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나에게 있어서 늘 그리운 존재이다.
왜냐면 너무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함께 한 시간과 기억이 적었고,
또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돌아가셨기 때문에.
아버지는 늘 마음 한 켠 뼈저리게 그리운 존재로 자리 잡고 계신다.
왜 글을 쓰고 싶었을까?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내 삶, 내 마음,..
이런 것들을 글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제야 용기를 내어 글을 써 보기 시작했지만 사실 뭔가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는 꽤 되었다.
그 시작은 아마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아버지가 어떤 분이었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내면의 동기였던 것 같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우리 집은 여러 번의 이사를 해야 했다.
엄마는 갑작스럽게 혼자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서울로 이사를 와서 작은 가게를 시작하셨다.
어머니의 일과는 보통 밤 9시나 되어야 끝이 났다.
집에서 혼자 있는 날이 많았던 나는 어느 날 심심해서 집에 있는 책들을 끄집어내어 살펴보았다. 그리고 한 책에서 아버지의 글씨인 듯한 메모를 발견했다.
영어를 공부하고 싶으셨는지 영어책에 공부를 위해서 적어 놓은 흔적들이었다. 엄마의 글씨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분명히 아버지의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버지의 글씨체..
7살에 잃은 아버지의 글씨체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우연히 발견한 것은 큰 보물처럼 다가왔다.
그렇다. 나는 아버지에 대해서 아는 것도 기억하는 것도 별로 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엄마는 충격에 휩싸이셨는지 말 수가 적어지셨고 단지 사느라, 생계를 이어 가느라 바쁘셨다.
나는 엄마와 아빠가 어떻게 만나서 결혼했는지,
아빠는 어떤 분이셨는지,
뭘 좋아했는지,
어떤 취미가 있었는지를 알지 못한다.
단지 어린 내가 기억하는 아빠의 짧은 모습들이 내가 아는 전부였다.
그래서 나는 글이 쓰고 싶어졌다.
만약에 아버지가 일기를 쓰는 분이었다면?
만약 아버지가 써 놓으신 글이 있다면 난 그 글을 통해서 아버지를 알 수 있었을 텐데..
지금처럼 SNS 가 있었던 시절도 아니기 때문에 아버지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방법은 너무나도 적었다.
우연히 발견한 글씨체가 전부일만큼..
나중에 나의 아이들이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지?
엄마는 뭘 사랑했지? 어떤 마음으로 살았지?
이런 것들을 알고 싶어 할 때 남겨줄 글을 쓰고 싶었다.
엄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이들에게 전해 줄 나의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글을 쓰게 한 동기이다.
또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그 빈자리에 대한 안타까움 들도.
그래서 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또 내 아이들에게 그 그리움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