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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로 보는 세상 - 빅배스 (big bath)

회계상 이익 VS 현금 이익

by 앤드류킴

안녕하세요, 앤드류 킴입니다.


오늘은 빅배스(Big Bath)라는 용어에 대해 설명을 드리려고 글을 올려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2월 결산 법인이 많아서

3월 말까지 결산 작업으로 엄청나게 바쁜데요...


요 시점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바로 '빅배스 (Big Bath)'입니다.


영어표현만 보면 '큰 욕조'라는 뜻이잖아요?


'회사 실적을 정리하는데 큰 욕조가 왜 필요한 거야~?'

하시지 마시고요 ㅎㅎ


경제인으로서 알아두면 필수 상식용어이니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https://www.mk.co.kr/news/stock/11239466


잘나갈 때 산 기업, 이젠 조단위 손실 주범 (매일경제 / 2025.02.12)


업황이 좋았던 시기에 공격적으로 인수했던 기업들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상장사들이 작년 4분기 '빅배스'(대규모의 손실인식)를 단행했다. 4분기는 리더십 교체, 회계연도 결산 등으로 빅배스가 활발한 시기이다.


김범준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는 "시장가치보다 웃돈을 주고 산 인수기업에 대한 영업권은 매년 가치를 검토해야 하고 장부가치 이하로 공정가치가 떨어졌다면 연말에 손상차손으로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기간 적자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들이 올해 빅배스를 발표하고 있다. 인수기업 손상차손은 신용평가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 전의 이익)에는 영향이 없어 상대적으로 빅배스에 부담이 작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BITDA에 따라 신용등급이 왔다 갔다 하고 롯데케미칼의 경우처럼 회사채 EOD(기한이익상실) 특약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기업들은 빅배스를 하더라도 순이익을 건드리지 영업이익은 건드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산 VS 비용


빅배스에 대한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산과 비용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계적으로

자산(Asset)은

과거 거래의 결과로써

현재 기업에 의해 통제가 되고 있으며,

미래 경제적 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비용(expense)은

특정기간 동안

자본(순자산)의 감소를 초래하는

경제적 효익의 감소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말이 어렵죠...

쉽게 예시로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① 당신은 스타벅스 커피를 사 마십니다.

② 당신은 스타벅스 회사의 주식을 삽니다.


두 경우 모두 현금 지출의 행위를 동반합니다.


다만 ①의 경우처럼 일회적 소비를 하는 형태의 현금 지출은 "비용"으로,

②의 경우처럼 스타벅스라고 하는 회사의 주식을 들고 있음으로써

미래 경제적 효익 즉, 배당과 시세차익이라고 하는

경제적 효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 "자산"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얼굴을 가진 자산


재무제표 중에서

특정 시점의 회사 자산, 부채, 자본(순자산) 내역을

정리한 재무보고서가

'재무상태표 (Financial Position, 혹은 대차대조표 Balance Sheet, BS)

라는 것은 잘 아실 겁니다.


이 재무상태표를 볼 때 유념하셔야 할 것은

회사가 들고 있는 자산이 진짜 "찐"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허우대는 멀쩡한데 속은 썩어 있을 수 있거든요.


좀 더 풀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앞 서, 자산의 정의에 대해 설명드린 것처럼

"찐 자산"으로 판별을 하려면 이 자산이 재무상태표에 기록된 금액만큼

현금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물건을 팔고 못 받은 외상금 100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때 외상금을 회계용어로 "매출채권"이라고 합니다.


결산 시점에 회사는 장부에

고객으로부터 못 받은 돈 '매출채권(자산) 100' 이렇게 기재합니다.


그리고 외상금을 받게 되면 비로소 장부에서 매출채권은 사라지고

계좌에 현금 100이 꽂히게 되죠.


그런데 만약 메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100의 매출을 일으키는데 원가가 80이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매출을 일으킨 해의 손익계산서는

매출 100에 원가 80을 차감하여서 이익 20이 났다고 기록이 됩니다.


그런데 다음 해에

고객이 망해서 100을 못 갚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회사가 들고 있는 매출채권은 휴지조각이 됩니다.


이때 회계적으로 쓸모가 없어진 자산을 떨어내게 됩니다.

이를 회계적으로 "손상차손"이라는 표현을 쓰게 되죠.


그러면 다음 해에 손상차손 비용 100을 인식하게 됩니다.


이 거래의 누적 효과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결국 원가(돈)만 쓰고 건진 게 없는 결과가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이렇듯 자산은 현금으로 돌아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자산은 더 이상 자산이 아니게 되고

비용으로 탈바꿈하여 손익에 악영향을 미쳐

재무제표가 망가지는 결과를 초라하게 되지요.


재무제표의 신뢰성에 금이 가는 것은 물론이고요.




나는 깨끗한 상태로 평가받고 싶다.


이제 빅배스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빅배스란

재무상태표에 달려있는 악성 자산들을

회계적으로 털어내어 행위를 일컫는 말인데요.


마치 쓰레기들을 큰 욕조에다가 담가 버리는 행위와 같다는 표현으로

유래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이런 빅배스 행위가 유독

연말 결산 시점 혹은 리더십 교체의 상황에서

주로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일지 짐작이 가시나요?


A는 새로운 대표로 선임됩니다.

A의 평가와 성과는 경영 실적에 연동됩니다.


A는 이전의 경영진에 의해 결정된 거래 행위로 인해

잡혀있던 자산이

자신의 임기 동안 쓰레기 자산인 게 판명되면

그 결과로써 손익이 망가지는 책임을

옴팡지게 혼자 뒤집어쓰게 됩니다.

A는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니즈가 발동하게 되어

임기 초반에 빅배스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려고 합니다.


이해가 되시나요?



하지만, 현금흐름에는 영향이 없다.


빅배스를 실행하려는 동기가 강한 또 다른 측면은

빅배스를 실행하더라도 손익은 망가질지언정

현금흐름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금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회사의 거래는 본인이 기록하고 싶은 대로 맘대로

기록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이해관계인이 많기 때문이죠.

즉, 회사의 재무 정보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려면

회사의 기록을 객관적인 원칙, 기준에 의해 기록할 필요성이 있는데

이를 우리는 회계원칙 (Accouting Priciple)

회계기준 (Accounting Standard)이라고 합니다.


회계의 원칙 중에는 발생주의라고 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이는 회사의 거래를 기록함에 있어

거래 행위의 종결에 따라 발생하는 권리 의무가 확정된다면

현금의 주고받음에 상관없이

거래를 기록하는 원칙을 발생주의라고 하고 있습니다.


발생주의의 반대 개념은

현금의 주고받음이 생길 때마다

수익과 비용을 기록하게 되는 '현금주의' 입니다.

가계부 정리가 보통 현금주의에 따라 작성하게 되죠.


앞 서 일련의 거래 및 손상차손에 의해

손익계산서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살펴보았는데요...

이는 발생주의에 근거한 손익 표시방법인데

현금주의와 비교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매출을 일으키기 이전 해에

80을 들여 제품을 만들었다고 가정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X0년에 현금 80을 지출했습니다.


그리고는 매출대금 100을 받지 못했습니다.

현금주의에서는 80을 쓰고 끝입니다.

이게 현금흐름의 실제 모습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죠.


하지만, 재무제표 작성 시

회계원칙을 따라야 하는 바

발생주의에 의한 손익계산서는 조금 복잡한 과정을 거쳐

현금주의와 동일한 실적 정보를 보여주게 됩니다.


즉, 자산을 잡고 없애는 과정에서 현금흐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없는데

손익계산서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지요.




손상차손이 순이익에는 영향을 미치나 영업이익에는 영향을 안 미친다?


마지막으로 기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배경지식은

손익계산서 구조에 관한 것입니다.


손익계산서는 다음과 같은 산식을 통해 당기순이익이 도출됩니다.


악성자산을 떨어내는 손상차손의 경우,

기업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회계적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손상차손은 영업이익 하단에 표시된 영업외비용의 일환으로 반영됩니다.


따라서, 손익계산서의 산식 구조 상,

손상차손은 영업이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당기순이익에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손상차손이

기업 평가에 있어서 중요하게 보는

영업이익 혹은

기사에 난 EBITDA (영업이익의 현금흐름 대용치 정도로만 해 두시죠)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과감히? 빅배스에 나설 수 있게 되는

또 다른 배경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마무리하며


저는 매번 회계강의를 할 때마다

'회계 착시'에 현혹되지 말라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 회계착시는 발생주의에 의해 기인하게 됩니다.


이 회계착시에서 벗어나려면

발생주의에 의해 작성되는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 정보를 담고 있는 현금흐름표를

동시에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추후 이에 대해서 설명을 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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