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2. 운동장
[4화]
정말 운동장이었다.
흙냄새와 땀냄새가 그득그득한, 진짜 운동장.
어린 시절 하루 종일을 보냈던 그곳.
근데 왜 운동장이지?
축구공은 없나?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시선을 몇 번 돌리다 보니, 드디어
덩그러니 놓여 있는 축구공을 발견했다.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그 자리에 조용히 있었다.
축구공을 찾은 그는, 몹시도 외로웠다.
축구공만 있었다.
⸻
친구와 아빠와 함께 했던 축구.
그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런데 지금은 축구공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공책만 들고 있었다.
사실, 유년 시절 그의 삶은 대부분 축구였다.
축구부 선수였던 그는
평일엔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주말엔 아빠와 축구를 했다.
문득 떠오른 기억들.
의식적인 파편화 속에서
그는 축구공만을 바라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