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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꺽정 Dec 29. 2017

A.I.

1. 인공지능이 무서운 이유,  그 첫번째

요즘에 자주 회자되는 것이 인공지능이다.  나의 직장도 인공지능이 몰고오는 태풍의 한 가운데 있다.  인공지능 때문에 콜센터직원들이 대량해고될것이고 지점의 상담전담직원들도 인공지능에 그 자리를 넘겨주어야 할 상황이 2~3년내에 도래할 것으로판단하고 있다.  내가 인공지능때문에 직장에서 해고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 놈을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내가 인공지능을 무서워하는 이유는두가지이다. 

 

첫째는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내가 인공지능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사용하고 있다는 무서움이다.  나는 이와 비슷한 경험을 1995에 한 적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해에 윈도우95라는 운영체계를 발표했다.  언론이나 광고에서는 기존의 MS-DOS나 윈도우 운영체계와는 비교를 할 수 없는 획기적인 운영체계라고 떠들썩했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던 나는윈도우95로 구동하는 컴퓨터를 구입했고 관련 책자를 구입하여 공부를 시작했다.  나는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컴퓨터를배우기 위해 관련 학원을 다닌 적이 없다. 그런데 이게 뭐지? 이 윈도우95라는 것이 서점에서 책을 사서 알 수 있는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윈도우95이전에는책을 사서 공부를 하면 어지간한 것은 내 마음대로 주무를 수가 있었다.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깔 수가 있었고 원하지 않는 프로그램은 빼버릴 권한이 나에게 있었다.  고장이나도 원인을 내 나름대로 파악할 수 있었고 고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윈도우95는 주어진대로 사용해야만 하는 운영체계였다.  언론에서는 획기적인 제품이라고 홍보했지만나에게는 매우 불편한 존재였다.  고장이나면 고칠 수도 없었다.  원하지않는 기능들을 삭제할 수도 없었다.  임의로 삭제할 수도 없었지만 용케 삭제하더라도 좋아할 일이 아니었다. 다른 기능이 마비되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컴퓨터가 고장나면 포맷하거나 컴퓨터를 들고 서비스센터로 들고 가야만 했다.  그렇다고 컴퓨터매니아처럼 윈도우95를 철저히 공부하기 위해 시간을 투입할 수 있는 여유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결국 나는 주어진대로 윈도우95를 사용해야 했지만 그 때 받았던 충격은 지금도 잔상으로 남아있다.  내 컴퓨터를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충격 말이다.


지금 내가 인공지능을 맞이하는 것은 윈도우95가 가져다 준 충격이상을나에게 가져다 준다.  최첨단 과학이만들어낸 인공지능은 매우 편리한 기계임에도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나는 전혀 가늠할 수가 없다.  이제는 나를 인공지능에 맞추어 살아야할 상황을 넘어 이놈이 나를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든다.  과연 무섭지 아니한가?  나만 무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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