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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엘 Dec 17. 2021

02.1. 사전과제, 어떻게 하는 거야?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논리만 맞으면 된다.

내가 선택한 과제는 '가장 즐겨하는 게임이 무엇이고 1억으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어떻게 홍보하겠는가'였다. 요새는 게임 아카데미에서 사업 PM이 되기 위한 전문적인 커리큘럼도 존재해 타 지원자 대비 내가 경쟁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나만의 색깔을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과제를 하면서 내가 추구했던 방향성은 [파워포인트, Research+논리, 간결]이다.



워드는 너무 어려워, 파워포인트 쓸래


컨설팅 업계에서 일하면서 장표(파워포인트 슬라이드) 만드는 것에 익숙해 당연히 파워포인트로 과제를 진행하고자 했다. 추후 사업 PM 카톡방에 들어가니 워드로 적어서 낸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당연히 워드 써도 된다. 특정 소프트웨어 선택이 합격의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잘 쓸 수 있고 익숙한 툴을 쓰면 그만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워드보다 파워포인트를  적합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첫째, 그림이나 이미지 배치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가독성을 더 높일 수 있고 둘째, 글로만 다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기 때문이다.


워드도 물론 이미지를 첨부할 수 있다. 단지 내가 워드를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았고 이미지나 글을 배치하는데 파워포인트가 훨씬 더 편했기 때문이다. 워드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면 워드 쓰면 그만이다.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다 알겠지만, 워드든 파워포인트든 무조건 pdf로 제출해야 한다.


공신력 있는 소스를 찾자


'나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다'라는 생각이 계속 있었다. 실제로 사실이다. 나는 게임을 할 줄 만 알지 무엇을 어떻게 분석하는지 몰랐기에 내 개인적인 의견은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게임 데이터 관련 분석 사이트를 찾았었고, 모든 장표 밑에는 다 출처를 적어 냈다 (예: Mobile Index, 한국 갤럽, 통계청 등).


외부자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논리적인 콘텐츠 구성의 첫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수학 문제에 대한 정답이 100이라면 내가 100이라고 말하는 것과 수학과 교수님이 100이라고 말하는 것이 느낌이 다르다. 갓 졸업한 대학생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이기에, 전문가의 의견을 빌리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왜 그런 결과를 도출했어? 그 이유가 뭐야?


친구한테 1억 있으면 어떻게 홍보할 거냐고 물어보니깐, 잠깐 생각하더니 '유튜브로 하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대답했다. 맞다. 유튜브는 좋은 광고 채널이다. 나도 유튜브를 통해 홍보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문제는 '왜 유튜브냐?' 인 것이다.


어떤 게임 회사가 업데이트를 홍보하는데 유튜브를 안 쓰는 곳이 어디 있을까? 요새는 게임 별로 다 채널 있고, 홍보 영상도 올린다. 문제는 그거다. 왜 내가 선택한 게임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어떤 고객군을 가지고 있기에, TV광고, 지하철 광고, 전광판 등 수많은 광고 채널 중에서 유튜브가 답인 건가? 해당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다면 더 논리적인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 보기 힘들어. 핵심만 말해


인사 담당자와 현직자는 너무 바쁘다(회사 들어오고 나서 그 마음 더 뼈저리게 이해한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 담당자들은 자소서와 사전과제를 읽어내는 것이기에, 어차피 긴 글은 제대로 읽을 시간도 없다. 따라서 반드시 Summary 부분을 맨 앞장에다가 추가하거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별로 헤드 메시지를 추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내가 언급한 4가지 방향성은 당연히 정답이 아니다. 단지 내가 추구했던 과제의 방향과 나의 색깔이었다. 모두들 각자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그것을 논리 있게만 전개하면 정답이다. 지원자들은 아직 현업을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답을 낼 수 없고, 현직자들도 안다(그리고 현직자들도 정답을 모른다. 세상에 정답이 어딨어?). 따라서 그들이 보는 것은 어떠한 문제 대한 올바른 정답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한 그 정답을 어떻게 도출했는지, 그 논리적인 흐름이다.


P.S 이왕 하는 사전과제, 열심히 하자. 이건 비밀 아닌 비밀이지만 열심히 하라는 이유의 99.9%는 사전과제를 잘 만들어 놓으면 내 포트폴리오가 되어서 다른 게임회사 지원할 때 그냥 복사, 붙여 넣기만 하면 끝이다. 직무가 동일하면 과제 주제도 거의 비슷해 한 번만 제대로 해놓으면 나중에 다른 게임회사 지원하기 너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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