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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암 Sep 12. 2024

C49.9 - Myxoid Liposarcoma

Episode 11 | 육종에 대하여

분당서울대병원은 1동과 2동으로 나눠져있고, 2동은 암센터이다. 앞으로 항암을 이곳에서 주로하게될 예정이다. 2에는 우리나라 주요 암 관련 팜플렛들이 놓여져 있다. 그 사이에 우리나라 1%도 안되는 육종(Sarcoma) 팜플렛이 있어 매우 반가웠다. 이번 에피소드는 해당 자료를 기반으로 내가 알고 배운 지식을 정리해 본다. 아래 인용한 부분들은 팜플렛에 있는 내용이다.


육종이란 근 골격 조직의 악성 종양을 지칭하며, 뼈, 연골, 근육, 지방, 신경, 혈관 등의 비상피성 결합조직에서 발생한 종양을 말한다. 육종은 악성 골종양과 악성 연부조직 종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악성 골종양은 뼈에서 발생한 종양이며, 악성 연부조직 종양은 피부, 지방, 신경, 혈관, 근육 등의 연부조직에서 발생한다.

나의 경우, 다리 근육에 발생했기에 악성 연부조직 종양이라 볼 수 있다. 골 육종이 연부조직 육종 보다 심각해 보이며 (골수를 타고 암세포가 전이될 수 있어서), 나 역시 종양이 종아리뼈와 정동맥에 매우 가까이 붙어 있어서 수술 시기가 조금이라도 늦었을 경우 전이 위험이 높을 뻔 했다.


연부조직육종이란 뼈가 아닌 연부조직(근육, 힘줄, 혈관, 신경, 림프조직, 관절주변조직, 근막 등)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 즉 암을 뜻하고, 악성 연부조직 종양은 우리 몸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나 주로 팔, 다리, 골반에 흔히 발생한다.

나의 정확한 병명은 점액성 지방육종이다. 영어로는 Myxoid Liposarcoma이다. Liposarcoma라는 단어가 재밌는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Sar-coma는 '육종', Lipo-sar-coma는 '지방육종', 반대로 Lipo-ma는 '지방종'이라 부른다. 연부조직육종은 Soft Tissue Sarcoma라 부르는데 골육종 (Bone Sarcoma) 과 함께 Sarcoma라 불린다. Liposarcoma의 경우 의사들이 쓰는 약어로 LS라 쓴다. 학회마다 여러종류의 LS가 있으나 크게는 Myxoid LS, Well-differentiated LS, Pleomorphic LS 정도로 나누고, 환자가 드물기 때문에,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병이다.


연부조직육종은 매우 많은 종류가 있으며, 각각의 분류는 현미경 관찰을 통해서 종양이 비롯된 조직의 종류에 따라 결정된다. 연부조직 종양은 전체 암 발생의 1% 미만이며, 남녀의 성비는 1.4:1로 남자가 더 많이 발생하며 연령대별로는 60대가 18.2%로 가장 많다.

전체 암의 1% 미만이라니, 그 바늘 구멍을 뚧고 이 암이 나에게 생겼다. 나는 40대 중반의 남자인데 비교적 빨리 왔나 싶다. 나의 자료를 통해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님들이 더 많은 논문들을 발표하며 병을 더 자세히 알아가면 좋겠다.


위험요인: 악성 연부조직 종양은 대부분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적으로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거나 발암 물질에 노출된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특정 암의 경우 바이러스나 면역 체계의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의 경우 방사선이나 발암 물질과는 크게 상관없는데, 여전히 왜 이 암이 생겼는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업무 스트레스를 주범으로 지목하고 싶다.


또한 양성 종양이 악성화 되는 경우는 거의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 암 판정을 받았을때, 혹시 양성 종양이였다가 스트레스로 악성 종양으로 변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가졌었는데, 이 문장이 대답해 주었다. 애시당초 악성 종양이 자라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증상: 악성 연부조직 종양의 임상 증세는 대개사 수년 이상 서서히 자라고 통증이나 압통이 없는 단순한 혹을 호소하는 것이나, 드물게는 갑작스럽게 며칠 사이에 자라는 혹이 관절 주위에 발생하여 운동 장애를 호소하거나 운동 시 동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며, 상당수는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나같은 경우는 1년반 전쯤 운전하는 다리 앞 정강이가 뻐끈함을 느꼈고, 미국에 동네 한의원에서 근육이 뭉친거라면서 침을 몇번 맞았다. 그 이후로 크게 의심하지 않고 바쁜 회사 일정을 소화하느라 병원을 다녀올 시간이 없었다. 그때 병원을 한번 다녀왔더라면 하는 후회를 하곤 한다.


큰 허벅지나 골반강, 후복막에 발생한 경우에는 혹의 크가가 상당히 커질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신경에서 기원하는 종양과 같이 통증을 동반하는 혹도 있지만 대부분은 혹이 주위의 신경이나 근육을 압박하면서 증상이 발생한다.

나의 경우에도 혹이 제법컸음에도 증상이 없었다. 수술 전 마지막 한두달에는 발과 발가락이 많이 저렸다. 아무래도 신경이 눌려서 발이 저리는 현상이 발생했을 것이다.


진단방법: 혹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얼마나 크기가 증가하였는지, 해부학적 위치가 어디인지, 피부보다 얼마나 깊은 조직 내에 위치하였는지 등 병력과 이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적 단서를 얻고 추가적인 검사의 필요성을 결정한다.

나의 경우 두번의 조직검사(첫번째 조직검사는 양성, 두번째 수술적 조직검사에서 암판정을 받았다) 와 CT, MRI, PET, 초음파 검사 등 대부분의 검사를 모두 했고, 최종적으로 점액성 지방육종을 진단받았다.


치료: 치료방법은 병의 진행 정도(병기), 환자의 나이, 그리고 일반적인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치료는 크게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나의 경우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까지 3가지 치료법을 모두 다 한다. 듣기로는 이 세가지 치료법도 쓰지 못하는 중/말기 환자도 있다고 하니, 나의 경우 양호한 케이스라 할 수 있겠다.


수술: 수술은 가장 중요한 치료법으로 암 조직뿐만 아니라 주위의 정상 조직을 일부 포함시켜 절제해야 암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과거에는 팔, 다리에 생긴 연부조직 종양의 반수 정도를 절단으로 치료하였으나, 현재에는 약 5% 정도의 환자에서만 절단이 시행되고 있으며 나머지 환자에서는 사지를 보존하는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너무 다행이다. 과거에 이 병이 걸렸으면 나의 오른다리가 잘려나갔겠다 싶다. 주위의 정상조직(힘줄과 핏줄)을 절개하였기에 족하수가 발생했지만, 암의 재발을 막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항암화학요법: 항암제를 경구 복용하거나 정맥 주사하게 되면 항암 약물이 전신혈류를 통해 순환함으로써 퍼져있는 암세포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다.

아직 혈액종양교수님을 만나지 않아서 이부분은 추후에 다른 에피소드로 다루겠다.


방사선치료: 대개 수술 전 또는 후에 부가적으로 사용되지만, 수술을 받기엔 환자의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단독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나의 경우 수술 전에 방사선치료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하기로 논의 되었다. 수술은 잘 이루어졌음에도 주변 정상조직에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방사선종양 교수님은 방사선치료 자체가 크게 아프지 않다고 했으나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겨 재수술 가능성도 이야기 하셨다.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동시하는 계획이니 이 역시 다른 에피소드로 다뤄보겠다.


예후: 예후 판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병기이며, 환자의 나이나 전신적 건강상태, 육종이 발생한 해부학적 위치 등에 의해서도 치료 결과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에서 발표한 병기에 따른 팔, 다리에 생긴 연부조직육종의 5년 생존율은 다음과 같다. 1기 - 90% 생존율, 2기 - 81% 생존율, 3기 - 56% 생존율, 4기 - 10%미만 생존율

나의 경우 1기 또는 2기가 아닌가 싶다. 상계동 의사선생님 (Episode 2 참고)은 육종의 경우 기수를 따지는게 큰 의미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악성 연부조직 종양도 사망률과 절단을 하게 되는 비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는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치료의 발달과 각종 의료 장비의 발전에 의해 종양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뒤 결손된 부분을 다시 재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소식이다. 의학과 의술은 꾸준히 발전해 왔고, 발전할 것이다. 나의 암 완치와 장애 역시 멀지 않은 미래에는 해결될 것이다. 담당 교수님 또한 재건수술에 대해 완치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이야기 하셨다.


예방 및 조기검진: 현재 특별히 권장되고 있는 예방법과 조기 검진 방법은 없다.

매우 슬픈 소식이다. 다른 환자라도 조기 검진이 되어 빨리 발견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팔 다리에 잡혀지는 종양같은 부분이 있는지 한번 더 찾아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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