쓸 시간을 마련했다고. 예전 회사는 12월 31일까지 일하고 떠났고 1월 1일부터 계약 시작이던 새 회사에는 비자가 없어서 출근을 못하게 됐다고. 내 안락한 커리어에 급브레이크를 걸어줬다고. 외국인청은, 특히 내가 사는 곳 담당 외국인청은 굉장히 뻔뻔했다고.
독일어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Echt frech (굉장히 뻔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