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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더분한 버마재비
Apr 25. 2023
해묵은 집안 공기를 둘러쓰고 있는
커튼을 빨았다 .
말강물이 뚝뚝 떨어지게끔
야물딱스럽게 주물러
빨랫줄에 뉘어 놓고,
햇빛이 조금 어수룩해질 무렵
냇가로 나갔다.
아이들과 외따로이 떨어져
물속의 돌을 뒤집고,
그 안을 들여다보고 ,
도망가는 물고기를 바라보고,
징검다리를 건너서
뙤약볕에 달뜬 얼굴로 미역을 감고,
물수제비를 뜨고,
불뭉치, 모자, 빠가사리, 피리 잡아
친구들과 천렵을 하고...
물속의 돌을 뒤집고
그 안을 들여다보고
도망가는 물고기를 바라보고...
나는 어쩌다 다슬기를 주어 담는다.
한 두어 시간을 청석강을 따라
더듬거렸지만 다슬기는 한주먹정도.
저 멀리 족대로 물고기 사냥에 나선 아이들,
텀벙거리는 소리는 햇빛에 부서지고,
물고기들은 도망가고,
마냥 웃음소리가 여울 되어 흐른다.
꺄르륵 꺄아- 와-아하-캬-아와-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