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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선 Feb 22. 2019

한 걸음에 달려간 바티칸

이탈리아 여행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다는 말이 있다. 한 때 대 제국의 수도였던 로마 안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시국'이 있다. 그리고 전 세계 가톨릭교의 본산으로 더욱 알려진 바티칸 시국!

우리 가족은 아침일찍부터 테르미니역에서 지하철 오타비아노역으로 향했다. 역에서 바로 나오면 리소르지멘토 광장에서 성벽을 따라 걸어가면 미리 예약하였던 바티칸 박물관이 나온다. 우리 가족은 티켓(1인당 28유로)을 예약했어도 아침 8시 30분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대기자들이 너무 많아 입장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지연된다는 tip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열심히 걷기 시작했다. 숨이 차 오른다.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었다. 나는 티켓을 예약할 필요가 없을 정도 입장 대기자들이 많았는데 그룹(단체) 관광객들은 줄을 서지 않고 그냥 들어가고 있었다. 사전 예약비를 1인당 4 유로 총 16 유로 더 주고 구매했는데... 하는 수 없이 한참 기다리다 입장했는데 건물 안에서도 공항처럼 보안검색대 통과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마음은 급한데... 투덜투덜...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티켓 장소에서 예약 바우처와 티켓을 교환받고 2층으로 올라가서야 겨우 개인 오디오 가이드(이어폰을 이용하여 주요 에술품을 음성으로 안내 받음)를 지급받을 수 있었다.

 

관람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나고 본격적인 관람이 시작되었는데 첫 번째 동선이 바로 피냐 정원이다. 이 정원은 건물 내부에 있는데 정 중앙에 지구 모형의 현대 조형물(1990년 제작)인 '천체 안의 천체'라는 원형 구를 구경할 수 있다. 뜻은 잘 모르겠다. 가이드가 없어서인지 눈으로만 보고 지나갔다.  


정원 가운데에는 높이 4미터의 청동 솔방울 모양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배경으로 산진을 찍고 있어서 우리 가족도 한 컷 찍었다. 예전에는 교황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솔방울 앞에서 죄를 씻어내고 자신을 정화시키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박물관에는 권장하는 관람동선이 있다. 피냐의 정원부터 '라 로오 콘, 아폴론,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시우스를 볼 수 있는 벨베데레의 정원, 동물의 방, 토르소를 볼 수 있는 뮤즈 여신의 방  등을 지나 금빛 천장의 아름다운 지도의 회랑, 성모 마리아의 방, 라파엘로의 방이 있다. 

특히 라파엘로 방은 콘스탄티누스의 방, 보르고 화재의 방, 엘리오도로의 방, 서명의 방이 있다. 서명의 방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테네 학당'이라는 그림으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헤라클레이토스 등 고대 그리스 철학자와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등 과학자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시스티나 성당에 들어가면 천장에 그려져 있는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이라는 엄청난 대작을 볼 수 있다. 그 안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말 그대로 빼곡히 서있다. 처음엔 어두컴컴해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그림에 놀라고 이어서 많은 사람들 때문에 놀란다. "사이런스" 스피커에서는 엄중한 목소리로 "사이런스"주기적으로 반복한다. 나는 너무 엄중한 목소리라 무슨 주문을 외우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나중에 한참 들어보니깐 "조용히 해"하는 소리였다. 


인산인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고 수많은 민족, 인종들 특유의 냄새가 복합되었다.  나는 정말로 깨끗한 공기가 필요했다.           

우리 가족은 바티칸 박물관을 무사히 빠져나와서 바티칸시국의 중앙에 있는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산 피에트로 대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던 중에 길거리 화가의 그림을 보다가 아주 마음에 두는 그림 1점을 20유로를 주고 즉흥 구매하였는데 지금 우리 집 식탁 옆 벽에 멋지게 걸려 있다. 이 그림은 천사의 성 다리에서 바라본 산 피에트로 대성당을 그린 것이다. 

우리 가족은 늘 TV에서만 보던 산 피에트로 대성당과 산 피에트로 광장에 들어섰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줄이 서있어서 무슨 줄이냐고 물으니 대성당 위에 있는 쿠폴라(성당 꼭대기에 있는 돔)에 가는 줄이라고 한다. 나는 잠시 멘붕이 빠졌다.  

수많은 여행후기를 보면서 예약이 필요한 것은 거의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대성당 위에 쿠폴라는 전혀 캄캄이었다. 좀 이따가 콜로세움에 가야 하는데... 여기서 시간다 보내면 안 되는데... 하는 마음에 갈까 말까 하다가 결국 쿠폴라에 올라가는 대기줄에 우리 가족은 섰다. 

아내와 딸들도 가고 싶은 마음이다. 큰딸은 "저기에 올가면 천국의 열쇠 모양의 광장을 볼 수 있다"라고 하였다.  무작정 기다렸더니 드디어 차례가 왔다. 

우리는 티켓을 구입 후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탄 다음에  다시 계단을 통하여 쿠폴라에 도착했다. 등줄기에서 땀이 났다. 더워서도 땀이 나고 마음이 급해서도 땀이 났던 것 같았다. 멀리 로마 시내가 보이면서 큰딸이 이야기한 '천국의 열쇠'도 보였다. 참 기가 막이토록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서늘한 바람도 불어와 땀도 식고 마음도 편해지고 있었다. 나는 "힘들었지만 정말 잘 올라왔다"하는 마음으로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반원형의 회랑 위에 있는 140명의 성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쿠폴라에 본 천국의 열쇠

#이탈리아 #바티칸 #바티칸대성당 #피에트로대성당 #바티칸박물관 #로마 #천국의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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