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아파트를 사라고 하셨는데, 그래서 어떤 아파트를 살까요?”
아파트 투자에 있어서 입지를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다. 좋은 입지의 아파트는 그만큼 상품 가치가 높다는 의미이다. 더 높은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사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아파트이다. 결국 아파트 입지는 자산을 키울 수 있는 핵심 요소이다.
그럼 입지란 무엇일까?
학군이 좋은 동네의 아파트를 사면 될까?
지하철 역세권 아파트가 최고일까?
일자리 많은 지역으로 출퇴근이 편리한 아파트면 충분할까?
아파트 입지는 학군, 역세권, 일자리 등 몇 가지 요소만으로 정의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아기가 있는 가정의 경우 부모님 댁이나 초등학교가 가까운 곳을 최고의 입지로 꼽을 것이기 때문이다. 젊은 부부라면 아파트 주변의 쇼핑, 문화 시설에 더 큰 관심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자에게는 재건축 사업성이 높은 아파트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규모 단지는 무조건 피하라고 한다. 하지만 소규모 단지도 대단지 옆에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성동구에는 2007년에 준공된 217세대의 금호브라운스톤1차 아파트가 있다. 이곳의 전용면적 84m2의 KB일반평균 시세는 2018년 7월 8억 원에서 2021년 7월에 14억 500만 원으로 6억 500만 원이 올랐다. 이 아파트의 특징은 2012년에 입주를 시작한 1,511세대 규모의 래미안옥수리버젠 아파트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래미안옥수리버젠 84m2의 KB일반평균가는 같은 기간 12억 8,500만 원에서 18억 2,500만 원으로 총 5억 4,000만 원이 상승했다. 소규모 단지인 금호브라운스톤1차는 래미안옥수리버젠의 상승률보다 1.8배나 더 높은 75.6%를 기록했다.
혹은 안전한 투자를 하려면 재산세, 종부세 등 세금은 물론 관리비까지 부담되는 중대형 평수가 아니라 중소형 평수에 관심을 가지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리센츠는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5,563세대의 대단지 아파트이다. 이 아파트 공급면적 158m2의 경우 2021년 4월에 30억 5,000만 원에 거래가 됐는데, 불과 약 1년 전에는 21억 8,000만 원에도 매매가 되었다. 1년 사이에 8억 7,000만 원이 상승하면서 4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아파트 전용면적 59m2의 실거래가는 16억 7,000만 원에서 19억 원으로 13% 상승하는 데에 그쳤다.
이와 같이 아파트 입지 분석을 위해서는 해당 아파트가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은 물론 아파트를 둘러싼 외부적인 환경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아파트 시세는 바로 이런 다각도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반영되어 서로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앞으로 연재될 글에는 지난 15년간 아파트 투자를 하며 쌓아 왔던 아파트 입지에 대한 기준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서 아파트 투자의 기본인 입지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조급하게만 여겨졌던 아파트 투자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해결될 것이다. 살까 말까 고민에 빠진 바로 그 아파트의 투자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