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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 Aire Aug 22. 2020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부자되는 비밀

<제14편> 중소기업 월급쟁이, 강남아파트 투자로 조기은퇴하다

첫 아파트로 이사하는 것과 동시에 담보대출 7,000만원과 신용대출 등 1억 원의 대출 노예 생활이 시작되었다. 대출이자는 매달 나가고 있었지만 괜찮았다. 담보대출 이자율은 8%에 이르렀고 신용대출은 12%였지만, 우리가 5년을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을 빌려줬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대출 있는 삶이 숨 막히지는 않았다.


오히려 돈을 버는 것 같았다. 아파트 시세가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등기가 완료되었을 때에는 이미 2억 6,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고, 2억 8,000만원 매물도 등장했다. 조금만 더 있으면 3억도 찍을 수 있을 기세이다. 월급 200만원과 비교하면 대단한 수익이었다.




‘역시 펀드랑 보험에 가입 안 하길 잘했어!’


당시 직원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게 있다. 차이나펀드, 브릭스펀드, 변액보험이다. 증권사와 보험사에서는 회사까지 방문해서 설명회를 했다.


펀드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는 한 가지였다. 원금 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변액 보험의 경우에는 높은 사업비로 인해서 원금 회복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절대로 원금을 잃지 않는 투자를 하고 싶었다. 내 노후를 보험사에 맡기고 싶지는 않았다.




홍제역 KFC 앞에서 마을버스를 기다릴 때마다 아내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이 마을버스가 우리 돈 벌어주고 있는 거야.”

“왜?”

“여기 홍제역 근처보다 우리집이 1억이나 싸잖아.”

“대신에 매일 이렇게 마을버스를 기다려야 하잖아. 걸어가면 20분이나 걸리고.”

“매일 택시 타고 출퇴근해도 한 달에 10만원, 1년에 120만원, 10년이면 1,200만원 밖에 안 해. 10년 동안 1,200만원만 내면 역세권 아파트랑 우리집이랑 같은 거지. 오히려 우리집이 더 크잖아. 그런데 우리는 1억이나 싸게 샀으니 훨씬 이익인 셈이지.”

“오, 진짜 그렇네? 그럼 이제 매일 택시 타고 다녀도 되지?”

“저기 버스 온다!”

 



집주인이 된 후에는 매주 KB부동산 시세를 확인하는 취미가 생겼다. 처음 매수 계약서를 작성한 지 1년밖에 안 되었는데 시세는 8,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신혼 때 한 아내 말을 듣고 더 일찍 집을 샀더라면 좋았을 텐데. 1년 만에 그 생각을 바꾸게 된 것도 다행이었다. 어쩌면 더 오랜 시간 그 생각을 바꾸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파트라는 내 파이프라인이 나를 대신해서 자산을 불려줄 것이다.


그런데 1주택은 의미가 없는 거 아닌가?
우리집도 오르고 옆집도 오르면
그게 그건데?

실거래가를 확인해보니 역시 그랬다. 24평도 올랐고, 28평도 올랐고, 32평은 더 올랐다. 32평으로 이사를 가려면 1년 전만큼의 금액이 더 필요했다.


그럼 방법은 한 가지이다. 지금의 아파트를 2개, 3개, 4개로 늘리면 된다. 만약 내 아파트가 2개였다면 1억 2,000만원, 3개였다면 1억 8,000만원을 벌었을 것이다. 아파트가 여러 개면 오르는 시세를 다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생각이 트인 것 같았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비밀을 알게 된 것 같았다.


집을 사기 전에는 두려운 대상이었던 대출도 겁이 안 났다. 주택담보대출만큼 좋은 제도는 없는 것 같았다. 큰돈을 당장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대출이자라는 약간의 수수료만 내면 될 뿐이다. 물론 투자이기 때문에 실패할 수도 있다. 시세가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식은 망하면 휴지조각이 되지만, 집은 망하면 내가 들어가서 살면 되잖아?’


아파트만은 안전할 것 같았다. 아파트가 0원이 되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투자에 자신감이 붙었다. 금방 부자가 될 것 같았다.


이삿짐이 정리되기도 전에 두 번째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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