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41 | 미국에서 첫 수술 (2)
1편에 이어서...
Operation
준비를 다 마치고 이제 수술실로 향할 차례이다. 아내를 다시 대기실 밖으로 내 보내고, 베드를 옮겨주는 직원이 Op 24 수술실로 이동했다. 베드에 누워서 수술실로 이동하는 경험은 언제나 새롭다. 일반적인 복도일지라도 베드에 누위서 보이는 모습은 항상 색다르다. 슬로우 비디오로 수술실들이 스쳐지나가는 느낌이 들고, 코를 쏘는 소독약 냄새와 차가운 공기가 언제나 인상 깊다. 특히나 안경을 안써서 눈이 잘 안 보이기에 더 색달라 보이기도 할 것이다.
Op24 방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3~4명의 수술팀들이 여러 준비를 하고 있었고, 담당 수술 교수님은 아직 안 계셨다. 수술 베드로 옮겨 눕고, 마취팀에서 전신마취관련 여러가지 설명을 한번 더 해 주고, IV와 기타 여러 모니터링 장치를 몸에 주렁주렁 다 달고, 산소호흡기를 입에다 결착했다. 마취약이 들어간다는 이야기와 함께, 손목에 있는 IV에서 강한 혈관통을 느끼는 찰라에 기억이 없어졌다.
수술실의 모습은 (44초 이후) 아래 비디오가 자세히 담겨있다.
Post Operation
깨어보니 회복실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Bay 51에 누워 있었다. 한국처럼 수술대기실과 회복실을 구분해서 쓰지 않는 모양이다. Bay 51 담당 간호사는 한국계 간호사이고 나의 여러가지 회복관리를 해주고 있었다. 수술은 1시간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30분만에 마쳤다고 한다.
옆으로 움직여보니 옆구리가 뻐근하니 수술했다는 느낌이 든다. 수술부위는 거즈로 덮혀 있었고, 음압치료기가 안 달려있는것을 보니 간단한 수술인 듯 하다. 수술이 잘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액스레이팀이 도착해서 이동식 액스레이로 촬영을 했다. 나중에 앱을 통해 촬영 영상을 봤는데 수술한 11번째 갈비뼈는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았다. 몽롱한 상태에서 어느정도 깨어나니 담당 간호사가 아내를 불려준다. 역시나 아내를 보니 마음이 편하다.
아내는 대기실에서 담당 교수의 전화를 받았다고 알려준다. 수술이 잘 되었다는 내용이였다. 담당 간호사는 수술관련 종이를 한 장 건네 줬다. 수술을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한국말로 번역해보니 아래와 같다. 수술실안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 서술되어 있어서 믿음이 갔고, 내 상처가 왜 2cm 정도 길게 나있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톱을 이용해서 뼈를 자르거나, 녹는 실로 3번이나 봉합했다는 내용은 어디서나 쉽게 듣지 못하는 내용이라 귀중했다.
수술 절차에 대한 설명(Description of Procedure):
환자를 수술실로 옮겼습니다. 적절한 마취 상태에 도달한 후, 환자를 우측 측와위(right lateral decubitus position)로 눕혔습니다. CT 스캐너로 측정한 치수를 환자의 몸에 표시하여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CT 스캔 상에서 12번 늑골의 끝부분이 11번 늑골 병변의 바로 아래에 위치했습니다. 측와위와 앙와위(supine)의 차이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CT 측정값을 추가한 다음, 플루오로스캔(FluoroScan)을 사용하여 병변이 쉽게 시각화되는지 확인했습니다. 이후 환자를 일반적인 무균 방식으로 소독하고 덮었습니다. 해당 늑골을 따라 절개를 가했고, 피하 조직까지 절개했습니다. 출혈 부위는 보비 소작기(Bovie cautery)로 지혈했습니다. 해당 늑골 부위를 노출시켰으나, CT에서 본 것과 동일한 확장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마커를 배치하고 C-arm을 다시 가져왔습니다. 병변이 우리가 있는 위치에서 2cm 떨어진 곳에 있음을 확인하고 절개를 연장했습니다. 그 부분을 노출시키니 확장된 하얀색 뼈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해당 부위에 비정상적인 혈관이나 연조직 종괴를 시사하는 소견은 없었습니다.이후 병변을 완전히 노출시키고 TPS 톱(saw)을 사용하여 양쪽에 5~8mm의 안전 구역을 확보하여 병변을 절제했습니다. 늑간 동맥과 정맥은 소작기로 지혈했습니다. 이후 절제 부위에 플로실(Floseal)을 도포했습니다. 발살바 수기(Valsalva maneuver) 테스트를 실시했고, 거품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연조직이 완전히 온전해 보였습니다.국소 마취제로 세척했으며, 절개 전에 약간 주입했었습니다. 이후 0 Vicryl 봉합사를 사용하여 깊은 근막을 봉합했습니다. 0 Vicryl과 2-0 Vicryl 봉합사는 바로 피부 아래 조직을 봉합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피부는 Monocryl 4-0 봉합사로 피내 봉합(intracuticular)했습니다. 피부에 더마본드(Dermabond)를 바른 후, 거즈와 테가덤(Tegaderm) 드레싱을 부착했습니다. 절제 후 환자에게 항생제가 투여되었습니다.
회복실에서 회복하는 도중에 PET 결과도 함께 나왔다. My Health 앱에 들어가서 결과를 읽어보니 재발이나 전이가 관측되지 않는다고 적혀있었다. 너무 감사하다. 더불어 앞서 있었던 종이에서도 교수님은 PET 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절제를 진행한 것으로 결론나 있었다.
환자는 한국에서 방사선 치료와 절제술을 받은 점액성 지방육종 병력이 있습니다. 추적 관찰 결과, 연속적인 흉부 CT에서 좌측 11번 늑골(갈비뼈) 병변의 크기 확장이 관찰된 것으로 보입니다. 진료 시 촉지되는 비정상적인 부위가 있었고 경미한 압통도 있었습니다. 비록 PET 검사에서는 해당 부위에 정상적인 섭취(uptake)가 있었지만, 이 수술은 이환율(morbidity)이 낮으므로 진단을 목적으로 절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수술 중 병변은 확장되어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감염을 시사하는 소견은 없었으며, 연조직 종괴(soft tissue mass)도 동반되지 않았습니다. 병변의 정확한 절제를 위해 형광투시(fluoroscopic guidance)를 사용했습니다.
침 삼킬때마다 기도가 아프다. 수술 도중 기도를 확보가기 위해 뭔가를 넣는다고 했는데 그 탓인듯 하다. 수술 부위는 반창고로 봉합되어 있는데, 3일뒤에 때어내어 샤워가능하다고 설명 받았다. 상처의 길이가 얼마인지 알 길이 없다.
아내와 충분한 회복을 거친뒤 회복실에서 나와서 오후 3시쯤 퇴원했다. 홀가분하다.
집에서 회복
집에 와도 살만하다. 통증도 생각보다 견딜만 했는데, 이는 12시간 통증관리 주사를 맞았기 때문이었다. 이게 사라지자 통증이 심해져서 앉았다 일어났다가 힘들었고 누웠다가 일어나는 것은 더더욱 힘들었다. 우리 일상에서 배, 등, 옆구리쪽으로 힘을 주는 일이 얼마나 많은 일인가를 알게 되었다.
약국에 총 5개의 처방약이 준비되어 받아왔다. 이중 3개는 변비약이고 1개는 통증약 나머지 한개는 근육관련 약이다. 둘째날이 되니 변비약이 왜 처방되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대변은 보고 싶지만 배에 힘을 줄 수가 없었다. 한동안 변비로 고생할 듯 하다.
몸에 여러 약들이 투약되고 먹고 배포되고 하다보니 매우 어지럽고 매스꺼웠다. 특히 통증억제제를 먹으면 어지러움증이 심해져서 최대한 안먹고 버티고 있다.
이제 회복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고, 때어낸 뼈조각에 대한 병리검사만 남았다. 2주정도 소요된되고 하니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