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살아내는 누군가에게

by Kidcat혜진

20160612





눈을 뜰 것인가, 말 것인가.

10분 더 잘 것인가, 5분 더 잘 것인가.

아침을 챙겨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흰 우유인가, 커피 우유인가.

볼터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섀도우는 핑크인가, 피치인가.

바지를 입을 것인가, 치마를 입을 것인가.

베이지 색 샌들인가, 편하디 편한 운동화인가.

다음 버스를 탈 것인가, 몸을 구겨서라도 지금 버스를 탈 것인가.

소리 지를 것인가, 말 것인가.

화장실을 참을 것인가, 빨리 다녀 올 것인가.

지금 오는 버스를 타고 조금 걸어갈 것인가, 말 것인가.

생수를 2병 살 것인가, 1병 살 것인가.

당장의 배고픔을 채울 것인가, 참아 볼 것인가.


이 새벽에 글을 쓸 것인가, 내일 쓸 것인가.




수많은 선택을 끌어안고 산다.

선택의 그 순간을 매번 밟고 선 채,

돌아보면 후회하는 줄 뻔히 알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같은 선택을 할 때도 있다.

당장…, 무언가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선택, 후회, 낙담. 그리고 또 반복….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그렇게 내버려 두었다.


이성적이지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유치한 얼굴을 하며 감정적으로 군다.

옳지 않은 선택임을 알면서도,

스스로만 다독이며 위로하는 순간도 있다.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했어.

남들도 다 그렇게 살잖아.

내가 뭘 그렇게 못 한 건데.

남들은 그러고도 잘만 하더라.


이미 왜 그런지 뻔히 아는데,

가끔은 내 탓이 아닌 남 탓을 하며 울먹인다.

그렇게 해서 해결 될 일이 아니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되는 일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또 그렇게 흘러가도록 둔다.


이 감정은 영원한 것이 아니니까.

결국 돌아서서 선택의 순간을 밟고,

다시 내딛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갈 테니까.


한 순간도 잘 못 된 적이 없었다면,

옳은 것은 어떻게 알겠는가.

지금 밟고 있는 이 선이 올바른지,

내딛고 있는 이 걸음은 목적이 정확한지.


여러 번의 잘못 됨을 거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가야 하는 선택이라면,

영원을 꿈꾸며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디서 들리는 노래도 내 것이 되고,

주인 없는 글도 나를 위한 것이 되고,

지금 목적 없는 이 걸음도 언젠가 어딘가에 닿기를….


정처 없이 가는 그 길 위의 수많은 선택들,

선택을 밟고 선 그 순간의 수많은 자신들,

수많은 자신들을 위로하는 또 다른 무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산다.


선택도, 후회도, 낙담도,

부딪치는 모든 것들이 다 내 것이라 여기며.

순간도, 영원도, 지금도,

오늘을 살기에 갖는 최선의 것들이라 여기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오늘도 살아낸다.







오늘도 잘 살아낼 거라 믿어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