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서로에게 영향을 줬을까?
디지털 노마드 투어. 디지털 유목민이 되어 제주를 경험하고 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게 돕는다... 우연히 참여했던 2박 3일의 제주 여행이 슬슬 마무리 되어 갑니다.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아이들보다 더 낯설어하고 조심스럽긴했지만, 활을 벗어난 화살처럼 줄달음질하는 시간은 다시 일상 생활로 절 몰아가고 있네요.
처음엔 함께하는 봉사라는 키워드를 떠올리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돌아보면 그저 제가 한 건 아이들에게 작은 울타리가 되어 어디로 튈지 모를 움직임을 바라보고 그에 대응한 게 다 같더군요. 시덮잖은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꾸거나 조금씩 그들을 챙기거나.
아이들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지만, 아직 이 아이들은 질풍노도의 성장 과정에 있으니 훗날 어떻게 자랄지는 어떤 꿈을 실현해 갈지는 그들도 잘 모르겠죠. 미국의 50개 주 이름을 외우는 시험을 봐야하는 아이가 그 시험의 의미를 지금 모르는 것처럼. 사실 그 시험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보면 선생님이란 이름으로 이번 행사에 함께한 저도 매일 매일의 일상에 급급할 뿐, 제 미래가 어떻게 흐를지 모르는 것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더군요. 무언가 구상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애써 정신을 차려봐도 흐릿하기만한 게 우리네 삶의 궤적이니까요.
2박 3일이란 짧은 시간이 지나고 나니 봉사라는 알량한 표현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연배가 다른 인간으로써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가늠해 본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당장 다음주 출장부터 업무 평가까지... 아이들은 제가 진 짐을 바라보지 못하고 저 또한 그들의 고민은 아주 조금 어림 짐작할 뿐이니까요.
이 짧은 생각들이 제 삶에 어떻게든 영향을 주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할까 하는데 아이들에게도 작은 떨림으로라도 마음이 전해지면 좋겠네요.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저마다의 일상이 큼직한 벽으로 가로 막혀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