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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 Aire Aug 18. 2020

난 39살까지 젊은 부자가 될 거야

<제4편> 중소기업 월급쟁이, 강남아파트 투자로 조기은퇴하다

경제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10억 모으자는 인터넷 카페에도 가입했다. 부동산과 재테크 관련 책들을 읽었고 간접 경험을 쌓아 갔다.  


책에서는 대단지 역세권 남향 아파트를 사라고 한다. 지분을 큰 게 좋다고 한다. 토지는 팔기 어렵지만 개발만 되면 한방이라고 한다. 재개발은 10년을 버텨야 한다고 한다. 다가구 주택을 허물고 원룸 건물을 세우라고도 한다. 전세를 안고 매년 아파트를 사라고도 한다. 경매에 도전해보라고 한다.


책을 통한 부동산 공부에 한참 빠져 있을 무렵에 작은 영어 전문 출판사로 이직을 했다. 사원을 벗어나서 주임이라는 직함도 생겼다.


회사 워크숍에 ‘한국의 젊은 부자들’이라는 책을 가져갔다. 문경새재 입구에 앉아서 그 책을 읽고 있으니, 분당에 사는 신입 직원이 다가왔다.


“주임님, 책 읽어요? 무슨 책이에요?

“이거 재테크 책.”  

“하하하, 얼마나 재미가 있길래 회사 행사까지 가지고 왔어요?”

“난 10년 안에 20억 부자가 될 거야. 이 책 제목처럼 젊은 부자가 되는 거지.”

“주임님은 벌써 늙었잖아요. 근데 젊은 부자가 뭔데요?”

“60살, 70살 되어서 돈 많으면 뭐하겠어.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맨날 병원만 다닐 거 아냐. 늦어도 40살에는 부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어?”

“그래서 어떻게 해서 젊은 부자가 되실 건데요?”


몰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답을 알고 있는 듯이 머릿속이 환해졌다. 자신감이 생겼다. 목표가 생겼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몰랐는데 이제 방향이 정해졌다.


‘젊은 부자. 그래! 젊은 부자가 되는 거야!’


39살까지 20억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100점 맞을 것처럼 공부해야 90점은 나오는 법이다. 20억을 목표로 했으니 적어도 15억은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아내에게 약속했던 투자이민을 진짜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젊은 부자가 된 내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방법은 몰랐다. 하지만 목표는 확실했다. 그래서 방법이 아니라 목표를 이뤘을 때의 기쁨에 초점을 맞췄다. 목표를 이룬 후의 모습에 집중했다. 마음만은 이미 목표를 달성하고도 남았다. 머릿속에 목표 달성 이후의 구체적인 모습과 계획들이 가득 차니, 아내와 자연스럽게 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항상 ‘우리는 20억 부자이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

“어디서든 20억 부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 주눅 들지 말고.”

“은퇴하면 뭐하고 지낼지 미리 생각해두고.”

“이민은 뉴욕하고 런던하고 어디가 좋을지 생각해 놓고.”  

“20억 어떻게 쓸지 미리미리 생각해 놔야지 나중에 고민 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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