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n 공동개원, 업그레이드!
1/n 형태의 공동개원 유행,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균등투자를 한 의원이 81%로 대부분 균등투자의 형태로 개원’,
‘수익을 정액으로 균등 배분하는 의원이 64%’ [공동개원의 형태에 따른 효과성에 대한 연구, 대한예방의학회 56차 추계학술대회]
공동개원을 할 때 균등투자, 시쳇말로 1/n 이라는 제도를 많이 활용하고 있지만, 좋은 제도는 아니다. 물론, 1/n 이라는 것이 편한 면이 있다는 점은 십분 이해하고 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우리는 하나라는 연대의식도 생길 수 있고, 너와 나 사이에 누가 위고, 누가 아래냐 이런 것을 따지지 않아도 되고…
필자는 좋은 게 좋은 거잖아 라는 생각, 그리고 무엇보다 인정에 이끌리는 인정주의 때문에 이런 제도가 탄생했다고 본다. 경영이라는 현실적 당면 과제를 이성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인정에 기대어 가자고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움에 가슴이 아파온다.
1/n로 공동개원 했다가 병들어 가는 병원들
1/n 방식의 공동 개원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문제가 된다.
첫 째, 1/n 제도는 성과에 기여한 만큼 보상 받는 제도가 아니다.
나의 행동이 전체 성과의 1/3 만큼 기여 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것도 매달 똑같이?
아마도 선뜻 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성과 기여는 사람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항상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언제나 똑같은 만큼의 기여를 한다고 가정하고 모두에게 똑같은 보상을 한다면 당연히 누군가는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사람은 자신이 기여 한 만큼 보상 받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그렇다면, 1/n 제도가 기여와 보상을 명확하게 하는 제도인가?
둘 째, ‘The tragedy of the commons’ 가 자주 발생한다.
The tragedy of the commons (공유지의 비극)란, 경제학 용어로서 공공재를 계속 과소비할 경우 종국에는 자원의 고갈로 그 공공재의 공급이 중단되고 만다는 것이다.
1/n 공동개원에서 비용 지출에 대한 심리적 부담은 1/n 만큼 낮아진다. 이는 개인의 비용 지출을 조장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개인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항상 전체의 1/n 이기 때문에 더 노력해서 많은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유인책이 없다.
그렇다면, 1/n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인 것인가?
셋 째, 의사결정 문제로 조직의 움직임이 멈추게 된다.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같은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 누구 한 사람이라도 반대할 때 결코 묵살하기가 쉽지 않고, 작은 이견이라도 생길 경우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어, 피로감을 느낄 수 밖에 없게 된다.
결국 의사결정은 굼뜨고, 왠만하면 이견이 생기지 않도록 과거에 했던 방식을 계속 고수하려고 하여, 새로운 일과 도전에 보수적인 태도로 변하게 된다.
조직이 빨리 늙어가는 조로화 현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1/n 제도는 뛰어난 사람이 손해 보는 제도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다른 사람과 똑 같은 대우를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창의성이 말살되고, 더 잘날수록 손해 보는 느낌만 생기게 되는 제도인 것이다.
잘 해보자고 시작한 공동개원이 이렇게 되기를 바라는가?
1/n 제도의 3가지 보완책
1/n 제도 자체를 도입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만약 이런 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면 다음의 몇 가지 권고 사항을 검토하여 업그레이드 하기를 권장한다.
1. 파트너 원장도 객관적 기준에 의해 급여를 책정하고, 나머지를 1/n로 나누도록 한다.
1/n로 설립하였다고 해도 개인별 급여는 충분히 다를 수가 있다.
같은 조건으로 다른 병원에서 일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적정 금액 만큼은 급여 처리하고 나머지 수익을 1/n로 분배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더욱 더 인정받는 의사의 불만이 줄어 들 수 있게 된다.
2. 일부 수익만이라도 이익 기여분을 감안하여 분배한다.
물론 설립 시의 지분율에 따른 수익 배분은 가능하지만, 전체수익을 모두 1/n로 분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3. 수익을 지분수익과 기여수익으로 나누고, 지분수익은 1/n로 분배하되, 기여수익은 개인별 이익 기여율을 감안하여 분배하도록 한다.
의사결정 구조 만이라도 1/n 에서 탈피하라. 대표 원장제를 도입하여 의사결정 구조 만이라도 위임하거나, 또는 확실한 분권제도 등을 통해 의사결정 구조를 1/n 방식에서 벗어나도록 한다. 필자는 분권제 보다는 경영을 위임하는 대표 책임제를 훨씬 추천하는 바이다. 만약 분권제를 할 경우에는 진료원장과 경영원장으로 분리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지금이라도 1/n 제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지만, 지금보다 개선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만약 1/n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한 때일 것이다.
변화는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