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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더분한 버마재비 Mar 07. 2024

너를 보았어, 노랑

유리알처럼  빗방울이  튀던  ,

로컬푸드 계산대 옆 프리지어

어빵 여섯 마리 값에

덜 익  노랑 한 줌

집으로  들였지.


애면글면 

코 박고 들이마셔도

볼을 부벼도

다문  너,

숨은커녕,

뚝 잡아떼는  모르쇠였어.


홀로 몸 달아 나동그라지는 

해가  이울기를  몇 차례,

옛집으로  달렸어.


그제야  

너를  보았어. 노랑


햇살과  바람 

시룽새룽 간지름밥에

푸히힛

터트려버린  노랑 


정월  보름

달빛 아래  훔쳐먹던

장독대 해우입은 찰밥덩어리 같이

노랗게  핀 밥알,

산수유꽃


앞집 할멈 딸네집 간지 몇 년

빠진  항아리 모로누운 장독 가에서

허기진 노랑

골로  먹었지.



빈골로: 빈손으로

     해우: 김

    간지름밥: 간지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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