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각 - 상실
집에는 먼저 키우던 강아지가 있었다.
슈나우저, 소울이.
여덟 살이었다.
하이와 같은 여자아이로,
엄마가 “넌 참 선비 같네”라고 할 정도로
얌전하고 도도한 아이였다.
소울이는 갑자기 들어온 하이를
거부감 없이 받아주었다.
자매처럼 친한 건 아니었지만
싸우지도 않았다.
아주 가끔은 장난도 치고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둘이 붙어서 자는 모습도 보였다.
독립적인 소울이와는 달리
하이는 나만 바라봤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문 앞에서 꼬리를 프로펠라처럼 돌리며
오줌을 살짝 지리며
어쩔 줄 몰라했다.
하이는 두 다리를 쭉 뻗고
이불에 얼굴을 부비다가
털이 흐트러진 채
입을 반쯤 벌리고
나를 바라보는 걸 좋아했다.
내가 얼굴 털을 살며시 만져주면
다시 장난하듯 이불에 얼굴을 묻었다.
윗입술을 살짝 올리면
이빨이 드러났는데,
그 표정이 우스워서 내가 깔깔 웃으면
그 얼굴 그대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4년을 함께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