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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이해 Jun 07. 2021

비 오는 날

©기이해 | 한강에서

©기이해


한강에 소나기 한 잔!



©기이해





독일에 갔을 때 어느 공원 호숫가 앞에 앉아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여가를 여유롭게 즐기는 이곳 사람들처럼 나는 왜 행복할 수 없을까?


독일에서는 비가 오면 자연의 향기가 폴폴 나는데 어째서 내 고향 서울은 비에 전해지는 싱그러운 초록 냄새가 나지 않을까?


오늘 처음으로 그 생각이 바뀌었던 것 같다.
소나기가 내리기 전까지 한강을 바라보며 폭신한 그물망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봤다.



독일에서는 체류 문제로 해결할 일이 많아서 마음이 늘 불안하기만 했는데 한국에 있으니 불안할 필요가 없었고 오늘 비를 맞으며 걷는데 푸른 풀 내음이 났다. 


매일 바쁘다가 오늘 하루쯤은 놀기로 결심해서 그랬을까? 오늘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행복과 초록 내음은 서울에 늘 있었는데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알아보려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내가 사는 서울도 나쁘진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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