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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선 Feb 22. 2019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안 포지타노

이탈리아 여행

오늘의 일정은 이탈리아 '남부 아말피 코스트 투어'이다. 사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로마여행 첫날부터 로마 시내에 있는 바티칸 박물관을 방문하려고 했는데 당일 일요일은 휴무라서 출입할 수 없다고 한다. 나는 일요일을 대체할 수 있는 여행을 남부 여행으로 정했다. 이 여행은 현지 패키지 투어로 하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매우 효율적인 여행이라고 해서 서울에서 미리 예약을 하였다.  

우리 가족은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테르미니역으로 갔다. 만나는 시간06시 50분이 아침 호텔 조식까지 거르고 부랴부랴 나와서 가이드를 기다렸다. 우리는 기다리는 와중에 역내부 매점에서 파는 샌드위치를 역 노상에서 먹고 있는 사이 여행 가이드 주변으로 20여 명이 모였다. 대부분 젊은이들로 자유여행객들 같았다. 로마 현지에는 체류하는 한국인들이 다양한 관광코스를 개발하여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패키지 투어사업을 한다고 들었다.

서울에서 남부여행에 대한 다양한 여행상품 정보가 미흡했던 나는 급한 대로  카프리섬 관광이 빠진  현지 '우노 트레블'여행사 패키지 상품에 예약했었다. 다소 아쉬운 마음은 포지타노에서 살레르노로 가는 페리여행으로 대체되었다.


아침 일찍 만난 젊은 가이드는 머리스타일뿐만 아니라 의상 패션까지 완전히 이탈리아 현인이 되어 있는 것 같았다. 가이드와 함께 역 주변 골목을 한참 걸으니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역 주변에 버스를 정차시킬 수 없다고 한다. 나는 가족들에게 "빨리 버스에 타! 버스에 타면 무조건 오른쪽에 앉아!"하고 말했다. 우리 가족은 재빨리 버스에 탑승했다.

출발 전 가이드가 하는 말 "버스 좌석에 여러분들 대부분 오른쪽에 앉아 있네요'하고 웃었다. "왼쪽으로도 가시죠! 몇 분들은..."하고 제의하였다.

나는 아내에게 "이것이 인터넷의 힘이다!. 하하하 인터넷에 게시된 이탈리아 여행기 후기에 항상 남부 여행할 때 앉는 좌석은 오른쪽으로 하라고 해. 아말피 여행할 때 오른쪽에 바다가 보이거든.." 아내는 이제 알았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버스로 약 3시간을 타고 가니 나폴리 가 보였지만 차창 관광으로 만족하고 바로 폼페이에 도착했다.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화산재 밑으로 잊힌 비운의 도시 폼페이다.  나는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하면서 꼭 오고 싶은 곳 중 하나가 폼페이였다. 30대 중반 젊은 나이에 월간 과학잡지 '뉴우턴'에 게재된 폼페이 도시의 일러스트를 보면서 작은 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있었다. 이 잡지를 보면서 또 하나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데 바로 캄보디아에 위치한 앙코르와트이다. 여기도 언제 한번 가보겠지만 우선 폼페이를 50대 중반이 돼서야 와본 것이다. 마치 전생에 한번 살았었나 하는 생각의 편린들이 모여서 드디어 오늘 여기에 왔구나 하는 깊은 감회를 느꼈다. 참으로 여기까지 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나는 속으로 "왜 이리 가이드의 설명이 길지?" 하는 다급함을 느끼면서 무작정 폼페이의 거리를 걷고 싶었다. 직접 본 폼페이의 건물들은 생각보다 너무 황폐하였다. 저 멀리 보이는 베오산이 보였다. 가이드는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베수오산이 잘 보이네요"하고 여러분들은 복이 많다고 한다.


나는 가족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걸었다. 물론 가이드가 안내하는 동선에 따라 듣고 싶은 것을 들으면서 내 나름대로 걸어보았다. 다른 일행들보다 뒤처지기도 하면서 세심하게 보기도 하고 먼발치에서 당시의 생활상을 상상해 보았다. 여행이지만 마음이 무거웠고 햇빛은 뜨거웠다. 비운의 도시! 폼페이. 한 때에는 가장 아름다운 도시였는데...  굴러다니는 돌조각들, 허물어지는 건물 벽돌들... 모두 무심해 보였다. 그동안 천년이 넘도록 아파했던 상처를 우리에게 보여 주듯이..


우리는 폼페이에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하고 소렌토를 향했다. 소렌토 전망대에서 코발트 색깔의 지중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 여념이 없었다. 아내도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다. 나는 서울에서 소렌토라는 술집, 커피숍은 가봤는데 진짜 소렌토에 와서 "여기가 소렌토! 술집, 커피숍 이름과 달리 한 폭의 파노라마 같은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였다.  

아름다운 소렌토


일행 모두 버스에 탑승하자 가이드가 "잠시 후 버스를 갈아타야 합니다. 이곳 경제를 위하여 현지인들이 운행하는 버스(SITA버스) 타야 합니다" 하고 이야기해주었다. 현지인에 대한 조금 한 배려만 봐도 진정한 선진 관광국가답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를 갈아타고 산등성이를 넘으니 가이드가 마이크를 잡고 "여러분! 이제 남부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구경하고 계십니다. 여기가 아말피 코스트입니다"라고 안내해 주었다. 역시 버스 오른쪽이 최고야! 하면서 오른쪽에 펼쳐진 아름다운 지중해를 보면서 포지타노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하였다.

가이드는 오후 4시 50분까지 해변 선착장으로 오라고 하면서 자유롭게 관광하라고 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포지타노 관광은 산 중턱에서 아래 해변가로 가는데 시큼한 레몬향이 가득한 구불구불하고 가파른 좁은 골목길로 내려왔다. 밑에서 보면 마치 절벽 위에 집들이 지워진 것 같았다.  우리 가족은 산에서 내려오듯이 하면서 현지인들의 삶을 간접적이나마 볼 수 있었다. 내려오는 골목에는 각종 기념품점이 즐비했는데 우리 가족도 여기서 이 마을의 특산품인 레몬주 등 몇 개의 기념품을 구입하였다. 해변에 내려와서 마을 언덕을 바라보았더니 모든 건물들이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자택들이었다. 그  건물들은 눈부신 햇빛으로 더욱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하였다. 해변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수영복만 입고 선텐을 즐기고 있었다.  "지중해 와서 발이라도 한번 담가 봐 여지"하고 아내와 두 딸은 신발만 벗고 바닷물에 발을 담그면서 즐거워했다.

포지타노 해변



오후 5시 우리는 포지타노에서 살레르노로 가는 리에 탑승했다. 중세에는 피사, 베네치아, 제노바와 함께 주요 해양왕국이었다고 하는데 우리 일행은 살레르노에 꼭 무엇을 보러 가는 가는 것이 아니고 그냥 지중해를 페리를 이용하여 즐기라는 것이다. 우리는 약 1시간 10분 정도 페리를 타고 왼쪽으로는 포지타노 마을, 아말피 마을 등 아름다운 해안마을을 보면서도 오른쪽으로는 그림 같은 아름다운 지중해를 바라보았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지중해 바람은 그동안 치열한 삶을 살아온 나의 찌든 심신을 조심스럽게 달래주는 듯하다.

포지타노에서 살레로노로 가는 페리 위에서



#이탈리아 #포지타노 #아말피해안 #폼페이 #소렌토 #이태리 

포지타노 기념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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