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지 분석의 정석
많은 경우에 세대수가 적은 소규모 아파트 단지들은 최우선 투자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단지 아파트가 소단지 아파트 보다 여러 장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대단지 아파트는 매매 시세 상승폭이 더 크다. 또한 대단지 아파트에는 다양한 수준 높은 커뮤니티 시설에 갖춰져 있고, 전반적인 관리비 부담도 적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 규모가 크면 거래량 역시 활발하기 때문에 환금성이 좋다.
하지만 때로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투자 가치를 발견할 때 놀라운 수익과 연결되는 것이 투자의 매력이다. 소규모 아파트 단지들도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소규모 아파트 단지들이라 하더라도 이 아파트들이 서로 모여서 마치 대단지 아파트 단지처럼 구성된 경우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강남구 역삼동이다. 선릉역과 한티역 사이에는 여러 개의 소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모여 있다.
아래 역삼동 18개 대표 아파트 단지의 평균 세대수는 426세대이지만, 이들의 총 세대수는 무려 7,682세대이다. 잠실의 대단지 아파트 단지보다 더 많은 세대수가 모여 있는 것이다.
그럼 이 아파트 단지들의 시세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5개 단지를 무작위로 뽑아 전용면적 84m2의 최근 4년간의 KB일반시세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개나리래미안 아파트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2017년 7월에 12억 6,500만원이었던 KB일반시세는 4년 후에 25억 5,000만원으로 상승하면서 10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6년에 준공되어 비교군 가운데 가장 신축 아파트인 역삼자이 아파트의 KB일반시세는 2017년 7월에 13억 2,500만원이었다. 2년 후에는 18억 2,500만원으로 상승했고, 다시 2년 후인 2021년 7월에는 26억 5,000만원으로 오르면서 4년 사이에 100%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축 아파트라는 장점으로 인해서 최근 시세는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래미안그레이튼3차 아파트의 경우 도성초등학교로 배정되는 다른 4개 아파트와는 다르게 도곡초등학교로 배정을 받지만 시세 상승률에는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아파트의 시세를 그래프로 보면 다음과 같다.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이들의 시세는 함께 움직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신축 아파트가 시세를 이끌고 나머지 아파트들이 그 뒤를 바짝 뒤쫓는 모양새이다. 부동산 규제라는 외부적인 충격에는 시세가 잠시 정체되는 기간만 있을 뿐 눈에 띄는 하락 구간은 확인되지 않는다.
소규모 아파트가 함께 모여 이와 같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전제되어야 할까? 이들 아파트 단지들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그 점은 다음 편에서 함께 찾아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