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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안다리 Nov 26. 2022

꿀잠

전 날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고 나니 다음 날 컨디션이 영 좋지 않다. 

너무 피곤하고 지친 느낌이 아침부터 계속되더니 오후가 되니 머리까지 아파 온다. 

잠깐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방에 들어가서 누웠다. 


낮잠을 보통 자지 않으니 잠이 쉽게 들 리가 없다. 

좋아하는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조용하게 틀어 놓고 말씀을 듣다가 보니 스스륵 잠이 든 것 같다. 


언제부터 잠이 들었는지 어디까지 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일어나 보니 두 시간이 훅 지나가 있다. 

아주 깊은 꿀잠을 자고 일어나니 피곤했던 몸이 많이 회복되었다. 

머리도 아프지 않고 몸도 가벼워져 있다. 

아래 층으로 내려가서  하던 일들을 마저 할 수 있는 정도의 체력이 회복된 듯하다. 


많은 경우에 낮잠을 자려고 누워도 뭔가 쉽지가 않다. 

아침부터 때려 넣은 커피의 카페인 때문인 건지  조바심 나는 마음 때문인 건지. 

몸은 누워있지만 머릿속에 바쁜 일상과 해야 할 일들이 가득 차서 잠시 정지 버튼을 눌러 모든 것을 잠재우는 것이 쉽지가 않다.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옆에서 닦달하는 것도 아닌데 마음은 왜 이리도 분주해져 있는 걸까? 


설교를 굳이 틀어 놓는 것은 사실 다른 분주한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지 못하고 결국 다시 일을 이어한 적이 많기 때문에 잠시라도 머릿속에 쉼을 주고 싶어서 찾은 방법이다. 

그냥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집중하다 보면 분주한 생각과 소리들이 잠시 잠잠해진다. 

그리고 안정 속에 스르륵 잠이 든다. 

몸뿐 아니라 피곤하고 지친 마음과 머리까지도 깊은 쉼을 누릴 수 있다. 


때로는 깊이 심호흡을 해 본다. 

한 번, 두 번, 세 번… 

심호흡을 하다가 보면 조급하게 일을 하느라고 빨리 뛰던 심장이 약간 느려지는 느낌이 들면서 잠시 쉼을 가질 준비가 되는 듯 느껴진다. 


그리고 빠져드는 깊은 꿀잠..  

너무 조급할 거 없어. 

힘들면 천천히 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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