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학선 Feb 26. 2019

고흐가 잠든 오베르 쉬르 우아즈

프랑스 여행

파리에서 북쪽으로 약 30㎞ 거리에 오베르 쉬르 우아즈라는 아주 조그마한 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는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가 잠들어 있는 공동묘지, 고흐가 그린 '오베르 성당'이라는 작품 속에 배경이 된 노트르담 성당, 고흐가 잠시 머물렀던 2층 작은방이 있던 고흐 기념관 등이 즐비하여  마치 고흐를 위한 마을이 아닌가 싶다.

아내와 나는 마을에 도착하자 말자 고흐의 묘지로 가고 싶었다. 가는 길에 그림에서만 보던 노트르담 성당을 들렀다.

성당 내에는 어두웠고 인기척이 없었다. 나는 성당 문 앞에 놓여있는 방명록에 서명을 하면서 '빈센트 반 고흐의 예술과 고뇌가 모든 사람들에게는 축복이 되었습니다'하는 글을 남겨 놓았다.

성당을 나와 넓게 펼쳐진 황토색 밀밭 사이를 걷다 보니 마침내  고흐가 잠든  묘지에 도착했다.


수많은 묘비가 있는 공동묘지에 고흐와 그의 평생 후견자였던 동생 테오가 나란히 묻혀있었다. 동생 테오는 그의 형 빈센트 반 고흐를  얼마나 좋아했던지 자기 아들의 이름빈센트로 지울 정도였고 고흐가 파리에 오게 된 이유도 동생 테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내와 함께 묵념을 하면서 10년 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고흐의 생가를 찾아본 기억이 났다. 한 사람에 대하여 태어난 곳과 죽은 곳을 모두 보다니... 무슨 인연이 있는 듯하여 누구보다도  조용히 그의 삶을 추모하였다.    

나는 다시 고흐가 70일 동안 머물렀고 그의 생을 마감한 건물에 도착했다. 이 곳은 당시 고흐가 살았던 여관방을 복원해서 '고흐의 방'으로 개방하였고 그 옆에는 고흐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었다. 아래층에는 고흐가 살았던 당시에도 영업했던 레스토랑이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고흐는 총으로 자살했다고 하지만 바로 죽지 않고 그의 2층 방으로 올라와서 2일 동안 치료하다가 죽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정신병력이 있지만 그 당시 엄청난 열정으로 그림 그리기에 전념했던 시기로 자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누구에 의해 불의의 총격을 받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고흐의 방

고흐의 그림들을 보면 모든 작품들이 노랗게 물들여 있다. 아무리 강렬한 햇빛을 받아 캔버스에 옮기는 인상주의 화가라고 할 지라도 그림마다 노란색이 많이 뿌려져 있다.

혹자는 대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끼면서 점차 술로 의지하는데 당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느렸던 '압생트'라는 술에 있는 산토니 성분에 중독되었다고 한다.  산토닌을 과다복용 시 세상이 노랗게 보이는 '황시증'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조원재 저, 방구석 미술관, 84페이지 참조). 그래서 고흐의 그림에는 노란색이 아닌 것도 노랗게 그렸다고 한다.

나는 문득 알코올 중독으로 만신창이가 된 고흐가 향한 남프랑스 아를에서 '밤의 테라스'라는 작품의 배경이 된 카페에 갔던 생각이 났다. 포롬 광장 옆에 있는 카페가 노랗게 칠을 해서 고흐가 이를 보고 똑같이 그린 줄 알았는데... 나중에 고흐의 그림을 보고 카페에 노란 칠을 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떠 올랐다.

<밤의 테라스>의 배경이 된 카페


빈센트 반 고흐 ‘밤의 카페테라스’, 1888년, 캔버스에 유채, 81×65.5㎝, 크뢸러뮐러 미술관 소장 | 경향신문 자료사진원문보기: http://news.khan.co.kr/


매거진의 이전글 모네의 정원, 지베르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