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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랭이 Sep 21. 2023

첫 브런치북을 발행하며...

정말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지난 6월, 브런치에 입문해 조금씩 써오던 글을 모아 드디어 브런치북 발행에 성공했다. 글 다운 글을 써본 적은 없지만 브런치는 나의 첫 도전을 잘 받아주었다.


글을 쓰며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한 번도 만나 뵙지 못했지만 늘 따뜻한 인사로 다가와주시는 좋은 작가님들이 많았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며 힘을 얻었고, 글쓰기를 찬양하는 작가님들도 많이 알게 되어 글쓰기의 참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9월, 대망(?)의 첫 브런치북을 발행했다.


연말이 되면 늘 다음 해 계획을 세우곤 한다. 올해 계획은 이러했다.


1. 화재감식평가산업기사 취득

2. 화재감식평가기사 취득

3.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내기

4. 아마추어 성악 콩쿠르에 참여해 예선 통과하기

5. 다이어트(10kg 감량)


이상이 나의 자기 계발과 관련된 계획이다. 그중 자격증은 두 개 취득했고, 다이어트는 실패 중이다. 성악콩쿠르는 다음 주 월요일 본선진출자 발표 예정이다. 그리고 책 한 권 내기인데... 사실 막연하게만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올해 5월까지도 계획을 어떻게 실천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뻔뻔하게도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계획을 계속 말하고 다녔다. 솔직히 그런 습관이 있다.


말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도 않았는데, 계속 '공표'를 하고 다니더니 결국 브런치를 처음 알게 되었고, 브런치에 글을 '그냥' 썼더니, 전자책이 한 권 완성된 것이 아닌가.


아직 누가 읽어줄지... 얼마나 읽어줄지 모르지만, 그래도 괜찮다. 일단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내기'라는 목표는 달성했기 때문에 만족한다.

 


글이 30화가 넘어가 줄이고, 글 하나에 15분 가까이 되니 브런치가 간이 콩알만 한 초보작가에게 빨간 글씨로

  "완독률이 떨어질 건데 괜찮냐?"

라고 물었지만, 글 수만 줄이고, 양은 그대로 가져갔다. 작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 1이 있어 전화해 전자책처럼 나갈 건데, 글 올려도 되는지 물어보고 허락도 받아냈다.

그리고 26화 114분에 달하는 말도 안 되는 긴 분량으로 레드바(red bar)를 감상하며 출간하게 되었다.



목차를 구성할 때는 이게 뭐라고 살짝 긴장하면서 작업했는데,


세상에 단 하나뿐인 브런치북 초판을 발간했습니다.


라는 글을 딱! 보니, 뭔가 살짝 뭉클해 나도 모르게 캡처를 해버렸다.




'현 시간부로 "화재완진"'이라는... 소방 선배들이 보면 다소 유치할 수도 있는 제목이기는 하나 나름 고심하며 만든 제목이다. 지난 과거를 돌아보니 참으로 꺼지지 않을 것 같았던 화재와 같았다. 그러나 어떤 화재도 시간이 지나면 꺼지기 마련이다. 소화수 등으로 빨리 꺼지던지, 자체 진화로 느리게 꺼지던지의 차이일 뿐이다.


글을 쓰며 참으로 행복한 시간도 보냈다. 아무나 붙잡고 재미없는 내 과거를 들려줘봤자 지루한 이야기만 될 뿐인데도,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라이킷도 받아보고 진심 어린 작가님들의 응원도 받아가며 과거의 상처들이 다시 한번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아마 혼자 책을 써낼 때는 느껴보지 못할 귀한 경험이었다.


글을 써서 공모전에도 당첨되어 보고, 글을 써서 고가의 노트북까지 받는 진귀한 경험도 했다.

정말 글이 아니었다면 나의 2023년은 또 어땠을까 싶다. 브런치스토리가 없는 2023년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글을 그냥 쓸 수 있게 판을 깔아준 브런치스토리와

글을 계속 쓸 수 있게 힘을 실어준 수많은 작가님들

항상 읽어주고, 피드백 해주는 나의 1호 독자 아내

조용히 챙겨보시는 어머니와 아버지, 여동생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https://brunch.co.kr/brunchbook/kiii-reng-e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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