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유 퀴즈 온 더 블록'이라는 프로그램에 이지선 교수가 출연한 것을 보았다.
소식이 궁금했던 한 사람이라서 반가웠다.
잘 살고 있었나? 어떻게 지내고 있었지?
프로그램을 통해서 오랜만에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반갑고 기뻤다.
이지선 씨의 소식을 처음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으로 접했을 때
그의 사고로 인한 외모의 변화로 인해서 매우 충격적이었다.
‘저렇게 예쁘던 사람이 외모가 저렇게 변하다니..
나라면 견디지 못했을 거야’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 긴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면서도 변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힘내서 살아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었나 보다.
20대 초반 지선 씨의 책을 읽고서 받았던 감동이 아직도 남아 있다.
특히 나에게 감동을 준 것은 사고 이후에 감사하게 된 것들에 대해서 쓴 부분이었는데
사고 전에는 크게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감사해졌다는 부분이다.
속눈썹 같은 작은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속눈썹이 사라지고 나니 알게 되었다는..
그녀의 이런 고백들은 나에게 내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를 알려주었다.
너무 당연히 나에게 주어진 것들도 사실은 얼마나 감사해야 할 것인가를 깨닫게 해 준 것이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시작된 감기로 나는 콧물이 줄줄 흐르고 한쪽 코가 꽉 막혀서 어디에도 외출을 할 수가 없었으며 잠을 자는 것조차도 괴롭고 힘들었다.
하루 종일 힘 없이 누워서 모든 약속을 취소해야 했는데 두 콧구멍으로 다 숨을 쉴 수가 없고 한쪽으로만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게 그렇게 괴로울 수가 없었다.
인터넷을 뒤져서 코를 뚫어 준다는 방법들을 해보고 여러 좋다는 차를 끓여서 마시고 코에 칙칙 약을 뿌려 봤지만 코감기 증상은 좋아지지 않았다.
결국 이틀 밤을 설치고 안 되겠다 싶어서 남편에게 약을 사 오라고 했다.
남편이 약국에서 코감기약을 사 와서 먹었는데 약이 어찌나 세던지 헤롱헤롱 졸리고 힘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하다가 저녁 7시부터 잠이 들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두 코가 빵 뚫려서 숨을 쉬기가 편하다.
몸도 많이 가벼워져 있고 이제 외출을 해도 될 것 같다.
아직 콧물은 좀 남아 있지만 처음처럼 심하진 않다.
휴지만 상시 준비해 두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이 아침에 지선 씨의 고백들을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나의 두 콧구멍이 다 뚫려서 이 두 콧구멍으로 숨을 쉴 수 있음에..
이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한번 소리 내어 얘기해 본다.
내 귀에 들리도록..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미지 출처: 구글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