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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dcat혜진 Feb 19. 2016

발전을 위한 발전

동영상을 보다가, 발전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생각했다.

20160125



IBM Watson: The Science Behind an Answer(한글 자막)
https://youtu.be/HMBPt1g9mak


허상에서 실체가 나왔을 것이다. 아니, 실체가 존재하여 또 다른 실체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 누군가가 무언가를 생각해내고, 기어이 그것을 실제화 시켰을 때 우리는 발전이라는 것을 해 왔다.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사람들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며 환호하여 왔다. 볍씨를 뿌려 정착을 하고, 가축을 데리고 이동하였다. 더 많은 수확을 하기 위해 도구를 생각했고, 사람이 사람을 노예로 삼았다. 물건을 만들고, 또 더 많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기계를 발명하고 공장을 세웠다. 공장을 가동시키기 위해 전쟁을 하고, 서로의 자원을 빼앗고,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 


그렇게 싸우고, 연합하기를 반복하며 이제껏 왔는데, 무엇을 만들지는 알면서도 정작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는 누구하나 명시해주는 이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씨를 뿌린다. 기계를 만든다. 공장이 돌아간다. 편리를 위해 컴퓨터가 일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반복된다. 


그 어느 때 보다 발전한 나날들이지만, 이제 오히려 사람들은 발전의 반대를 찾아 헤맨다. 과거의 이야기들에 열광하고, 예전을 그리워하며, 그런 그리움을 오늘날의 발전위에 덧붙여 어떻게든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누구와 함께 했는지, 무엇이 ‘나’와 ‘너’의 기억에 공유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며 그 순간에 안심한다. 


하지만, 여전히 그 것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 묻지 않는다. 대답하지 않는다. 회피한다.


전혀 좋지 않지만, 이대로 있다고 해서 크게 나쁘지 않으니, 모두들 당연하다 생각하며 존재한다. 존재는 실체일 뿐이다. 허상이 있어야 실체가 다시 존재 할 수 있다. 마냥 좋았던 그날 들을 뒤 돌아본다고 해서 존재가 증명되지는 않는다. 


‘나’라는 존재는, 끊임없이 스스로가 허상을 만들어내서 실체를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을 멈추는 그 순간, ‘나’는 어디에도 없다. 


바위 동굴에서 손으로 그림을 그리던 사람은 이제 없다. 동굴 밖의 저 하늘 위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무언가가 이미 다가와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 곳에서 나와서 증명해야 한다. ‘나’라는 존재의 허상과 실체를. 끊임없이 뛰어서든, 날아서든, 증명해야 한다. 





부디, 앞으로의 발전은 누구도 해치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무언가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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