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는 1940년에 만주 명동촌으로 취직자리 알아보러 갔는데
비정규직만 떠돌다 몇달 만에 돌아온다
신부는 거기서 들은 조선인들의 전래 이야기를 채록한 시이다
<신부>에는
슬픔 고통으로 차 있는 세계를 표현하는 인류의 역량 그 자체로부터 그것을 극복하는 힘도 생성한다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다
이 시기의 서정주 시는 니체의 비극정신을 한국화하려는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오이디푸스가 모르고 지은 죄-아빠를 죽이고 엄마와 섹스하기-에 대한 이야기가 그리스인들이 상상하는 신화적인,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면하게 하는 비극정신이라고 할 때 서정주는 한국적인 이야기 속에서 그것을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