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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dcat혜진 Jan 30. 2016

일상과 상상,
현실과 소설의 경계 어디쯤에서...

일상 어디쯤에서...

20130505





 하지만 프랑스에서도 옛날에는 오직 귀족들만 마실 수 있었던 게 바로 ‘마법의 검은 음료’ 커피였다.
 일반 서민들도 자유로이 커피를 마시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가.
 누구나 카페에 들어가 마음껏 마법의 음료를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 

 -박준 「책 여행 책」중




 ‘왜 꿈만 꾸는가…한 번은 떠나야 한다.’ 저자가 썼던 다른 책에 나왔던 구절이다. 이 가슴을 후비는 한 구절에 꿈만 꾸던 많은 사람들이 배낭을 메고 밖으로 나가고는 한다. 그리고 난 그럴 수 없어서 몽상적으로 여행을 즐기는 다른 책을 택해서 읽었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대신 책 속에서 작가와 함께 여행하며 제법 좋은 시간을 보냈다. 


 요즘 나는 커피를 하루에 기본적으로 한 잔 이상 섭취 하는 것 같다. ‘섭취’ 라는 단어가 기호식품에는 맞지 않는 단어이기는 하지만, 나에게는 필수 음료가 되어버린 듯하니 ‘섭취’라는 말을 사용한다. 카페인을 흡수 시킬 수 있는 다른 것들도 많은데 하필이면 왜 커피인가 묻는다면, 그 사람은 아직 커피의 깊게 쓰다 못해 구수하기까지 한 일정 매력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리라.


 매번 같은 곳에서 같은 것을 주문해서 마셔도 맛이 달라지는 것은 커피를 내려주는 바리스타나, 추출되는 시간이나, 탬핑(Ttamping)되는 커피의 양이나, 그 날의 습도 혹은 원두가 로스팅 된 정도가 아닌 내 기분이 달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 본다. 


 그게 또 매력이다, 역시. 


 그래서 마실 때 마다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거나 즐거움이 되는 것이 커피이기도 하다. 


 혼자 방안에 앉아 있을 때 마시는 달달한 노란색 믹스 커피, 차곡차곡 마일리지를 쌓아가는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카페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 그리고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평일에도 사람들이 붐비는 카페에서 마시는 비싸기만 한 커피까지…. 다들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건 역시 내가 직접 친구에게 만들어 주는 다방커피. 비루하나마 내 좁은 공간에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좋고, 비까지 내리면 더 좋고, 배부르게 점심 먹은 후에 달달하면서도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다방커피를 양 손에 들고 있는 순간도 좋다. 


 최근에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낯선 곳에서 낯선 향의 쓰디 쓴 그 것을 마실 때도 좋았으니, 이 검고 쓴 향기의 음료의 매력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


 그 순간은 늘 겪어도 언제나 좋은 순간 중에 하나. 


 커피를 그냥 쓰다고 말하면서도 함께 마셔주고, 그 날의 기분을 이해해주며 말이 없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사람이 주변에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잠들기 전, 새벽에는 유독 제대로 진한 커피가 그리워지는 건 왜 일까. 깊고 까맣게 타 버린 내 속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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