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앤드류 킴입니다.
선선한 바람과 파란 하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입니다.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이런 날씨가 너무 짧아져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곧 찌는 듯한 더위가 시작될 텐데...
그전에 한 껏 즐기는 나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회.보.세는
'샛별배송'이란 이름으로 신선식품의 새벽 배송 장르를 개척한 컬리의
25년 1분기 실적을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왜 컬리냐고요?
제가 아무래도 재무제표 강의를 많이 하게 되는 입장이다 보니
수강생들에게 조금이라도 재미있고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회사들의 재무제표를 보여주면 수강생들의 집중도가 많이 올라가더라구요~!
주요 소비 채널이 온라인 커머스로 급격하게 바뀌어가는 와중이었고
아침마다 출근하려고 물을 열면 보라색 레터 프린팅이 선명한 박스들이 쌓여있고
특히나 젊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독특하고 있어(?) 보이는 상품 구성으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던 와중이어서
수강생들의 주목도가 높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컬리를 pick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컬리가 실적 공시할 때마다 저도 계속 follow up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분기에 낸 이익 규모는 이 기간 매출(5807억 원)의 0.3%에 불과하지만 유통업계에선 컬리가 이익을 내는 구조를 갖췄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컬리도 2023년 매출이 전년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친 만큼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주력했다. 하지만 올 1분기엔 달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7.7%로 껑충 뛰었다. 거래액은 8440억 원으로 14.7% 늘었다.
특히 기존에 강점이 있는 식품과 화장품뿐 아니라 패션, 인테리어 소품, 가전 등 더욱 다양한 상품군을 갖추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식품에만 특화한 마켓컬리의 과거 사업 모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한 만큼 충분히 상품 구색을 갖춰 쿠팡 등 경쟁사와 본격적인 대결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진출도 가속화한다. 작년 말부터 미국 최대 한인 마트 체인인 H마트에 간편식을 공급했는데 소비자 반응이 좋아 유통 채널을 더 확대하기로 했다.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쿠팡이나 컬리는 어떻게 돈을 벌까?
방법은 심플하게 두 가지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① 싸게 사 와서 비싸게 판다. → 상품매출
② 장터(플랫폼)를 개방해서 누구든지 와서 팔게 하고 자릿세를 받는다. → 수수료 매출
①과 ② 모두 잘 되려면 해당 플랫폼의 파워, 즉 소비자를 모으는 힘!
집객력이 높아야 합니다.
그래야 팔려고 하는 사람들도 모여들고
그래야 상품 구성도 많아지고
그러면 더더욱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어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이 그리는 청사진이죠.
그렇기에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이 잘 성장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가늠자로 GMV, 거래액이 많이 거론됩니다.
위 내용을 보면 컬리의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액은 우상향을 그리고 있습니다.
당연히 컬리의 매출도 이에 맞춰 우상향 하는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일맥상통하겠죠~
저는 기사의 시계열 보다 좀 더 확장하여 23년 1분기부터 컬리의 매출 실적을 정리했습니다.
막대그래프가 오른쪽으로 갈수록 커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분기별 매출이 전년 동분기 대비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 내고 있고
25년 1분기는 그 성장폭의 크기를 더 키워낸 모습입니다.
바로 직적 분기 대비한 매출의 성장도 2분기를 제외하면 계속해서
직전 분기 대비 성장을 만들어 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2분기는 날씨가 좋아 사람들이 외식을 많이 해서 그런 걸까요?
정확한 이유는 파악할 수 없지만..
이렇게 매출이 계적적인 영향을 받는 것을 '계절성, Seasonality"라고 하는데
신선식품 Identity로 인해 '먹을 것'을 위주로 파는 컬리 입장에서
이러한 계절성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한 연유로 컬리는 뷰티 카테고리를 비롯하여 기존의 신선식품을 넘어
카테고리 확장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의 대목이 눈에 띕니다.
Easy Money의 시대가 있었습니다.
코로나라고 하는 글로벌 펜데믹으로 인해
각 국은 금리를 낮추고 재정을 풀었습니다.
시장에는 돈이 흘러넘쳤습니다.
벤처기업들에 대한 몸 값이 덩달아 뛰었습니다.
미래 성장성에 대한 조금의 가능성을 보이면
시장에서 거액의 자금을 베팅을 했었죠!
장사해서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
성장을 얼마나 빠르고, 크게 하느냐가 포커스 되던 시기였습니다.
성장을 만든 이후의 이익 규모에 다들 군침을 흘렸던 것이죠.
이 씬(Scene)의 주인공 중 하나가 바로 컬리였습니다.
컬리의 지난 5년간 실적을 한 번 보겠습니다.
Easy Money 시대의 주인공답게 컬리는 드라마틱한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
'20년 9500억 원에서 '24년 2.2조 원으로 2배의 이상 성장을 만들어냈습니다.
성장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의 적자는
'내일의 성장에 대한 투자'로 포장되었습니다.
그런데
바야흐로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바뀌어 갔고, 저금리의 역습이 시작됩니다.
인플레이션이 글로벌 화두가 되면서 각국의 중앙은행은
고금리로 태세 전환하게 됩니다.
22년 5월 미국의 연준은 기준금리 0.5P 인상(기준금리 0.75~1.00%)을 시작으로
급격한 금리 인상을 거듭하며 23년 7월 기준금리를 5.25~5.50까지 올리게 됩니다.
벤처기업들에 삭풍이 불어닥칩니다.
이제는 허울 좋은 성장이 아니라
돈을 버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게 된 것입니다.
컬리도 시장의 의구심에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됩니다.
삭풍이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23년도부터의
컬리 실적을 분기별로 좀 더 자세하게 보겠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컬리는
23년 2분기 최대 영업손실 470억 원을 기록한 이래로
그 규모를 줄여가다가 25년 1분기 들어 흑자를 만들어 보이게 됩니다.
플랫폼 기업에서 매출 정체는 곧 플랫폼으로서의 기능 상실! 사망선고이기 때문에
매출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이익을 만들어 내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Task였을 것입니다.
One click away 할 수 있는 비즈니스 속성 상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 있지 않으면 달성하기 힘든 미션입니다.
즉, 쿠폰을 뿌리지 않더라도 알아서 들어와 계속해서
구매해 줄 충성고객이 중요한 것이지요.
이와 더불어 비용 효율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위 내용은 매출액 대비 원가율과 판관비 비율을 정리한 것입니다.
원가율은 82% 에서 68%까지 약 14% 포인트 감소했습니다.
매출원가율은 어떤 물건이 팔려나갔는지에 따라, 즉 product mix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비즈니스 속성 상 '싸게 사 올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거래액 (GMV)가 커지게 되면서 컬리의 바기닝 파워도 커졌을 것이고,
원가가 들지 않는 수수료 매출도 증대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버무려져 원가율 개선을 만들어 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아울러, 꺾은 선 그래프는 판관비 항목 중 주요 비용항목을 매출액 대비 비율을 시계열로 본 것입니다.
매출액 대비 비용이기 때문에 우하향하는 모습이 좋은 것입니다.
대표적인 고정비인 인건비(주황색)의 경우 22년을 기점으로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우하향합니다.
매출액을 늘려가는 만큼 과거와 같이 인건비가 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자동화의 힘일 수 있습니다.
포장비(노란색)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입니다.
제가 컬리를 보면서 가장 아깝게 생각했던 것이 바로 포장이었습니다.
제품의 특성이 있긴 하겠지만
쿠팡은 그냥 비닐봉지에 담겨 오고
컬리는 좋은 재질의 박스에, 드라이아이스에
텅텅 빈 박스 속 공간!
과포장이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히지만 최근에는 체감적으로 '좀 포장이 좀 실속 있게 온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숫자적으로도 그게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광고비(녹색)는 하향 안정화를 이루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컬리는 초기 인지도 상승을 위해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하여서
버스 랩핑 광고를 돌렸습니다.
뷰티컬리로의 확장에는 블랙핑크 제니를 모델로 썼습니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드는 작업입니다.
Easy money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컬리 브랜드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고,
충성고객도 많이 만들어진 만큼
신규 고객 유치를 타깃으로 한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진행하고 있는 게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지급수수료(파란색) 및 운반비(회색)의 경우, 매출액 대비 각각 4%, 8% 수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급수수료의 경우, 그 특성상 매출액에 연동이 되기 때문에
율(%) 자체를 떨어뜨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운반비의 경우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좀 더 개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24년 여름, 일명 '티메프' 사태를 필두로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의 회생 신청이 이어지면서 온라인 커머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짙게 드리웠습니다.
덩달아 저도 컬리에 대한 걱정으로 블로그에
[회계뉴스 읽기] 컬리는 괜찮을까?를 올리기도 했었죠.
블로그 내용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티몬과 위메프가 모두 영업손실을 어마어마하게 보고 있는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플러스!
플러스의 원인은 외상대금을 늦게 지급하면서 자금의 버퍼를 만들었던 것!
오 그런데 컬리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네?
파란색 영역으로 표시된 부분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적자규모 대비 영업활동 현금 유출의 규모가 작다던가
적자인데 영업활동 현금 유입이 되던가 하는 모습입니다.
티몬과 위메프가 딱 이런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커머스의 지존인 쿠팡도 성장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유사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이들 업체의 운명을 가른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수익성을 증명할 때까지의 자금 체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쿠팡은 소프트뱅크라는 뒷배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컬리는?
고금리에, IPO 연기로 외부 조달은 힘들어졌습니다.
자금은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컬리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운전자본을 쥐어짤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이 구조는 성장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때 사달이 납니다.
컬리는 성장과 함께 수익성을 증명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된 것입니다.
컬리는 25년 1분기 드디어 창사 이래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하게 됩니다.
분기별 매출 6000억 원을 만들어 내는 회사에서 17억 원의 영업이익이 소소해 보일 수 있겠으나
'돈을 벌 수 있느냐? 그래서 자체적으로 생존 혹은 성장할 수 있느냐?'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떨쳐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점에 흑자를 만들어 낸 것이어서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싶은 컬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앞으로의 실적을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면서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은
분명 긍정적 시그널이고
죽음의 터널은 일단 빠져나온 게 아닌가 하는 긍정적 전망을 합니다.
다만, 과거와 같은 폭발적 성장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가 컬리에게
주어진 또 다른 숙제가 될 것입니다.
Easy Money 시대에 높은 가격으로 투자한 투자자들의
가슴은 아직도 벙어리 냉가슴일 것입니다.
24년 1분기부터 컬리의 분기 실적을 트래킹해왔으니
어느덧 1년의 시간이 흘렀네요!
Easy Money 시대 샛별처럼 등장했고
가파른 성장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컬리는
고금리의 삭풍과 함께 업계의 옥석이 가려지는 전장을 거치며
생존의 끈을 부여잡고 있습니다.
이런 컬리는 저에게
예쁘고 화려하기만 했던 온실 속 화초가
이제는 온몸에 상처가 낭자한, 하지만 다부진, 생존력이 뛰어난
검투사와 같은 모습으로 진화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모쪼록 컬리의 내일을 응원합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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