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라우마
어려서부터 새엄마에게
파리채로 손바닥을 맞았다.
시험 성적이 좋지 않으면 10대,
거짓말하면 20대.
아빠가 있는 날은 옥상에서,
없는 날은 집에서 때렸다.
새엄마는 잠언 구절을 강조했다.
‘매를 아끼는 자는 자식을 미워함이라’
파리채를 들 때
입술은 항상 일자로 굳었고
양볼은 미세하게 떨렸다.
코에서는 매운 냄새가 났다.
피하면 다섯 대가 더해졌다.
스무 대를 맞는 날이면
구부러지거나 부러지거나,
둘 중 하나였다.
“아빠 모르게 눈물 닦고
천천히 내려와”
남겨진 나는
쓰라린 손을 움켜쥐고
잠언 구절과
흔들리던 양볼,
굳게 다문 입술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