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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 Aire Sep 04. 2020

돈에 관심이 없으면 돈 버는 방법도 안 보인다

<제24편> 중소기업 월급쟁이, 강남아파트 투자로 조기은퇴하다

까치마을 아파트 매수 이후로 강남을 자주 갔다. 수서역세권개발 현장에 직접 가서 진행 상황도 확인했고, 일원역 삼성생명 건물 올라가는 것도 정기적으로 체크했다.


그럴수록 홍제동을 떠나 더 나은 주거 환경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다. 다음 레벨로 업그레이드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 투자를 시작한 지 8년째이다. 뭔가 가시적인 결과가 필요했다. 투자로 사놓은 수서까치마을 아파트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강남아파트를 가지고만 있을 뿐,
난 여전히 홍제동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강남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다. 어제까지는 꿈에 불과했지만, 한번 목표를 세운 이상 실현하는 건 나에겐 시간문제였다.


유진상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며 아내와 대책 회의를 했다.


“지금까지 나만 회사 편하게 다녔으니, 이제 자기네 회사랑 가까운 곳으로 이사 가자.”

“방배동으로? 나야 좋지. 고터에서 갈아타는 게 너무 힘들기는 해. 점점 사람이 많아지는 거 같아.”

“대충 찾아봤는데 강북 아파트 3개 다 팔고 대출 조금 더하면 20평대 7억짜리는 가능할 거 같아.”

“우리도 강남에서 한번 살아보는 거야?”

“부자들이 많아서 우리 같은 구멍가게 월급쟁이들이 버틸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여기처럼 마을버스 안 타도 되는 2호선 역세권 아파트도 있을까?”

“이제 좀 자세하게 찾아봐야지. 나는 백화점, 쇼핑몰, 영화관, 대형마트 중에서 2개 이상은 걸어서 갈 수 있으면 좋겠어.”


서초구에서는 방배동, 우면동, 잠원동을, 강남구에서는 도곡동, 역삼동, 대치동, 일원동, 일원본동을, 송파구에서는 잠실과 문정동을 알아봤다.


메르스가 유행할 때라서 집 보기가 쉽지 않았다. 강북에서 왔다고 집 보여주기를 거절한 집주인도 있었다. 강남 어느 동네 어떤 아파트의 시세가 얼마인지 이제 훤히 꿰뚫게 되었다. 30년 이상 멀리 있던 강남은 어느덧 내 손안에 있었다.


가장 큰 매력을 느낀 곳은 잠실이었다.


잠실에는 롯데월드만 있는 줄 알았다. 대단지 아파트들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 잠실 롯데백화점과 롯데월드도 가봤고, 회사 행사 때문에 학생 체육관에도 자주 갔었는데, 이렇게 많은 아파트가 있다는 것을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관심이 없으니 눈에도 안 들어왔구나. 돈에 관심이 없으면 돈 버는 방법도 안 보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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