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고 싶은 당신에게
한 유명한 작가를 생각해 보라.
그 사람이 누구이든 상관없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 사람이면 된다.
그 작가는 지금까지 얼마나 글을 써 왔을까.
지금까지 쓴 글을 모두 합치면 책으로 몇 권이나 될까.
원고지를 다 합하면 방안을 가득 채우고 남을지도 모른다.
그 작가는 태어나면서부터 글을 잘 썼을까.
설마 그렇다고 대답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천재가 존재한다.
각 분야마다 도저히 보통사람은 근접하기조차 어려운 수준의 놀라움을 보여준다.
그것도 아주 어린 나이에 말이다. 대부분의 영재들이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다.
SBS에서 ‘영재 발굴단’이라는 프로그램을 한다.
전국에 있는 영재들을 발굴해서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그것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은 우리와 다른 세계에서 왔거나,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듯이 보인다.
미술, 음악, 체육, 과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영재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거의 소개되지 않은 분야가 있다. 글쓰기다.
가끔 시를 쓰거나 그림책에 들어가는 글을 쓰는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책 한권 분량의 소설을 쓴다거나 문학작품에 대해 비평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만큼 글쓰기는 영재성보다는 삶의 경험과 생각들이 녹아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 작가도 그랬을 것이다.
매일 매일 글을 쓰면서 자신의 내공을 키웠을 것이다.
또한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다양한 변화에 줄곧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면 그 작가는 지금 완성된 글을 쓰고 있을까.
내가 아는 작가 중 그 누구도 자신이 글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 보지 못했다.
작가는 죽을 때까지 글을 쓰는 사람이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그리고 완성도 없다.
당신도 자신의 글에 대해서 만족을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매우 정상적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 과정을 겪는 것이다.
모든 글 쓰는 사람은 자신의 글에 대해 불만족이다.
그러나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명한 작가는 그 불만족 이후부터 당신과 다르다.
그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고 있다.
당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지 않는다.
당신이 글을 쓴다면 그것은 늘 과정 속에 있는 것이다. 과정은 완성이 아니다.
그래서 불만족스러운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오늘도 글에 불만족스러운 당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라.
당신이 생각하는 그 작가가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