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청소년 우울증

청소년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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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청소년 우울증은 최근 한국에서 환자 수가 급증하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2024년 중·고등학생의 최근 1년 내 우울감 경험 비율은 27.7%로, 전년 대비 증가했습니다.

정의와 특징

청소년 우울증은 지속적인 우울감, 흥미 상실, 에너지 저하 등이 2주 이상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입니다. 청소년기에는 사춘기 변화로 짜증, 과민함, 등교 거부 등으로 나타나 성인 우울증과 다소 다릅니다.

원인

생물학적 요인으로는 유전적 가족력과 호르몬 변화가 있으며, 심리사회적으로는 학업 스트레스, 대인관계 갈등, 가족 내 통제적 양육, 부모 우울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환경적 스트레스(학교 폭력, 스마트폰 과의존)도 주요 위험요인입니다.

증상

주요 증상은 우울·슬픔, 집중력 저하, 식욕·수면 변화, 무가치감, 자살 생각입니다. 청소년 특성상 분노 폭발, 소외감, 반항적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말수가 줄고 홀로 있으려 합니다.

통계

한국에서 2023년 아동·청소년 우울증 진료 환자는 5만 3천여 명으로 2018년 대비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소아청소년 우울증 환자가 70% 이상 급증했습니다. 2024년 스트레스 인지율은 42.3%, 자살은 청소년 사망 1위 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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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방법

약물치료(항우울제)와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 치료, 가족치료가 효과적입니다. 초기라면 상담과 약물 병행, 자살 위험 시 입원 고려합니다.

예방 전략

부모는 아이 말에 귀 기울이고 스킨십·칭찬 늘리며, 학교는 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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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정신건강 위기의 대두와 패러다임의 변화

과거 소아와 청소년의 정서적 불안정은 발달 과정에서 겪는 일시적 방황이나 이른바 질풍노도의 시기로 불리는 사춘기의 전형적 행동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짙었다.1 그러나 최근 축적된 역학적 지표와 임상적 증거들은 청소년 우울증이 성인의 우울증만큼이나 파괴적이며, 방치할 경우 성인기 초기까지 만성적인 정서적 흉터를 남기는 중대한 보건학적 질환임을 명백히 입증하고 있다.2 한국의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행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16%의 청소년이 하나 이상의 정신과적 장애를 진단받을 수 있는 잠재적 위험군에 속해 있으며, 그중에서도 우울장애는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핵심 질환으로 지목된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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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경쟁 위주의 입시 환경, 디지털 과몰입에 따른 정서적 고립, 그리고 가족 해체 및 정서적 지지 체계의 약화라는 복합적인 사회적 메커니즘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1 특히 청소년 우울증은 성인의 전형적인 우울 증상과 달리 짜증, 분노, 반항, 혹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적 고통 등 이른바 가면성 우울의 형태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1 이에 따라 본 연구 보고서에서는 대한민국 청소년 우울증의 역학적 실태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성인과는 구별되는 고유한 임상적 표현형과 동반 장애를 추적하며, 이를 둘러싼 제도적 지원 체계의 임계점과 글로벌 선진 모델을 대조함으로써 한국형 청소년 정신건강 안전망의 혁신 방향을 도출하고자 한다.7


청소년 우울증 및 관련 정신장애의 역학적 실태

대한민국 청소년의 우울증 유병률 및 진료 현황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10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 통계에 따르면 전체 우울증 환자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10대 청소년층의 증가세가 압도적인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10 2017년 대비 2021년의 연령대별 우울증 환자 증가율을 살펴보면, 20대가 127.1%로 가장 높은 증가를 보였고, 그 뒤를 이어 10대 청소년층이 90.2%라는 폭발적인 증가율을 기록하였다.10 10대 미만의 소아 계층 역시 70.2%의 높은 연평균 증가율을 기록하며 정신질환의 발생 연령이 급격히 하향 이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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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5개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우울증 및 불안장애 환자 수와 진료비 부담의 구체적 변동 추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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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양적 팽창은 단지 환자의 절대 수 증가에 그치지 않고 치료의 연속성과 심각성이 동시에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10 1인당 진료비와 내원일수의 동반 상승은 우울증이 만성화되거나 중증화되어 더 집중적인 의료적 개입이 필요해졌음을 시사하는 2차적 지표이다.10

지역별 편차 역시 주목할 만한 시사점을 제공한다.10 2021년 기준 인구 천 명당 우울증 환자 수는 서울이 25.1명으로 가장 높았고 부산(22.3명), 세종(21.8명) 순으로 나타났다.10 특히 세종시의 경우 2017년 대비 2021년 인구 천 명당 우울증 환자 수 증가율이 무려 131.9%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10 이는 급격한 도시화와 이주로 인해 기존의 지역사회 정서적 안전망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소년과 가족들이 겪는 환경적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정신건강의 위기로 전이되었음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사례이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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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에 따른 유병률의 비대칭성 역시 청소년기에 접어들며 극적인 반전을 보인다.10 10대 미만의 아동기에는 남아가 여아보다 우울증 유병률이 약 1.7배 높게 나타나는 반면, 사춘기가 본격화되는 10대 이상으로 진입하면서 여성(63만 334명)이 남성(30만 3,147명)보다 우울증은 2.1배, 불안장애는 1.6배 더 많이 겪는 것으로 역전된다.10 소아기 및 청소년기의 1년 정신장애 유병률 통계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불안장애가 3.1%로 가장 높고, 니코틴 사용장애(2.7%), 알코올 사용장애(2.6%), 그리고 우울장애(1.7%) 순으로 이어져 청소년기의 우울이 다양한 외현화 문제 및 물질 남용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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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우울증의 임상적 특성과 가면성 발현

소아 및 청소년 우울증의 가장 치명적인 위험 요소는 그것이 성인의 전형적인 우울증과 매우 다른 비전형적 경로로 표출된다는 점이다.1 임상 현장에서는 이를 흔히 '가면성 우울'이라고 부르며, 청소년들은 자신의 슬픔이나 절망감을 언어로 정교하게 표현하기보다 행동의 변화나 신체적 고통으로 표출하는 경향이 강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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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표는 의학적 진단 기준(DSM 계열)을 바탕으로 분류한 소아·청소년 우울증의 주된 유형과 그에 따른 고유한 임상적 발현 특성이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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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임상적 아형 외에도 청소년 우울증 환자들은 사고 진행 과정이 극도로 느려져 학습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계획했던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실행 기능 저하를 겪는다.1 또한, 뚜렷한 기질적 원인이 없는 만성적인 두통, 복통, 소화불량 등의 신체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며, 이는 아이들이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신체 언어로 번역하여 외부로 표출하는 무의식적 방어 기제에 해당한다.1

소아·청소년 우울증은 단독으로 발병하기보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품행장애, 불안장애 등을 동반하는 복합적 병리성을 띠기 때문에 더욱 정밀한 감별 진단이 요구된다.8 의학적으로는 단순한 심리적 위축을 넘어 신경생물학적 원인이 깊게 개입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특히 지속적이고 통상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우울증 청소년의 경우 뇌척수액 내의 엽산 결핍이 관찰되기도 하여 특수한 형태의 엽산 투여 등 생물학적 보완 요법이 고려되기도 한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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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적 유발 요인과 사회환경적 메커니즘

청소년 우울증의 발병 메커니즘은 생물학적 취약성과 환경적 스트레스원이 상호작용하는 다요인적 결과물이다.15 대한민국의 독특한 사회적 상황에서 청소년을 절망으로 몰아넣는 가장 지배적인 환경적 스트레스원은 단연 압도적인 학업 및 입시 압박이다.1 통계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8.6% 수준이지만, 입시를 목전에 둔 고등학교 3학년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42.0%로 수직 상승하여 학업적 부담과 정신건강의 뚜렷한 정적 상관관계를 입증한다.16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학업 스트레스가 청소년기에만 머무는 단기적 고통이 아니라는 점이다.3 영국 UCL 연구팀의 종단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15세 당시에 겪은 학업 스트레스 지수가 1점 높아질 때마다 성인 초기인 20대 초반에 우울 증상을 겪을 확률은 25%, 자해 충동을 느낄 확률은 8%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 이는 청소년기에 가해지는 과도한 학업적 압박이 뇌 발달과 정서 체계에 일종의 독성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장기적인 신경학적 흉터를 남기고 있음을 의미한다.3

이와 함께 현대 청소년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스마트폰 및 SNS 과몰입 역시 정서적 불안정성을 가중하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1 자기 조절 능력이 취약한 청소년들은 SNS상에서 타인의 편집된 행복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만성적인 박탈감과 외로움, 무가치감을 학습하게 된다.2 특히 또래 관계에서의 배제나 사이버 폭력 등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청소년의 삶을 24시간 압박하기 때문에, 현실 도피의 수단으로 SNS에 더 깊게 침잠했다가 우울감이 심화되는 파괴적인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1

가정 환경 역시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15 부모의 강압적이고 통제적인 양육 태도, 정서적 상호작용의 절대적 결핍, 혹은 방임이나 심리적 거부 경험 등은 청소년이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소화할 수 있는 최초의 안전기지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는다.15 또한, 부모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어 자녀의 정서적 요구에 둔감하거나 적절한 부모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때, 청소년은 정서적 공백 상태에서 우울증이라는 병리적 상태로 더 쉽게 미끄러지게 된다.15


비자살적 자해와 자살의 병리적 연속성

청소년 우울증이 적절한 시기에 발견되어 개입되지 못할 경우, 이는 자신을 훼손하는 극단적인 행동으로 직결된다.1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이며, 특히 자살은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연령층의 사망 원인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18 청소년 자살률 통계의 추이를 살펴보면 과거 2000년대 초반에는 교통사고 등 운수사고가 사망 원인 1위였으나, 지난 수년간 사고사는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자살 사망자는 꾸준히 증가하여 15~19세 청소년 사망 원인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약 13.56%에서 최근 28.24%까지 두 배 이상 폭증하였다.17

이러한 극단적 선택의 전 단계 혹은 병행적 징후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비자살적 자해(NSSI)' 행동이다.19 여성가족부의 2024년 위기청소년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위기청소년 10명 중 3명이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깊은 우울을 겪었으며, 무려 21.5%가 실제로 자해를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하였다.20

아래의 표는 학교 밖 청소년 중 비자살적 자해를 경험한 집단(42.7%)의 구체적인 자해 행동 유형과 그 빈도를 정리한 것이다.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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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청소년들이 자신의 신체를 물리적으로 훼손하는 자해를 감행하는 심리적 기제는 결코 주의를 끌기 위한 가벼운 반항이 아니다.21 전문가들의 정성적 분석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정서적 고통과 내면의 분노를 신체적 통증이라는 더 강렬한 물리적 자극을 통해 일시적으로 둔화시키고 잊으려는 절박한 회피 수단으로 자해를 활용한다.21 또한, 학대받은 아동의 경우 학습된 자학의 형태로 스스로를 벌주기 위해 자해를 하거나, 극단적인 공허감 속에서 역설적으로 자신이 살아 있음을 감각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자해를 시도하기도 한다.21

더욱 주목해야 할 역학적 지표는 청소년의 자살 생각률(18.97%)과 실제 자살 시도율(4.44%) 간의 거대한 격차이다.17 자살을 마음속으로 고려하는 잠재적 위험군이 자살을 직접 시도하는 비율에 비해 훨씬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은, 청소년이 자살을 생각하는 초기 단계에서 적절한 상담과 치료가 개입된다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행하는 비극을 막을 수 있는 거대한 예방의 기회의 창이 존재함을 시사한다.17 자해 및 자살 시도 수단으로 가장 많이 선택되는 것은 감기약이나 진통제 등 일상적으로 구할 수 있는 약물을 통한 급성 중독(62%)으로 나타나, 청소년의 약물 접근성 통제와 오남용 예방 시스템의 구축이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를 여실히 증명한다.6


국내 정신건강 지원 체계의 현황과 구조적 임계점

대한민국 정부는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교육부의 '위(Wee)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하는 다중 안전망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23 이 시스템은 단위 학교 내의 'Wee 클래스'를 1차 안전망으로 하여, 교육지원청 단위의 'Wee 센터(2차)', 그리고 장기 치유와 특화 교육을 제공하는 대안 교육 위탁기관인 'Wee 스쿨' 및 전문적 치료를 지원하는 '병원형 Wee 센터(3차)'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되었다.24

특히 1차 안전망인 Wee 클래스는 접근성이 뛰어난 학교 내 상담 공간으로서, 또래 친구들을 정서적 조력자로 훈련하는 또래상담사 동아리를 운영하거나, 모래놀이치료, 미술치료, 놀이치료 등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매체 중심의 심리 치료 환경을 구성하여 학생들의 마음을 돌보는 역할을 수행한다.23

그러나 이러한 훌륭한 구조적 설계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인프라의 현실은 인력 부족과 전문성의 한계라는 만성적인 구조적 임계점에 봉착해 있다.27 2차 안전망으로서 지역 내 수많은 단위 학교의 고위험군 학생들을 총괄 관리해야 하는 Wee 센터의 경우, 센터당 근무하는 전문 상담 인력이 평균 4.77명에 불과하여 쏟아지는 지역 내 모든 상담 수요를 물리적으로 감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28 한 명의 상담사가 수십 개의 학교를 전담하며 하루에도 수차례씩 고위험군 위기 상담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사례 관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28

더욱 심각한 것은 Wee 센터나 학교 내 Wee 클래스에 배치된 인력 대다수가 교과 지도와 생활 상담 중심의 전문상담교사나 상담사들로 구성되어 있어, 중증 우울증이나 자해·자살 위험이 높은 고위기 청소년을 의학적으로 감별하고 개입하는 정신의학적 전문성 면에서 한계를 드러낸다는 점이다.11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나 정신건강 전문 요원 등 고도의 임상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며, 고위기 학생을 위해 각 센터에 위촉된 자문의 제도는 학생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 서비스보다는 학부모나 교사를 대상으로 한 간접적인 자문 서비스에 치중되어 있어 한계가 명확하다.11 결과적으로 교육적 상담 모델과 의료적 치료 모델 간의 유기적 연계가 분절되면서 발견된 고위험군 아이들이 적절한 전문 의료 기관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27


글로벌 모델 벤치마킹 및 정책적 혁신 과제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청소년 정신건강의 총체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공급자 중심의 경직된 기존 체계를 탈피하여 수용자 중심, 그리고 조기 개입 중심의 선진 글로벌 모델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7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은 호주의 국가청소년정신건강재단인 '헤드스페이스(headspace)' 모델이다.9 헤드스페이스는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청소년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기존의 딱딱한 병원이나 관공서의 형태가 아닌, 청소년들이 친숙하게 방문할 수 있는 청년 친화적(youth-friendly) 공간을 지역사회에 구축하였다.9 이곳에서는 정신건강 상담뿐만 아니라 신체 건강 및 성 건강, 진로 및 학업 지원, 알코올 및 약물 상담 등 청소년 시기에 겪을 수 있는 4가지 핵심 분야의 지원을 원스톱(one-stop)으로 제공한다.9

특히 호주는 위험 집단(At-risk)이나 경증 정신질환자에게는 물리적 장벽이 없는 모바일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중등도 이상의 질환자에게는 대면 치료를 집중 제공하는 단계별 치료 모형(Stepped care model)을 적용하여 한정된 의료 자원을 매우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있다.33 미국 역시 '학교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School-Based Mental Health Services)'를 법제화하고 대규모 연방 기금을 투입하여, 아동과 청소년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 공간 내에 고도로 숙련된 외부 정신건강 전문 인력과 임상가를 전면 배치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34

이러한 국제적 흐름과 국내 위기의 심각성에 발맞추어 대한민국 교육부 역시 최근 '학생 마음건강 지원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시스템 수술을 예고하였다.36 기존에 학교급이 바뀔 때마다 상담 기록이 유실되거나 연계되지 않아 심리 지원의 연속성이 끊기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 기록 서식을 표준화하고 나이스(NEIS) 시스템과 연계하는 정보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36 또한, 2030년까지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인력을 100% 배치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수립하였으며, 수시로 마음 상태를 자가 점검할 수 있는 온라인 도구인 '마음이지(EASY) 검사'를 활성화하고, 전국 단위의 마음건강 실태조사와 심리 부검 제도를 신설하여 위기 요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하였다.36

이러한 정책적 방향성이 현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청소년을 둘러싼 또 다른 거대한 장벽인 '사회적 낙인'과 '부모의 치료 거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37 수많은 부모가 '정신과 진료 기록이 남으면 향후 취업이나 사보험 가입 등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 때문에 자녀의 치료를 회피하거나 거부하고 있다.37 실제 의료법 및 보험 관련 규정에 따르면, 단순한 상담이나 1개월 미만의 짧은 투약, 혹은 7회 이하의 가벼운 내원은 보험 가입에 제약이 없으며, 진료 기록 역시 엄격한 기밀로 보호되어 타인이 열람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14 이러한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유도하는 사회적 인식 개선 작업이 필수적이다.37


결론 및 실천적 제언

청소년 우울증은 개인의 심약함이나 의지 부족으로 발생하는 일시적 일탈이 아니라, 뇌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과 가혹한 사회환경적 스트레스가 결합하여 발생하는 엄연한 질환이다.14 성인의 우울증과 달리 짜증, 분노, 그리고 신체화 증상이라는 가면을 쓰고 발현되는 특성상, 우리 사회는 그동안 이들이 보내는 절박한 구조 신호를 질풍노도의 사춘기 방황으로 치부하며 방치해 온 측면이 크다.1 그 결과 청소년 자해 및 자살이라는 극단적 비극이 급증하며 국가의 지속 가능성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17

이러한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본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정책적 제언을 도출하고자 한다.7

첫째,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낙인 해소와 올바른 교육이 범국가적 캠페인 차원에서 전개되어야 한다.38 정신과 기록에 대한 잘못된 미신적 공포를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여 불식시키고, 감기에 걸리면 내과를 가듯 마음이 아프면 당연히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는 인식을 학부모와 청소년 모두에게 심어주어야 한다.14

둘째, 미성년자의 진료권과 부모의 동의권이 충돌할 때 청소년의 치료받을 권리를 우선하여 보호할 수 있는 법제도적 보완이 요구된다.42 부모의 무지와 거부로 인해 고통받는 청소년이 전문가의 초진 상담이나 긴급 지원에 접근하는 데 있어 부모의 동의라는 장벽이 치료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유연한 제도적 예외 조항이 검토되어야 한다.42

셋째, 파편화된 현행 청소년 안전망의 인력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11 학교와 Wee 센터에 단순히 상담 인력의 머릿수를 채우는 양적 확충을 넘어, 임상적 진단과 약물적 개입의 필요성을 판별할 수 있는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및 정신건강 임상심리사 등 전문 의료 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획기적인 예산 지원과 공중보건의 배치 등 제도적 유인책이 실현되어야 한다.11

마지막으로, 아동·청소년 전문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와 특화된 정신재활시설을 지역별로 대폭 확충하고, 한부모가정이나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고위험군 청소년들을 타겟팅하여 집중적인 특별 지원 규정을 정신보건법상에 명문화해야 한다.7 청소년들이 발을 딛고 서 있는 지역사회 전체가 촘촘한 정서적 안전망으로 작동할 때에만 비로소 아이들을 절망의 늪에서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이다.5


참고 자료

1. 청소년 우울증 상담 | 무기력·외로움, 마음의 경고 신호 | 심리상담센터 마음소풍 (부천, 인천, 부평),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maum-sopoong.or.kr/teenager-depression

2. 소아와 청소년의 우울증과 기분 조절부전 장애 - 아동의 건강 문제 ...,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msdmanuals.com/ko/home/%EC%95%84%EB%8F%99%EC%9D%98-%EA%B1%B4%EA%B0%95-%EB%AC%B8%EC%A0%9C/%EC%86%8C%EC%95%84-%EB%B0%8F-%EC%B2%AD%EC%86%8C%EB%85%84%EC%9D%98-%EC%A0%95%EC%8B%A0-%EA%B1%B4%EA%B0%95-%EC%9E%A5%EC%95%A0/%EC%86%8C%EC%95%84%EC%99%80-%EC%B2%AD%EC%86%8C%EB%85%84%EC%9D%98-%EC%9A%B0%EC%9A%B8%EC%A6%9D%EA%B3%BC-%EA%B8%B0%EB%B6%84-%EC%A1%B0%EC%A0%88%EB%B6%80%EC%A0%84-%EC%9E%A5%EC%95%A0

3. 15세 때 겪은 학업 스트레스… 20대 초반까지 우울증·자해 충동 이어져[Science] - 문화일보,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munhwa.com/article/11569734

4. 2022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발표회 - YouTube,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youtube.com/watch?v=CjSLqnhysNg

5. 10대 불안 장애 급증, 학업 스트레스·SNS 과몰입 원인… “공감이 치료 ...,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news.hi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187

6. 청소년 자해·자살 시도 원인…1위 '마음 손상', 그 다음은? - 한겨레,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hani.co.kr/arti/society/health/1251703.html

7.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지원방안 연구Ⅰ,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nypi.re.kr/repository/bitstream/2022.oak/3377/2/22.pdf

8. [SNUH 건강정보] 일시적 감정기복이 아니다,'소아우울증' - 서울대학교병원,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snuh.org/board/B003/view.do?viewType=true&bbs_no=6799

9. Australia's innovation in youth mental health care: The headspace centre model - PubMed,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pubmed.ncbi.nlm.nih.gov/30311423/

10. 최근 5년(2017~2021년)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현황 분석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hira.or.kr/bbsDummy.do?pgmid=HIRAA020041000100&brdScnBltNo=4&brdBltNo=10627

11.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적신호'...사각지대로 지적된 정책은? - 메디칼업저버,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4071

12. 청소년정신건강지원및연계체계개선방안,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repository.kihasa.re.kr/bitstream/201002/10541/1/%EB%B3%B4%EA%B1%B4%EB%B3%B5%EC%A7%80%ED%8F%AC%EB%9F%BC.2013.07.N201_07.pdf

13. 정신장애 유병률 - 지표서비스 | e-나라지표,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441

14. 전문의가 말하는 소아정신과 치료 '오해와 진실' - 복지로,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bokjiro.go.kr/ssis-teu/cms/pc/news/news/6219518.html

15. 아동청소년우울증 - 영등포구 보건소,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ydp.go.kr/health/contents.do?key=3684&

16.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현황, 지원제도 및 개선방향,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nars.go.kr/fileDownload2.do?doc_id=1NbGgw0bZOG&fileName=

17. 청소년 자살 관련 현황 및 위험요인 - KoreaMed Synapse,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synapse.koreamed.org/upload/synapsedata/pdfdata/0119jkma/jkma-56-93.pdf

18. 한국의 사회동향 2023,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mods.go.kr/boardDownload.es?bid=12305&list_no=428617&seq=2

19. 학교 밖 청소년의 비자살적 자해 영향 요인 - KUMEL Repository,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kumel.medlib.dsmc.or.kr/bitstream/2015.oak/45989/2/oak-2024-0382.pdf

20. 위기청소년 10명 중 3명 우울 경험…21.5% "자해 시도해봤다" - 뉴시스,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50429_0003158063

21. 권의정 원장님 '자해하는 청소년, 현명한 부모의 대처법' 관련 언론보도 - 좋은마음정신과,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www.good-heart.co.kr/board/view/customer01/82

22. 자해를 통해 힘들다고 말하는 청소년들 | 건강이야기 | 헬스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news.amc.seoul.kr/news/con/detail.do?cntId=4726

23. Wee 클래스 (r64 판) - 나무위키,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namu.wiki/w/Wee%20%ED%81%B4%EB%9E%98%EC%8A%A4?uuid=3314fff9-4d56-458a-88ba-b288cf979e6c

24. 위(Wee) 프로젝트 소개,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wee.go.kr/menu?menuKey=eE85uGkNYN

25. 위(Wee) 프로젝트,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wee.go.kr/

26. 초등학교 위(Wee) 클래스 운영 가이드 - 경기도교육청,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goe.go.kr/resource/old/BBSMSTR_000000030138/BBS_202412031115122811.pdf

27. 병원형 Wee센터 운영의 문제점과 발전방안 연구* - 상명대학교,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smu.ac.kr/pum/research/general.do?mode=download&articleNo=737289&attachNo=523771

28. 위(Wee)프로젝트 10년, 갈 길 먼 학생 상담 - 시사저널,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71561

29. 아동·청소년정신건강증진을위한 정책개선방향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repository.kihasa.re.kr/bitstream/201002/8472/1/%EB%B3%B4%EA%B1%B4%EB%B3%B5%EC%A7%80%ED%8F%AC%EB%9F%BC.2012.06.N188_09.pdf

30. Australia's innovation in youth mental health care: The headspace centre model - PMC,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6585724/

31. Headspace - 헤드스페이스 - Riot Games,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riotgames.com/ko/who-we-are/social-impact/headspace

32. 헤드스페이스가 여러분을 도와 드립니다 - Headspace,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headspace.org.au/assets/Uploads/Centres/Midland/Korean.pdf

33. 호주의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정책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kihasa.re.kr/gssr/v.16/%EB%B4%84/5/%ED%98%B8%EC%A3%BC%EC%9D%98+%EB%94%94%EC%A7%80%ED%84%B8+%EC%A0%95%EC%8B%A0%EA%B1%B4%EA%B0%95+%EC%84%9C%EB%B9%84%EC%8A%A4+%EC%A0%95%EC%B1%85

34. School based mental health services | WYS,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westernyouthservices.org/school-based-services/

35. School-Based Mental Health Services Grant Program | U.S. Department of Education,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ed.gov/grants-and-programs/grants-birth-grade-12/safe-and-supportive-schools/school-based-mental-health-services-grant-program

36. 학생 마음건강 지원 개선 방안 발표 - 교육부,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moe.go.kr/boardCnts/viewRenew.do?boardID=294&boardSeq=105017&lev=0&searchType=null&statusYN=W&page=1&s=moe&m=020402&opType=N&temp=Y

37. 조기개입의 중요성 - 국립나주병원,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najumh.go.kr/html/content.do?depth=hb&menu_cd=03_02_03_05

38. 소아·청소년 우울 급증… 사춘기로 오해하면 치료 적기 놓칠 수도 - 헬스조선,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5092503920

39. 정신과 진료하면 기록에 남나요? > 아이마음 칼럼,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www.imaum75.com/bbs/board.php?bo_table=column&wr_id=103

40. 아동 및 청소년에서 우울증 인식하기 - Intermountain Health,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intermountainhealthib.staywellsolutionsonline.com/Library/Encyclopedia/3,84921ko

41.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 - 국회도서관 국가전략포털,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nsp.nanet.go.kr/plan/subject/detail.do?nationalPlanControlNo=PLAN0000042621

42. “청소년은 부모 몰래 정신과 못간다고?”…혼자 앓는 미성년자들 | 중앙일보,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767889

43. 10곳 중 5곳은 거부... 부모 없인 정신과 못 가는 청소년들 - 오마이뉴스, 4월 5, 2026에 액세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90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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