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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Dec 23. 2021

한국의 동지, 중국의 동지

팥죽도 먹고 만두도 먹고.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아지는 동지.

한국에서는 12월 22일이 동지이다.

중국과 절기가 같아 해마다 같은 날 동지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올해는 달력에 다르게 표기가 되어있다.

중국에서는 12월 21일, 한국은 12월 22일.

찾아보니 시차와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과학적인 지식이 없다 보니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12월 21일, 지인들과 점심 약속이 있어 아이들이 잘 먹는 만두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평소에는 저녁시간에나 붐빌 식당인데 점심시간에 이미 웨이팅이 있더라. 우리 차례가 되어 주문을 하려고 보니 평소에 먹던 만두는 재료가 소진되어 주문할 수도 없었다. 점심시간부터 재료도 없다니 별일이다 싶은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아차 오늘이 중국 동지날이구나 싶었다.

중국은 동짓날 만두饺子 먹는 풍습이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는지, 재료가  소진되었는지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아쉬운 대로 다른 메뉴를 시키고 중국과 한국의 동지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어 보았다.


중국식 만두 饺子


한국에서는 동짓날 새알이 들어간 팥죽을 먹는 풍습이 있다. 팥죽을 먹으면 귀신을 쫓는다는 미신이 있는데 언제부터 유래된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예로부터 팥을 귀신이 싫어한다는 말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만 생각해왔다.

어린 시절 엄마가 팥죽을 쑤어주면 불그스름한 색에 텁텁한 식감때문에 먹기 싫어했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맛있는 팥죽이  먹기 냐며 나에게  숟갈이라도 먹이려 하셨다. 맛보다는  풍습이었겠지.


그러고 보니 21 ,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교차로에  통에 불을 피우고 사람들이 무언가를 태우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중국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제사와 비슷한 것인데 묘지가 너무 멀거나 상황이 되지 않아    없는 경우 근처에서 종이류를 태우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  모양인 교차로에서   있단다. 짧은 중국어로 어렵지만 이해한 내용은 여기까지^^



대도시에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도 4년 중국 생활 중 처음 만난 풍경이었다. (어쩌면 봤어도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팥죽


중국의 동짓날에는 우연이었지만 만두를 먹었고, 한국 동짓날에는 팥죽을 먹었다. 먹었다기보다는 한 숟갈씩 맛만 보았다. 남편이 회사에 팥죽이 나왔다며 한 그릇 가져왔길래 맛없다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새알심과 함께 한입 넣어주었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조금씩 풍습은 다르지만 액운을 타파하고 겨우내 건강하게 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지 않았을까 싶다.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국경을 막론하고 같은 마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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