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백수 김한량 Nov 18. 2023

........

D+44 북쪽길 2일 차

✔️루트 : San Sebastián - Zarautz (약 22km)

✔️걸은 시간 : 7시간 24분






일기를 쓸 수가 없다. 아무 생각도 안 난다. 산세바스티안에서 5일을 쉬었다. 몸이 나아지려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았고 걸을 정도의 에너지는 있었기에 조금씩이라도 걷기로 했다. 


비가 오니 추워서 패딩을 입고 걷는다. 걸으면 땀이 나서 우비 안과 밖이 다 젖는다. 머릿 속도 젖은 스펀지처럼 무겁다. 그래도 걷는데 문제는 없다. 사실 더 잘 걸어진다. 진통제 탓인지 근육도 안 느껴져서 힘든 줄도 모르겠다. 오르막길을 올라도 숨이 안 찬다.





비가 오다 말다, 해가 떴다 비가 오기를 반복한다.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판초를 입었는데 물이 안 까지 다 샌다. 싼 거라 그런가? 원래 우비가 100퍼센트 방수는 아닌 건가? 모르겠다.






발이 젖든 배낭이 젖든 옷이 젖든 별 생각이 없다. 오랜만에 헤드윅 사운드트랙을 들으며 걸었다. 풍경도 예쁘겠다 코로나에 취했겠다 음악 좋겠다, 신이 나 잠깐 춤도 췄다.





호스텔에 도착했다. 21유로다. 비싸다.

매거진의 이전글 순례길 위에서 처음 맞게 된 코로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