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앤드류 킴입니다. :)
최근 국내외 블록버스터급 정치적 변수와 장기 저성장 국면이 겹치면서,
실물 경기가 얼어붙는 것이 체감되는 요즘입니다.
이런 불황의 시기에는 '회생', '법정관리', '파산'과 같은 단어들이 언론에서 자주 등장하게 되는데
이때 사람들이 익숙하게 이름을 들어봤던 회사의 '회생신청' 소식은 충격을 배가 시키게 되죠.
최근 홈플러스의 회생소식이 경제지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홈플러스의 대주주가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여서 세간의 관심을
더욱 끌고 있습니다.
저는 사업이 실패하고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되는 과정도
자본주의의 정화 작용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과정이 있어야 자본이 올바르게 배분되고,
건강한 시장 구조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너무 빠르게, 광범위하게 진행되면 문제가 됩니다.
채권·채무 관계로 얽힌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자금흐름이 급격히 경색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러한 자금흐름의 경색은 단순히 개별 기업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금융시장 전반으로 위험이 전이되면서 불황의 깊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회생'이라는 선택지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오늘의 회계로 보는 세상은 '기업회생'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30422581
MBK는 2015년 영국 테스코에서 홈플러스 지분 100%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가 ‘승자의 저주’에 직면했다. e커머스 급성장과 소비 위축으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며 홈플러스는 2021년부터 연평균 2000억원대 적자를 냈다. MBK가 인수 과정에서 5조원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한 탓에 치솟은 금융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MBK가 4일 홈플러스의 전격적인 회생절차에 나선 데는 연휴 직전 홈플러스 신용등급이 하락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증권(ABS)과 한도대출 등으로 월 6000억~7000억원가량의 단기자금을 확보해 매입·영업 대금 등을 충당해왔다. 신용평가사들이 지난달 28일 홈플러스 신용도를 A3에서 A3-로 강등하자 MBK는 사실상 자본시장에서 차환이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 당장 문제는 없지만 오는 5월이면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봤다.
법원 결정에 따라 채권자협의회는 회생절차 관련 자문사를 선정해 홈플러스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협의에 들어간다. 별도 관리인 없이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하게 한 데다 정상 영업을 위해 필요한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까지 신속히 결정했다. 법원은 채권 신고 기간을 4월 초로, 회생계획안 제출 마감을 6월 초로 정했다. 홈플러스 온·오프라인 영업은 종전과 같이 정상적으로 한다. MBK 관계자는 “법원의 신속한 결정으로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되고 임직원 급여 지급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생절차로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된다. 채권단과의 협의 없이 진행돼 금융권 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선순위 대출로 1조2000억원을 투입한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의 모든 부동산은 신탁에 담보 제공돼 있고 메리츠가 이 신탁에 대한 1순위 수익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경우에 따라선 메리츠 주도로 자산 매각 등 담보권 처분에 나설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기업회생이란 말 그대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다시 살리기 위한 제도입니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기업은 단순히 한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그 기업에 속한 임직원, 자금을 대출해 준 은행,
그리고 물건을 납품하고 거래 대금을 받아야 하는 협력사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들과 얽혀 있습니다.
만약 기업이 갑작스럽게 파산하면,
그 여파는 단순히 한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으로 퍼질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연쇄 도산과 신용 경색 등 더 큰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이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다면,
회생 절차를 통해 다시금 사업을 지속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M&A 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기업을 인수한 매수자가 결국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는 상황을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라고 부릅니다.
이 덫에 걸리는 주요 원인은 과도한 인수 비용 때문이지만,
그 강도는 인수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 7.2조 원의 인수 대금 중 5조 원을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했습니다.
즉, 인수 대금의 약 70%를 금융기관에서 빌린 것입니다.
쉽게 말해,
10억 원짜리 부동산을 구매하면서 7억 원을 대출받은 상황과 유사합니다.
과도한 대출은 곧 과도한 이자 비용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금융비용을 감당하려면,
홈플러스의 핵심 사업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EBITDA)이 창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유통 생태계가 급격히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전통 유통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홈플러스 역시 이러한 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었고,
점차 증가하는 금융비용 부담이 홈플러스의 목을 조여 왔을 것입니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홈플러스는
기존 비즈니스의 실적 악화로 인해 점점 자금 압박에 시달렸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산 매각, 세일즈 앤 리스백(Sale & Lease Back) 전략
등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버텨왔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미봉책이었을 뿐,
결국 본업의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온라인 커머스 환경이 필수인 시대에, 홈플러스는 투자할 여력이 부족했고
결국 오프라인·온라인 모두에서 애매한 포지션을 가지게 되었죠.
그 결과, 실적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었고
이는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홈플러스는 지난 2월 28일,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되었습니다.
신용등급 하락은 곧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기업은 자금을 조달할 때 주식 발행(유상증자), 회사채(社債) 발행,
금융기관 대출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중 회사채 발행은 기업의 신용등급과 직결됩니다.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채권을 발행해도 금리가 높아지고,
만기도 짧아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쉽게 말해,
"돈을 빌려줄 위험이 높은 기업에게 누가 선뜻 돈을 빌려주겠는가?"
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홈플러스는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회생을 신청하게 되면
그 기업에 돈을 받을 게 있는 채권자들의 채권 행사가 동결(freeze)됩니다.
채권행사가 동결되기 때문에 회사로부터 자금을 받아
후속적인 자금결제를 하려던 채권들의 자금이 연쇄적으로 막히게 되죠.
그렇기에 기업의 회생신청은 회사의 다양한 이해관계인에게 충격파를 불러오게 됩니다.
그런데 기사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경우,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되고 임직원 급여 지급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걸 문자 그대로 믿어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래의 스토리 때문입니다.
기업이 회생신청에 들어가면
법원은 해당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을 게 있는 채권자들에게
받을 돈이 얼마나 있는지 신고하라고 합니다.
홈플러스의 경우, 이 채권신고 기한이 4월 초까지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6월 초까지 회생 계획안을 제출해야 합니다.
통상 회생계획안에는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 경영을 해서 이익을 만들 테니
채권자님들 받을 게 100(채권신고를 통해 인정된 채권액)만큼 있겠지만
이를 60으로 깎고(원금 탕감) 남은 60을 10년에 걸쳐 나눠서 갚을게요. 그럼 우리가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
와 같은 취지의 내용이 담기게 됩니다.
이 회생계획안의 핵심은
회사가 자산 매각 및 자체 영업현금흐름 창출을 통해 마련한 재원을 가지고
상거래채무 및 금융기관 차입금의 이자 및 원금을 상환하는데 무리가 되지 않은 선에서
채무재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중한 부채의 부담으로 자금 압박을 받아서 회생신청을 했기에 그 자금 압박을 풀어야
정상 기업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채무재조정을 해야 한다는 말은 곧
채권자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채권자는 가만히 있을까요?
회사로부터 자금 회수를 조금이라도 더 하기 위해
회생계획에 강력한 구조조정 방안을 요구하게 됩니다.
구조조정은 비용 축소의 다른 말입니다.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회생기업이라도 직원 급여와 필수적인 영업자금에 대해서는 자금을 동결하지 않습니다.
계속적인 영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지출되어야 하는 비용이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회사가 이익을 창출해서 돈을 갚으려면 임금 동결이나
인력 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형태로 비용 감축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조정의 피해를 직원들이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아울러,
채권자, 특히 담보를 가지지 못한 무담보 채권자인
상거래 채권자들 또한 전액 변제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회사가 다시 살아나가려면 채무재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불가피합니다.
그런데 원금 보장을 사수하기 위해서 회생계획안을 부결시킨다면 어떻게 될까요?
회생계획안이 부결되어 회사가
청산으로 간다면 회사가 가진 재산으로 빚잔치를 벌이게 되는데
이때 돈을 받아가는 우선순위가 있고, 무담보 채권자는 이때도 후순위 위치에 있게 됩니다.
빚잔치를 벌이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게 되면...
해당 자산에 담보권을 가지는 채권자가 우선적으로 돈을 회수해 갑니다.
그리고 임금채권, 퇴직금 등은 공적인 이유로 근로자들의 피해가 생기지 않게
법적으로 보호해주고 있습니다.
무담보 채권자들은 이들 선순위 채권자들이 자금을 회수해 가고
남은 자금을 총 채권액 대비하여 비례적으로 배분(n빵) 받게 됩니다.
채권 상환의 우선순위에 밀려 있는 무담보 채권자들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펼쳐지게 됩니다.
그래서 회생 계획안을 반영하는 데 있어서 협상력을 거의 가지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이와 같은 연유로 기사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없게 됩니다.
기사의 저런 멘트들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거래상대방과 직원들에게 피해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한
말의 성찬에 지나지 않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부채 상환 재원 마련을 위해
자산매각이나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고, 최대주주의 사재 출연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경영상의 책임을 물음과 함께 회생에 대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채권자들의 회생계획안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 내기 위함이죠.
그런데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재벌가의 오너'가 아닌 사모펀드라는 것이
이들로부터의 사재 출연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아울러, 아래 기사를 보게 되면
홈플러스의 인수 당시 자금조달 구조를 보면 2.2조 원을 펀드로, 5조 원은
홈플러스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킨 것을 알 수 있는데
펀드 운용사인 MBK의 경우 펀드자금인 2.2원 중 얼마큼의 자금을 부담했을까요?
2.2조 원 중 1%를 부담했다면 220억 원,
0.5%를 부담했다면 110억 원 정도가 MBK가 부담한 자금일 것입니다.
MBK는 100~200억 원의 자금으로 7.2 조원의 deal을 핸들링한
대단히 高 레버리지 사업을 벌였던 것입니다.
이건 MBK만의 이슈는 아닙니다.
사모펀드 비즈니스가 가진 속성 자체가 상당히 高레버리지 사업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왔다. MBK가 홈플러스 인수에 투입한 금액은 7조2000억원이다. 당시 블라인드펀드로 2조2000억원을 조달하고 홈플러스 명의로 5조원을 대출하는 차입매수(LBO) 방식을 이용했다.
[출처 : 블로터( https://www.bloter.net/news/articleView.html?idxno=632558 )]
이번 회생신청으로 인해 최대주주, MBK가 운용하는 펀드가 가진 지분의 가치는
아마 "0"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2.2조원에 베팅한 펀드의 투자자들의 피해는 명약관화라는 것이죠.
거기에 펀드 운용주체인 MBK의 피해는 조족지혈이고
해당 펀드에 투자한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의 피해가 불가피한데
이는 곧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오늘은 홈플러스의 케이스를 통해 기업회생에 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기업회생이라고 하는 이벤트는 그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다양한 경로로 파급효과를 미치게 됩니다.
그 파급효과의 영향권에는 저와 여러분과 같은
일반인들도 포함이 될 수 있다는 걸 이해하실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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