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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dcat혜진 May 19. 2021

세계와 세계, 2에서 3까지

| 애원: ‘너’로 부터의 ‘나’




퉁퉁부은 눈으로 원우를 보내고, 재희는 그림을 그렸다. 해가 다시 지고, 해가 다시 뜰 때까지. 또다시, 그렇게 반복할 때 까지도.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세상 모두가 자신에 대해 모른다고 하더라도, 스스로는 알고 있다. 모른 척할 수도 없다. 평생을 따라다닐 제인의 그림자, 그녀의 팔에 남아있는 상처까지. 절대로 모른 척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을 그림 위에 덧칠하고, 또 덧칠했다. 색이 진해질수록 모든 것들은 선명하게 재희의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고 그대로 남았다.




“미움 밖에 남지 않은 사람과 함께... 어떻게 행복해지겠어.”




돌아간다면 제인과 함께 있어야 한다. 그래도 가야 한다. 알고 있다.


더는 한국에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재희는 계속해서 망설이는 자신을 발견했다. 원우의 말 끝에 남은 그 마음을 들어버려서 더더욱 그랬다.


간절하게..., 있고 싶다. 여기, 이곳에. ..., 원우의 곁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제인을 돌려보내고, 한국에 남아 그냥 원우와 함께 있고 싶다. 그의 따뜻한 가족과 가끔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른한 오후의 햇살을 함께 즐기며, 때로는 혜숙과 원우에 대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렇게 자신의 모든 순간들을 보통 사람들의 행복으로 덧칠한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모든 순간들이 소중해서 세찬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끌어안고 온 그날처럼,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또 보낸다면 어느 날 갑자기 죽어도 아쉽지 않을 것 같았다.




“딱 일 년만, 아니 딱 몇 달만....”




눈앞에 있는 그림을 보면서 재희는 자신도 모르게 애원하듯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소망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깊고 깊게 깨달았다.


아니, 이루어지면 안 되는 일이다.


샤워를 하고 외출을 준비했다. 며칠 동안 답답하게 갇혀있던 오피스텔 내부의 공기가 열린 창문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혜숙이 만들어 준 외투는 걸어두고, 다른 옷을 찾아 입었다.




“해리, 저예요. 네, 네. 제인이 있는 호텔 좀 알려주세요. 네, 고마워요. 곧..., 돌아갈 거예요. 네.”




제인이 머무는 호텔을 확인하고, 재희는 그녀에게 전화를 하려 하다가 그냥 찾아가기로 했다.


한 손을 창 밖으로 내밀자, 느껴지는 바람은 쌀쌀하다 못해 차가웠다. 겨울은 그렇게 재희의 앞으로 다가와있었다. 이 겨울이 끝날 때까지 만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어쩌면 재희는 이곳의 봄을 영원히 볼 수 없을 것 같다. 늘 쌀쌀한 겨울, 추운 바람을 맞으며 이곳을 떠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인 모양이다.


예쁘게 피어나는 봄의 꽃과 찬란한 여름의 푸른 하늘을 너와는 영영 같이 볼 수 없겠지....


원우가 자신의 목에 걸어줬던 목도리를 만지작거리다가 내려두었다. 혜숙의 외투와 원우의 목도리를 지금 자신의 몸에 두른다면 겨우 한 결심이 무너질 것 같았다.




“안녕....”




이제 천천히 헤어짐의 인사를 연습해야 한다. 차가운 바람이 벌써부터 부는 것 같다. 재희의 등 뒤로 그림이 남겨졌다. 이미 완성된 그림에 제인이 늘 새기던 서명이 벌써 그려져 있었다.


같은 ‘J’였지만, 분명히 제인의 ‘J’가 아니었다. 이제 더 이상 제인 ‘J’는 없을 것이다.


재희가 완성한 또 다른 그림은 차갑고 차가운 바다, 시커먼 그 물 위로 아무것도 없었다. 하얀 실선 같은 물거품만 가득한 그 바다 위로 달이 떠 있었다. 둥글고 노란 달이 아니라, 손톱같이 얇은 달 한 조각이 물거품과 같은 색으로 하늘 끝에 겨우 걸려 있었다.


안녕, 어쩔 수 없어.


행복해지라는 네 말대로 할게.... 그러려면 원우야, 난 네 옆에서 사라져야 해.


왜냐하면 네가 마지막 하나 남은 내 행복이거든. 그래서 그 행복마저 나 때문에 깨지는 걸 볼 수 없으니까.


닫히는 오피스텔 문 뒤로 새로운 ‘J’의 바다가 시커먼 물결을 일렁거렸다.  




-




재희는 가끔 자신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태어난 것부터가 잘못이라면 그건 자신의 잘못일까, 지금 자신이 만나려고 하는 사람의 잘못일까.


아니면, 어떤 운명을 만드는 신의 잘못일까.


어쩌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은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잘못된 상황과 잘못된 사람들이 만난 것뿐이다. 예를 들어,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제인이 자신을 자식으로 낳은 것이나....


호텔로 들어가서 곧장 제인에게 전화를 하려고 하다가 휴대폰을 내렸다.




“제인을 만나러 온 거구나.”

“네.”




하필 오늘 이곳에서 현우를 만난 것이나.




“... 그래. 저기....”

“나중에 제가 따로 찾아가도 될까요?”

“그래, 그러렴. 나도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구나.”




또, 언젠가..., 그가 혜숙이 아닌 제인을 지금처럼 만난..., 것일지도.


호텔 로비에서 현우를 만나는 순간, 재희는 마지막에 했던 자신의 생각을 지웠다. 그리고 당황하며 머뭇거리는 현우에게 담담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에게 물어볼 말이 생겼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직접 올 줄은 몰랐네. 어쩐 일이야?”

“상의할 일이 있어서.”

“그래, 들어와.”




제인은 재희가 올 줄 알았다는 듯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있던 비어있는 잔 두 개를 치웠다.




“누가 다녀갔어?”

“응, 아는 사람.”




재희의 질문에 제인은 현우라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거짓말은 아니지만 제인은 늘 진실을 전부 말하지는 않았다. 그저 그 특유의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상의할 일이 뭐야?”

“이제 내 그림은 내가 서명할까 해.”

“원래 네 그림이야, 새삼스럽게 무슨....”

“그러니까 이제부터 내 몫을 확실하게 챙겨줘.”

“아..., 어머. 이건 예상도 못한 일이네.”




샴페인 잔을 들고 있던 제인은 깜짝 놀란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는 곧 룸이 떠나갈 듯 크게 웃었다.




“역시, 넌 내 딸이 맞아.”

“제인이 서명한 그림에 대한 지분을 요구하지는 않을게. 하지만 앞으로 내가 서명하는 그림은 내 몫으로 챙겨줘.”

“그래, 그럴게. 하지만 유명세가 가격에 영향을 준건 사실이니까, 내 몫도 있지 않을까?”

“알아서 떼고 챙겨줘.”

“알겠어. 많이 떼지는 않을게. 우린 나름..., 패밀리 사업이니까. 안 그래?”




재미있다는 듯 웃는 제인의 얼굴은 표정과 달리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 다시 봤을 때 보다 얼굴이 조금 더 상한 것 같았다.




“밥은..., 먹는 거야?”

“어머, 내 걱정을 하는 거야?”




제인은 재희의 옆으로 천천히 다가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다시 한번 샴페인을 마셨다.




“걱정 마. 잘 먹고 있으니까.”

“언제 갈 거야? 한국에 오래 있는 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 돌아가서 정리도 해야 하니까, 되도록이면 빨리 떠나.”

“그래, 그러자. 그래도 혜숙은 한 번 만나고 가야지. 혜숙에게 연락했더니 자기 집으로 초대했어.”

“알겠어.”

“J, 너도 같이 가는 거지?”

“그래.”




‘재희’가 아닌 ‘J’로 불리는 순간, 현실이 뼛속 깊이 박히는 기분이었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픈 기분. 앞으로는 자신을 ‘재희’로 부르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영원히 못 만나게 된다면, 자신은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을까. 희망 하나 없는 그 시간을..., 잘 지킨다면 절대로 깨지지 않을 견고한 행복을 위해 자신은 그렇게 지내야 한다.




“꼭 나만 보내려고 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물어본 것뿐이야. 아니면, 너는 조금 더 있다가 돌아와도 괜찮아. 어차피 작업은 여기든 거기든 상관없잖아.”

“아니, 같이 갈 거야.”

“그래..., 너 편한 대로 해.”



 

혜숙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하는 걸까. 오늘 호텔로 온 현우는 내일 그 자리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더욱 내일이 걱정된다. 그가 정말 그 자리에 없을까 봐. 그렇게 켜켜이 쌓인 제인과 그의 비밀이 하나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마주하게 될까 봐.




“내일 데리러 오지 않아도 되지? 난 오피스텔에서 걸어가면 얼마 걸리지 않아.”

“내가 알아서 찾아갈게. 혜숙은 여전하지?”

“여전히 좋은 사람이야.”

“그래. 여전히..., 그렇겠지.”




무슨 생각이 드는 건지 제인은 창 밖의 야경을 바라보며 샴페인 잔을 손에 들고 있기만 했다. 그런 제인을 재희는 바라보기만 했다. 그녀의 옆모습이 슬퍼 보이는 건 착각일까....




“해리에게 말해둘게, 비행기표 예약해 달라고”

“.......”

“내일 잘 찾아와.”

“J.”

“응.”




돌아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난 재희를 부르며 제인은 그제야 시선을 제대로 마주했다.




“후회하지 않겠어?”

“뭘?”




재희는 자신에게 던지는 제인의 그 질문에 되물었다. 이미 그녀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오히려 더 마음이 편했다.




“글쎄, 뭐든. 한국을 떠나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너..., 어릴 때도 그랬으니까.”

“후회..., 할지도 몰라. 아니, 할 거야.”

“.......”

“그래도 가야지. 내 집은..., 여기가 아니니까.”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곳을 이제는 찾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찾아도 가질 수 없고, 속할 수도 없는 그곳에 자신의 마지막 행복을 곱게 두고 떠나기로 했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큰 용기를 내어, 재희는 그곳에서 문을 열고 나왔다.


그래도 그나마 돌아갈 곳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재희는 자신의 아랫입술을 꼭 깨물며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마음이 가난한 영원의 그곳에 갇혀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전에, 그전에.... 원우를 한 번만 더 보고 싶었다. 따뜻한 혜숙의 음식을 한 번만 더 먹고 싶었다. 지키고 싶은 그 행복을 이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




도저히 집중할 수 없었다. 그 날 이후 재희에게서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물론 자신도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서로의 손을 맞잡고 밤을 지새운 후, 무슨 감정이 더 생긴 것은 아니었다. 그저 가지고 있던 감정의 우주가 더 커졌다.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소녀를 향한 감정은 이제는 모든 것이 되어버렸다.




“똑바로 안 하냐?”

“미안.”

“무슨 일 있어?”




시호가 가장 먼저 원우의 변화를 눈치챘다. 숙소에서도 연습실에서도 원우의 마음이 이곳에 없다는 것을. 어딘가를 향하는 그의 시선도.




“그냥..., 일이 좀 있어.”

“많이 안 좋은 일이야?”

“그러게....”




그러게..., 많이 안 좋은 일이 아닌데. 그냥 눈물이 많았던 재희를 봤을 뿐인데. 왜 이렇게 불안할까. 금방이라도 어딘가로 사라져 버릴 것 같았던 그 날의 재희 모습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잠에서 깨어나 떠오른 해를 보다가 잡은 손을 조용히 놓아주던 재희를..., 그냥 거기 그곳에 두고 올 수밖에 없었던 자신이 한심했다.


하루는 재희에게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연락하지 않았다. 하루는 먼저 연락을 해주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또 다른 날은..., 그 번호가 없는 번호로 나올 것 같아서 겁이 났다.




“나 오후 연습 좀 빠질게.”

“미쳤어? 야, 우리 곧....”

“실장님한테는 내가 말씀드릴게. 미안하다.”




도저히 오늘까지 그냥 있을 수는 없었다. 재희를 못 보더라도 목소리라도 들어야겠다. 이렇게 깊어진 감정이라니, 순식간에 빠져버린 마음이라니.  


어쩌면 이미 다시 만난 그 날부터였는지도 모른다. 견고해졌다고 믿었던 자신의 세상 속에 그 보다 훨씬 큰 우주가 들어온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 갈색머리의 소녀가 제 목에 팔을 두르며 보고 싶었다고 말하던 그 순간..., 이미 모든 것은 시작되었고 끝나 있었다.








“네, 저예요. 손님이요? 재희네 엄마요..., 재희는....”




혜숙에게서 온 전화였다. 재희의 엄마라는 말에 그날 혜숙에게 선물하려던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로비를 빠져나가던 그 여성이 떠올랐다. 재희는 그녀가 떠난 후 자신의 마음을 끌어안고 울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결국 보여주지 않았다.   


재희의 엄마가 한국에 오랜만에 와서 오늘 함께 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재희도 함께 오기로 했었는데, 아직 연락도 되지 않고, 도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였다.




“걱정 마세요, 별일 아닐 거예요. 일단 제가 전화해 볼게요. 오피스텔에도 가보고요.”




걱정했던 일이 정말 일어난 것은 아닐까, 번호를 누르기 전 심호흡을 해야 했다. 신호음은 계속해서 원우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세 번 만에 전원이 꺼져있다는 안내가 나왔다.  




“어디 있는 거야.”




초조함은 걸음을 빠르게 만들었고,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원우는 오피스텔로 향하던 걸음을 멈추고, 문득 떠오른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점점 걸음이 더 빨라지더니 곧 뛰기 시작했다. 눈앞에 점점 다가오는 호수의 모습, 그 끄트머리에 소녀가 보이는 것 같았다. 거짓말처럼.


금방이라도 물속으로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 해가 지고 나면 그 마저도 어둠 속으로 스스로 들어가 버릴 것 같아서 원우는 더 빨리 뛰어가 재희의 손을 낚아채 잡았다.




“윤재희!”

“..., 원우.”

“너 어떻게 된 거야, 대체.”

“미안.... 혜숙 씨 걱정하겠다. 배터리가 나가버린 줄 몰랐어. 오늘 많이 걸어 다녔는데, 추워서 배터리가 빨리 닳아버렸나 봐.”




멍하게 벤치에 앉아있던 재희가 원우를 보더니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대답했다. 혜숙에게 먼저 연락을 하고 나서야 원우는 재희의 무릎이 눈에 들어왔다. 새빨간 피가 맺혀 있었다.




“어디서 이렇게 넘어진 거야.”

“그러게. 어디서 넘어진 건지도 모르겠네. 모처럼 치마도 입었는데.... 잠깐 쉬었다가 가려고 앉았는데, 못 일어나겠다.”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이 웃으며 말하는 재희의 코가 빨갰다. 원우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장갑을 벗어 재희의 손에 일단 끼워주었다. 재희의 열린 외투를 하나하나 채워 단단히 여며준 후, 등을 보이며 돌아 앉았다.




“업혀. 데려다줄게.”

“혼자 걸어갈 수 있어.”

“업혀, 그냥.”

“됐다니까.”

“왜 고집이야, 그냥 업혀.”

“... 야, 나 치마 입었다고.”




원우의 제안을 거부하며 억지로 일어나려던 재희가 비틀거리자 원우는 미간을 찡그리며 다시 재희를 제자리에 앉게 했다.


   


“그럼 일단 여기 잠깐만 있어봐. 금방 올게.”

“어디가?”

“업히는 건 싫다며. 여기 있어, 어디 가지 말고.”




몇 걸음 가더니 다시 돌아온 원우는 제 휴대폰을 재희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고 곧장 달리기 시작해서 결국 서로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멀어지는 원우의 뒷모습을 물끄럼히 보던 재희는 그가 쥐어준 휴대폰을 두 손으로 꼭 쥐고 있었다.


어느 때 보다 빨리 뛰어가고 있는 원우는 마음이 급했다. 영혼을 빼앗긴 사람처럼 앉아있던 재희의 모습이 불안했다. 그동안 또 무슨 일이 있던 건 아닌지도 묻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저 자신이 다시 돌아갔을 때, 재희가 약속대로 그 자리에 있기만을 바란다.


지금 그대로만 있어주길, 그 공간을 이루는 이름 모를 무언가가 되어 홀연히 사라지지만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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