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편> 중소기업 월급쟁이, 강남아파트 투자로 조기은퇴하다
회사 개발팀에는 아파트 분양권 투자만 하는 직원이 있었다. 하루는 고양시 삼송 아파트 분양권을 매도했다고 점심을 사겠다고 했다.
“삼송에 분양권 있던 거, 이번에 팔았거든.”
“삼송? 은평 지나서 거기? 예전에 가보니깐 완전 공사판이던데.”
“아파트 엄청 짓고 있거든. 미분양 때 하나 잡았었는데, 그거 이번에 피 받고 팔았어.”
“그래, 거기 미분양 심했잖아. 근데 거기도 프리미엄이 붙었어? 얼마나?”
“오천.”
“오천 만원?”
“응. 거실 전망이 골프장 뷰라서 피가 좀 붙었다고 하네.”
“근데 분양권 거래 그거 좀 위험한 거 아냐? 등기가 바로 나지 않잖아.”
“공급계약서도 있고, 나중에 건설사랑 조합에서 확인도 받기 때문에 괜찮아. 계약금이랑 프리미엄 금액만 있으면 되니깐 소액 투자로 괜찮거든.”
이 친구가 인천 가정지구, 영종도 분양권, 청라 분양권 투자 얘기를 할 때가 종종 있었는데, 매번 귀에 잘 안 들어왔다. 나는 실물 아파트를 보고 매수하는 투자만 했기 때문에, 서류만 보고 거래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사기만 안 당하면 안 망한다는 게 나의 투자 철칙이기 때문이었다. 분양권 거래에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잘 모르는 분야는 손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한동안 이 친구의 투자 방식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니 분양권 투자도 괜찮은 거 같다는 생각이 점차 들었다.
그 무렵 강남의 주요 개발 호재는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개발, 삼성동 GBC 건설, 잠실 마이스 개발, 잠실 종합운동장 개발, 수서역세권개발이었다. 이런 대형 개발의 중심지에 위치한 3개의 지하철 역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삼성역, 잠실역, 수서역이었다.
이곳이 향후 강남 개발의 중심이 될 것 같았다. 지도에서 이 3개의 역을 연결하니 삼각형이 만들어졌고, 각 역에서 반경 2킬로미터를 원으로 그렸다.
2킬로미터는 차로는 5분, 걸어서는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인데, 이 정도 거리는 같은 생활권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 이 원 안에 투자를 하면 되겠구나!’
잠실역은 파크리오 아파트가 담당했다.
수서역 2킬로미터 반경 안에는 까치마을 아파트가 들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