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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일호 May 02. 2018

졸작을 위하여

글 쓰고 싶은 당신에게

졸작을 쓰자.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졸작을 쓰자.

누가 읽어도 하품이 나오고 끝까지 읽지도 못하고 잠들어 버리는 

졸작을 써보자.

농담이 아니다. 진짜 써보는 거다.

과연 그런 글을 쓸 자신이 있는가.

읽는 사람이 “이게 무슨 글이야.”라며 자신이 쓴 글을 집어 던지도록 만들 자신이 있는가.

글을 잘 쓰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글을 못 쓰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잘 쓴 글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어떤 글이 잘 쓴 글인가.

재미있으면 되는가. 아니면 교훈도 들어 있어야 하는가.

이왕이면 문장의 세련됨도 더해지면 좋을 것이다.

그런 글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글이 존재한다고 치자. 과연 그런 글을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해 보면 못 쓴 글을 또 어떤 글인가.

반대로 생각해 보자. 

재미도 없고 교훈도 없어야 된다.

문장의 세련됨은 당연히 없어야 한다.

그런 글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이제 글을 배운지 얼마 안 되는 아들이 자신에게 생일 편지를 썼다고 생각해 보자.

재미있는 글도 아니고 교훈도 없다.

당연히 문장의 세련됨은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그 글을 읽지 않더라도 당신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글이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은 아닐지라도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는 인정받는 글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대부분의 작가들도 처음부터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수 십 군데의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고 소식을 기다리다 몇 년을 보내곤 하였다. 먼저 한 사람을 만족 시켜라. 그러면 그 다음은 저절로 된다. 그 한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당신 자신이다. 세상에는 잘 쓴 글도 못 쓴 글도 없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도 바로 당신 자신이다. 자신의 글을 써라. 누구의 글도 아닌 자신의 글을 써라. 그게 글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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