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을 직업으로 하고 있지만, 평소에 우주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허블이나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으로부터 나온 은하 사진들을 볼때면 매번 경외로왔다. 그런 유투브 영상들을 따라가다가 우연히 알게된 이 책은 나의 관심을 쉽게 끌었다.
한국의 X세대들은 ‘엠씨스퀘어‘라는 집중력 기계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 엠씨스퀘어를 가지면 성적이 오를 듯 하여 부모님을 무척 졸라서 샀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 돈으로 20여만원 이였나 했으니 무척이나 비싼 기계였다. 고글처럼 생긴 불빛이 반짝이는 기계를 쓰고 눈감고 10분인가 명상하면 집중력이 좋아지는 기계이다. 물론 그때당시 성적은 절대 오르지 않았지만…. 그때는 그 이름이 어떻게 지어진지도 궁금하지도 않았다. 제품의 동작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름은 잘 지었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든다.
이후 사십 중반이 되도록 E=mc2를 수십번 접했을텐데 (영화 오펜하이머도 봤고..등등), 그 방정식을 이해해보려 노력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방정식을 이해할 수 있었고, 방정식이 탄생하는 이야기나, 방정식이 증명되는 사건들이나 또는 방정식으로인해 비롯된 역사적인 사건들은 흥미 진진했다.
특히나, 암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방사선 기계나 PET CT 등이 E=mc2로 동작됨을 알았을 때, 이 방정식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위대함과 고마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튼튼한 물리학의 이해를 바탕으로, 이 방대한 물리학적 자료와 역사적 자료 그리고 수많은 과학자들을 모아서 괜찮은 스토리로 엮었을까 하는 존경심을 가지게 한다. 책의 주된 이야기는 4분의 3지점에서 끝나지만, 뒤에 방대한 부록 페이지는 작가의 부단한 노력과 충실한 검증작업을 증명한다.
책의 내용을 요약하기 보다는 새로 알게된 내용을 몇 부분 추리면서 독후감을 마치고자 한다.
빛의 속도가 1,080,000,000 km/h 라는것을 처음 알게되었다. 5장
퀴리 부인은 라듐을 수년간 연구하면서 방사능에 노출되어 암으로 인생을 마무리 했다는 내용은 처음 알았다. 그녀는 본인의 암이 연구에 의해 기인되었다고 알고 있었을까? 몰랐으면 억울했을 것이다. 7장
B-29 폭격기에서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폭발과정에서 내부와 외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며, 그 끝을 상세히 설명한 13장은 어떤 영화의 슬로우모션보다도 상세하다. 13장
컴퓨터의 어원이 뒷방에서 계산을 전담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이 계산은 주로 여성들이 도맡아 했으며, 그 시대의 여성과학자들은 연구 이외에도 성차별을 극복해야 했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차별을 받으면서도 과학연구에 이바지한 이때의 여성들에게 경외를 표힌다. 14장
과학자들의 불필요한 채면이나 권위를 바탕으로 후배의 연구를 훔치는 일들이 소개되었다. 그런 이야기들은 도덕적이지 않다고 느꼈지만, 다행이 대부분은 바로 잡힌것 같아 과학계에 자정작용이 잘 동작한다고 느꼈다.
태양의 불 설명도 흥미진진했다. 태양이 50억년 뒤에 사라지는 그 계산법도 알게 되엇다.
상대성 이론이나 우주 관련 지식을 재정비하고 싶을때마다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몹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