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d Opinion
사실 신촌 대학병원의 정형외과 의사에게 나의 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수술의 방향성을 상세히 듣지 못해서, 다른 의사에게 2nd opinion을 얻고 싶었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근육종양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의가 국내에 많지 않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어쨌거나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등 몇몇 전문의들과 예약하려 하였으나, 예약이 어렵거나, 퇴직하였다고 했다. 다행히 서울대병원에서 퇴직한 교수가 서울 상계동에 최근에 개원한 것을 알아냈고, 한달음에 달려가서 2차 의견을 받았다.
상계동 병원 원장님은 병에 대한 설명과 수술을 가기 위한 접근하는 방법을 아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즉, 그의 주된 요지는 추가적으로 조직검사를 하되 수술로 해서 제법 큰 조직을 떼어 내면, 99% 정도 확신을 가지고 양성인지 악성인지 알게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요지는 양성종양인데 악성에 준해서 수술하면 과잉수술이 되는 것이고, 반대로 악성종양인데 양성에 준해서 수술하면 재차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친절한 의사 vs 불친절한 의사
2차 의견으로 나에 병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들었기에, 신촌 대학병원 의사에게 들은 두루뭉실한 또는 애매모호한 설명들에 퍼즐이 모두 맞춰졌고, 수술 및 재활관련 추가 질문을 위해 신촌 대학병원 의사를 다시 만났다. 앞서 2번 만난 그 의사는 불친절하고 고자세로 나를 상대하였기에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나의 질문을 대체로 듣지 않는 태도였다. 추가 질문을 하기 위해 그를 3번째 만났을때 그는 환자를 대하는 자세가 결여되었다고 확신이 들었다.
세번째 외래에서, 추가 질문을 하는 나를 불편해 하는게 눈에 보였고, 나의 질문들에 대한 그의 대답은 단답형으로 일관하였고, 어느부분에서는 모순적이였다. (나의 수술은 악성에 준해서 수술한다면서, 다른 암환자를 위해 나의 수술을 빨리해줄 수 없다는.. 악성이면 암인데..) 그의 대답 중 최고봉은 힘줄이 끊어질 경우 재건이 가능하냐고 물어봤을때 나를 쳐다보며 (그는 항상 모니터를 보고 이야기했고, 기억에 나의 눈을 맞춘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발가락 하나 못 움직이는게 무슨 큰일이냐고 되물어 봤을때, 나는 할말을 잃었다.
그렇게 기분 나쁜 어이없는 상담을 마치고, 도저히 수술대에 올라 그의 손에 집도를 맏기기가 너무 힘들었고, 그날 당장 상계동 병원 원장님을 2차로 만나게 되었다. 상계동 원장님께 애원조로 단도직입적으로 수술을 부탁했고, 그는 나를 딱하게 생각했고, 여러가지 방법들을 고민해 주었다. 결국 분당서울대병원에 근무하는 제자(부교수)에게 전화를 해서 수술적 조직검사를 의뢰하였고, 예약이 몇달간 쌓여있던 그 부교수는 나를 top priority로 외래 일정을 잡아 주었다. 빽이 아닌 빽을 쓰게 되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술 방향성이 정해지면서, 신촌 대학병원 의사와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간호사에게 전달했을 때 매우 후련했다. 그 교수의 잘못된 점을 조목조목 짚어서 한방 먹이면서 취소하고 싶었으나, 할말하않! 간단하게 ‘XX 교수와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습니다.‘ 로 문자를 보내면서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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