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말
진료실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말 <글쎄요 갸우뚱~>
촬영된 의료진 진료 동영상을 보다 보면, 환자들이 묻는 말에 “글쎄요~~(고개를 약간 갸우뚱)”라고 대답하는 의사가 상당히 많았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에서도 뜨끔하신 분도 계실 테지만, 아마 대다수의 의사분들은 자신이 얼마나 잦은 빈도로 “글쎄요 ~~(고객을 약간 갸우뚱거리며)”라고 대답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말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환자질문의 내용과 관계없이, 절대로 해서는 안될 말 중에 하나가 바로 ‘글쎄요 and 갸우뚱’ 이다.
‘저기 원장님, 우리 아기가 언제쯤 좋아질까요?’
‘저기..골프를 쳐도 되겠죠?’
대체로 환자들은 궁금한 게 많다. 최소한 진료실에서 원장님께 환자가 묻는 말이 있었다면,
그 질문은 거의 환자입장에서는 ‘촌철살인(寸鐵殺人)’ 수준의 질문 이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 용기와 메시지는 이미 대기실에서부터, 사람에 따라서는 병원을 방문하기 전날 잠자리에서 부터 다듬고 다듬은 질문일 확률이 많다.
그런 질문에, 글쎄요 갸우뚱 이라니…
환자들은 본능적으로 긍정도 부정도 아닌 그 말이 무슨 뜻인지를 연산하다가, 이내 그 대답에 살살 화가 나기 시작한다.
물론 때에 따라서 [글쎄요 갸우뚱]이 의학적으로나 임상적으로 가장 정확한 답변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자들에게는 답답한 대답이다.
생각해보면, 특별히 교과서에 나온 것도 아니고, 임상적으로 증명된 내용도 아니고, 굉장히 특수한 상황에, 또 반드시 지켜봐야만 알 수 있는 그 어떤 질문을 받을 때,
우리는 [글쎄요 갸우뚱]이라고 정확하게 대답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One Point Lesson을 정리해보자.
일단, 환자들이 원하는 것이 [정확한 답변]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환자들은 정확한 답도 원하지만, 그 이전에 [정서적 안정과 위로] 를 더욱 원한다고 보면 된다.
“우리 아기 감기가 언제쯤 좋아질까요?”라고 묻는 엄마는, ‘언제 우리아기가 회복될지를 알려달라’를 묻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제가 우리 아기 때문에 걱정이 많아요, 큰일이 날 거 같기도 하구요, 당연히 좋아지겠죠?’라는 아주 정서적 메시지가 아주 강하게 숨겨져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다시 예문으로 돌아가 보면, “우리 아기가 감기가 언제쯤 좋아질까요?”라는 엄마의 질문을 받을 때는, 일단은 질문한 엄마의 눈을 최소 2초 정도는 바라보면서, 충분한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언어적인 대답도 역시 “아네. 걱정이 많으시죠. 좀 오래가네요. 그렇지만, 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라는 정서적인 위로와 안정을 1차적으로 주는 것이 좋고, 그 다음에, 묻는 말에 대답을 주면 된다.
여기서, 그 대답 역시 [정확한 답변] 보다는 [전략적인 대화]를 이끌어가는 방법이 더욱 더 좋은데, 예를 들어 결국 정확한 답변이야 ‘(글쎄요 갸우뚱) 좀더 지켜 봅시다’ 이겠지만, 전략적인 대화란 ‘(라포 형성을 전제로) OO어머니, 혹시 무슨 걱정이 있으신가요?”라고 하면서, 즉 답을 피하고, 왜(why?) 그런 질문을 하느냐라는 이유를 되물어 환자나 보호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우문(愚問)을 대화로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호사나 주변 분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글쎄요 갸우뚱~]을 많이 쓰는지 한번 물어보시고
앞으로 진료실에서 환자들이 묻는 말에는 [정서적 안정과 위로]와 [전략적 답변]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대답하면 아마도 상당한 환자만족이 뒤따를 것으로 생각된다
오늘의 원 포인트 레슨
환자들은 정확한 답변도 원하지만, 그보다 전략적인 답변을 더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